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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주정뱅이 술탄과 오스만 제국의 몰락

27. 17-18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쇠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정점에 올려놓은 술레이만 대제가 1566년 죽고 그의 아들 셀림2세가 즉위했습니다. 그런데 셀림2세의 별명은 '주정뱅이'였습니다. 영어로는 Selim the Sot 혹은 Selim the Drunkard... 아버지의 영어식 호칭이 Suleiman the Magnificent 인 것과 비교하면 참 얼굴 팔리는 별명입니다. 덕망 있는 군주의 치세가 끝나면 꼭 이렇게 쇠퇴를 재촉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요. 그것이 어디 개인의 문제이겠습니까마는. 술레이만 대제가 사망한 뒤, 오스만 제국은 점차 안팎에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안으로부터의 쇠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창 융성하던 시기의 오스만 정부가 갖고 있던 독특한 구..

삼성, ‘브라질 공장 노동자 혹사’ 1200억원 소송 당해

삼성전자가 브라질의 아마존에 있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혹사시킨 혐의로 1200억원의 거액 소송을 당했다.BBC방송, AFP통신 등은 브라질 당국이 내륙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의 삼성전자 공장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노동자들에게 2억5000만헤알(약 1200억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사진 http://reporterbrasil.org.br 노동고용부의 요청에 따라 마나우스 공장을 조사한 검찰은 지난 9일 제출한 기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조립라인에서 무리한 작업 속도를 요구해 노동자들을 건강 상의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상으로 2억5000만헤알의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검찰은 노동자들이 휴대전화 1개를 32초에, TV세트 한 대를 6..

[공감] 버리는 것들, 버려지는 곳들

요즘 내 관심사는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라 하니 너무 험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만 ‘남겨지고 버려진 것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험하지 않다. 지금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버려지고 잊히는지 구글링을 해보고, 이미지들을 보며 그것들이 ‘살아 있던 시절’을 상상한다. 날마다 내가 버리는 것들에 대한 느낌이 색다르면서도 서글프게 다가온다. 어느 틈에 그것이 취미 아닌 취미가 됐다. 주로 서핑하는 것들은 이를테면 버려진 물건들, 자동차들, 배들, 집들, 빌딩들, 테마파크들, 무덤들, 항구들, 유적들, 도시들 같은 것들이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지구의 이곳저곳에 버리고 있는 전자쓰레기의 이미지들이다. 키보드 더미, 컴퓨터 메인보드 더미, CD 더미들이 꼭 설치미술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독성 ..

페트병 전구, 깡통 라디오, 항아리 냉장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현대의 에디슨들

대낮에도 어두운 슬럼가의 판잣집. 전기가 들어오지 않거나, 전기요금 낼 돈도 없는 빈민촌이 환하게 밝아진다. 전기가 아닌 햇빛으로 반짝이는 물병, 1.5ℓ짜리 페트병으로 만든 등불이다. 최소한 낮동안이라도 천정을 뚫고 박아넣은 물이 든 페트병을 통해 햇빛을 끌어들일 수 있다. 이 간단한 페트병은 각도를 잘 맞춰 설치하면 55와트 전구 만큼의 빛을 낸다. 전기요금도 필요없고 제작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데다 한번 설치하면 5년은 간다. 이 장치의 아이디어를 낸 것은 브라질의 기술자 알프레두 모세르였다. 정전이 잦은 브라질에서, 더군다나 대도시 곳곳에 넘쳐나는 판잣집에서 지붕을 살짝 뚫고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자연광 전구를 2002년 개발한 것이다. 지붕에 요렇게 물병을 박아넣으면 실내는 이렇게 빛이 들어오고 ..

'떠다니는 전장', 항공모함 경쟁

인도 남부 케랄라주의 코치 항에서 12일 인도가 자체 기술로 제작한 첫 항공모함인 비크란트호 진수식이 열렸다. NDTV 등 인도 언론들은 “축구장 2배 크기의 갑판을 가진 이 배가 완성됨으로써 인도는 항모를 설계하고 만들 수 있는 선택받은 나라들의 클럽에 들어가게 됐다”고 보도했다. 진수식에서는 갑판 위 활주로에서 스키점프 등 축하 이벤트들이 열렸다. 비크란트는 길이 260m, 폭 60m, 배수량 3만7500t 규모다. 인도 해군은 미그29K 등 전투기 25~36대를 탑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보유한 10만톤급 항모들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지만, 1960년대 영국산 중고를 사들이는 것으로 시작해 오랫동안 자체 항모제작을 꿈꿔온 인도 입장에선 숙원 사업이 이뤄진 셈이다. 인도는 이 배를 반드는 데 5..

[노는 엄마, 노는 딸] 지브롤터를 건너 모로코로!

2012년 10월 20일, 토요일 그라나다의 호스탈에서 체크아웃. 스페인 온 이후 처음으로 택시를 타고(7.5유로) 버스 터미널로. 버스타고 다시 알헤시라스 Algeciras로. 이베리아반도의 남단, 북아프리카와 마주보고 있는 작은 항구도시다. 당초 계획은 ‘모로코로 건너간다’는 것 말고는 없었다. 버스터미널에서 내려 어찌어찌 항구를 찾아간다, 다행히 표가 있으면 배를 타고 모로코로 건너간다, 탕헤르의 항구에 내려 기차역으로 찾아간다, 다행히 표가 있으면, 금상첨화로 야간열차의 침대칸 표가 있으면 기차에서 자면서 남쪽 마라케시로 이동한다는, 구체적이고도 막연하고 아무 준비 없는 계획 아닌 목표뿐이었다. 그런데 일정이 이상할 정도로 착착 진행되어, 어느 새 우리는 탕헤르의 기차역에서 야간열차를 기다리고 있..

불교도들의 무슬림 공격, '종교충돌'에 휩싸인 아시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 시내 중심가에 있는 이슬람 사원을 10일 불교도들이 습격해 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없었지만 불교도들은 주변 집들을 불태우며 사원을 찾은 무슬림들을 공격했다. 당국은 충돌이 거세질까 우려해 사원 주변에 통행금지령을 내렸다. 스리랑카에서 이슬람에 대한 불교도들의 공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지난달 불교 승려들이 이 모스크를 다른 곳으로 옮기라며 시위를 한 적이 있었고, 한 승려가 육식을 금하는 불교 계율을 들며 이슬람식 도축에 항의하는 분신자살을 하기도 했다. 스리랑카는 인구 2000만명 중 4분의3이 싱할리족이고, 그들 대부분이 불교도다. 아시아 곳곳에서 불교도들이 무슬림을 공격하는 신종 ‘종교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다. 자비와 화해, 명상과 생명존중을 가치로 내걸고 있는 불교가..

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 번째 큰 주다. 사탕수수와 목화 재배지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지난 4월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신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마하라슈트라는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킨 것도 아닌데 강물이 줄고 땅이 말랐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목숨줄인 사탕수수 자체였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한다. 목화도 마찬가지로 지질에 미치는 ‘물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작물이다. 하지만 대지주들 대부분이 환금작물을 키우는 플랜테이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땅 없는 가난한 소작농들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인도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도 먹을거리 생산은..

북극곰아, 미안해

얼마 전, 쇄빙선을 밀어내는(?) 북극곰의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었습니다.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서 유빙을 헤치고 나아가는 관광 쇄빙선에서 포착한 북극곰... 우리가 사는 곳에 오지 마, 얼음 깨지 마, 제발 저리 좀 가 줘... 하는 듯한 곰의 모습이 애절하지요... 아, 마구마구 미안해집니다... 내가 쇄빙선 타고가는 것도 아닌데... 얘네가 살고 있는 스발바르는 어떤 곳이냐면요 (사진 위키피디아) 이런 곳입니다. 척박하네요... 추워 보이네요... 1920년대부터 노르웨이 땅이었는데, 한때는 탄광이 있었고 고래잡이 배들의 기지였으나... 지금은 쇠락한 북극 관광지가 됐다는군요. 북극곰의 '위기'가 어디 어제오늘의 일이랍니까.워낙 상징성이 있고 미모가 빼어나다보니;;..

끊어지지 않는 사슬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끊어지지 않는 사슬 -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케빈 베일스, 조 트로드, 알렉스 켄트 윌리엄슨. 이병무 옮김. 다반 5/6 벤저민 스키너의 이 르포로 구성된 노예제 추적기라면, 이 책은 통계자료와 개념과 국제법과 국제 규약을 가지고 현대판 노예제의 실태를 전한다. 르포가 아닌 보고서에 가깝기 때문에 읽는 '재미'를 따지자면 스키너의 책이 훨씬 앞선다. 하지만 스키너의 책이 미국 정부의 노예제에 대한 입장과 세계 각지 노예 현실 르포를 뒤섞어 산만한 느낌이 드는 데 비해 이 책은 건조하지만 훨씬 짜임새 있다. 학자들의 '보고서'이니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은 먼저 노예제를 철폐하기 위한 싸움의 역사를 소개하고, 현대의 ‘노예제’라는 이 낯익고도 낯선 개념에 대한 정의와 다양한 형태들을 소개..

딸기네 책방 2013.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