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5년 7월 15일 독일 남부 콘스탄체호수의 마이나우 섬에서는 화학자 오토 한과 물리학자 겸 수학자 막스 본이 주최한 회의가 열렸다. 주로 화학·물리학자 등 과학자 18명이 참석한 이 회의는 겉보기엔 화려할 것 없는 작은 행사였지만, 두 주최자를 비롯한 참가자들은 모두 노벨상을 수상한 당대의 쟁쟁한 학자들이었다. ‘중간자’의 존재를 예언한 일본의 유카와 히데키, X선의 정체를 규명한 독일의 막스 폰 라우에, 노벨화학상과 평화상을 받은 대명사 라이너스 폴링 등이 그들이었다. “우리들 과학자들은 서로 다른 국적에 서로 다른 정치적 견해를 갖고 있지만 노벨상을 받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우리는 지나온 인생을 과학에 바쳐왔고, 과학이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런데 과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