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치러진 아르헨티나 총선에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사진) 현대통령 부부가 이끄는 중도좌파 페론주의 정당이 우파 야당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실책으로 비판받아온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하원 다수의석 확보에 실패,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부에노스아이레스 헤랄드 등 현지 언론들은 개표가 80% 가까이 진행된 가운데 유권자 3분의 1이 거주하는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 우파 야당 ‘우니온-PRO’가 근소한 차이로 집권 ‘승리전선(VF)’을 앞섰다고 보도했다.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는 여당이 오차 범위 내에서 우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개표 결과 우니온-PRO가 35% 가까운 지지를 얻어, 32%를 얻는데 그친 승리전선을 눌렀다. 이번 총선은 연방 상원(임기 6년) 72명 중 3분의1인 24명, 하원(임기 4년) 257명 중 절반 가량인 127명을 뽑는 선거로서 100% 정당명부제로 치러졌다.
이번 선거는 2007년 남편의 뒤를 이어 집권한 페르난데스에 대한 중간평가이자, 내후년 대선의 전초전으로 여겨져왔다. 승리전선은 페르난데스의 남편이자 전직 대통령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가, 우니온-PRO는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 하원의원 프란시스코 데 나르바에스가 이끌고 있다.
키르치네르는 아내의 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정치중심지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주에서 승부를 보겠다고 공언해왔다. 반면 나르바에스는 실업률·인플레 급등을 비롯한 페르난데스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와 범죄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상·하 양원 다수당 자리를 빼앗아오겠다고 장담했었다. 로이터통신과 BBC방송 등은 “여당이 참패는 간신히 면하겠지만 최소한 하원에서는 다수당 자리를 잃게 될 것이며 상원을 지켜낼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제2의 에비타(에바 페론)’로 인기를 얻으며 대선에서 승리한 페르난데스는 집권 2년 동안 경제문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데다 부패 청산·범죄 척결 등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에도 실패해 지지율이 최근 30%대로 떨어졌다. 서민·빈민층에게는 여전히 지지를 받고 있지만 부유층과 엘리트들은 그에게서 등을 돌렸다. 특히 남미 3대 경제국 중 브라질과 칠레의 좌파 정부들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르헨티나만 유독 위기에 약한 모습을 보여 비판을 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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