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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목사 연설 초안엔 ‘I Have a Dream’ 없었다”

1963년 8월 28일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는 워싱턴의 군중들 앞에서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며 흑백 차별이 없어진 세상을 역설했다. 킹 목사의 이 연설 50주년을 앞두고 미국에서는 민권운동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행사들이 한창이지만, 정작 이 유명한 구절은 당초 연설문에 들어있지 않았다.킹 목사의 이 연설문 초안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82)가 20일 미국 CBS 계열 KPIX5 방송에 출연해 반세기 전 역사적인 연설의 후일담을 공개했다. 킹 목사의 연설문을 작성한 클래런스 존스. 사진 USA투데이 그에 따르면 7개 문단으로 구성된 짧은 연설문 초안에는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라는 구절이 들어 있지 않았다. 초안 뿐 아니라, 킹 목사가 직접 내용을 추..

[노는 엄마, 노는 딸] 마법의 도시, 마라케시의 골목들

10월 22일 월요일, 둘째 날의 마라케시 아침은 어제 챙겨 넣은 빵과 슬그머니 훔쳐온 우유;;로 호텔 옥상에서 냠냠. 점심은 엊저녁부터 단골(우리 맘대로 ㅎㅎ)된 식당에서. 따진(tagine)이라는 음식. 고기와 올리브, 노랗게 사프란 물들인 감자, 토마토나 레몬, 가지와 콩 따위를 넣고 장독 뚜껑 같은 질그릇에 익혀 내온다. 정말 맛있다! 모로코가 스페인보다 열 배는 좋다며 즐거워한 요니. 골목골목 구경하다가 모로코 특산이라는 아르간 로션 하나 사고, 제마 엘 프나에 있는 카페 드 프랑스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시려고 했으나... 유럽 관광객들 같은 '느긋한 포스'가 통 나지 않는다. 나는야 마음 급하고 엉덩이 가벼운 한국 여행자. 우편엽서를 붙이려고 우체국에 갔는데 줄이 길어서 포기. 여기도 온통 웨..

기로에 선 이집트... '범국민 시위'냐, 무슬림형제단의 와해냐

이집트 군·경찰의 강경진압에 밀린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는 17일 카이로 시내에 있는 알파트 모스크에 집결해 농성을 벌였다. 조용하던 사원은 시위대의 야전병원 겸 시신 안치소로 변했다. 하지만 곧 경찰이 들이닥쳐 발포했고, 시위대는 줄줄이 체포됐다. 그런데 이날 모스크 봉쇄와 강제해산을 주도한 것은 군이나 경찰이 아니었다. 쇠파이프와 고무 호스를 든 ‘민간인’ 수백명이 모스크를 에워싼 뒤 농성 중인 무슬림형제단 시위대를 공격했다. 뉴욕타임스 기자 카림 파힘은 “이 ‘민간인들’이 현장에 있던 외신기자들을 한 곳에 몰아넣고 취재를 막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군부(정부)에 의해 조직된 것인지, 자발적으로 나선 시민들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이집트 사태는 ‘군부 대 국민’의 구도로 가느..

日 자위대 ‘네거티브리스트’로 바꿔 활동영역 확대할듯

평화헌법 아래에서 활동이 극히 제한돼 있던 일본 자위대의 운신범위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가 자위대 활동의 금지행위만 정하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집단적 자위권 문제를 검토하기 위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설치한 전문가회의가 자위대의 활동범위에 대해 ‘포지티브 리스트’가 아닌 네거티브 리스트로 전환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산케이신문이 17일 보도했다. 일본 도쿄 신주쿠구의 방위성 청사. /위키피디아 신문은 ‘안전보장의 법적기반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라는 명칭의 이 전문가회의 주요 참석자의 말을 인용해 자위대의 활동범위에 대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만드는 방안을 제안할 것이라면서 “실현된다면 국제표준에 부합..

이집트 유혈사태, 외교협상이 실패한 이유

지난달 3일 이집트 군부가 ‘48시간의 최후통첩’ 뒤 무슬림형제단 소속의 모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전격 축출했습니다. 누가 뭐래도 군부 쿠데타인 이 사건을 미국은 ‘쿠데타’로 규정하길 꺼렸습니다. 지난 14일부터 며칠 째 계속되고 있는 이집트의 유혈사태는 이집트 군부(현 정부)와 무슬림형제단 간의 정치적 타협을 중재하는 데 실패한 미국의 ‘외교적 실패’라는 비난이 빗발쳤습니다. 미국은 왜 실패했으며, 이집트 정국을 둘러싸고 ‘막후’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17일 이집트 쿠데타 이후 벌어진 막후의 외교협상을 되짚어보는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유럽연합 이집트 특사인 스페인 외교관 베르나르디노 레온과 미국의 윌리엄 번스 국무부 부장관이 2주 동안 수차례 이집트를 ..

이집트 군부 키우고 쿠데타 묵인한 미국의 ‘원죄’

이집트 군부쿠데타를 사실상 묵인, 유혈사태가 벌어지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을 받아온 미국이 이집트와의 합동군사훈련을 취소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이집트 군부가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수많은 사상자가 발생한 것을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비난했다. 오바마는 이날 휴가지인 매사추세츠주 마서스 비니어드에서 특별성명을 발표, “이집트 폭력사태를 강력 규탄한다”면서 “이집트는 더 위험한 길을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는 다음달 실시될 예정이던 이집트와의 정례 합동군사훈련 ‘브라이트 스타(Bright Star)’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또 이집트 군부와 민주적인 정권 이양을 위해 대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정부가 지난달 초 벌어진 이집트의 모함마드 무르시 정권 축출..

간디 손자 "네루는 지금의 인도를 수치스러워했을 것"

“네루가 지금의 인도를 봤다면, 탐욕과 부패를 몹시 수치스러워했을 것이다.” 인도의 정신적 지도자였던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인 고팔크리슈나 간디(67)가 15일 인도 일간지 ‘더힌두’에 정치권의 부패를 통탄하는 기고를 실었다. 8월 15일은 한국 뿐 아니라 인도에게도 영국 식민통치로부터 벗어난 독립 기념일이다. 고팔크리슈나는 독립된 인도의 초대 총리를 맡은 자와할랄 네루가 1947년 이 날 뉴델리의 랄킬라(붉은 궁전) 앞에서 국민들에게 연설했던 것을 상기시키면서 “만일 네루가 지금 레드포트 앞에 서서 다시 연설한다면 ‘돈이 모든 것을 지배한다’며 질타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하트마 간디의 손자 고팔 크리슈나. 사진 www.topnews.in 그는 이 기고에서 네루의 연설을 패러디한 ‘2013년의 가상 ..

27. 주정뱅이 술탄과 오스만 제국의 몰락

27. 17-18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쇠퇴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정점에 올려놓은 술레이만 대제가 1566년 죽고 그의 아들 셀림2세가 즉위했습니다. 그런데 셀림2세의 별명은 '주정뱅이'였습니다. 영어로는 Selim the Sot 혹은 Selim the Drunkard... 아버지의 영어식 호칭이 Suleiman the Magnificent 인 것과 비교하면 참 얼굴 팔리는 별명입니다. 덕망 있는 군주의 치세가 끝나면 꼭 이렇게 쇠퇴를 재촉하는 인물들이 등장하지요. 그것이 어디 개인의 문제이겠습니까마는. 술레이만 대제가 사망한 뒤, 오스만 제국은 점차 안팎에서 쇠락의 길로 빠져들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안으로부터의 쇠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한창 융성하던 시기의 오스만 정부가 갖고 있던 독특한 구..

삼성, ‘브라질 공장 노동자 혹사’ 1200억원 소송 당해

삼성전자가 브라질의 아마존에 있는 공장에서 노동자들을 혹사시킨 혐의로 1200억원의 거액 소송을 당했다.BBC방송, AFP통신 등은 브라질 당국이 내륙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의 삼성전자 공장이 노동법을 위반했다며 노동자들에게 2억5000만헤알(약 1200억원)을 배상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고 13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마나우스 공장. 사진 http://reporterbrasil.org.br 노동고용부의 요청에 따라 마나우스 공장을 조사한 검찰은 지난 9일 제출한 기소장에서 삼성전자가 “조립라인에서 무리한 작업 속도를 요구해 노동자들을 건강 상의 위험에 빠뜨렸기 때문에 이에 대한 배상으로 2억5000만헤알의 배상을 청구한다”고 밝혔다.검찰은 노동자들이 휴대전화 1개를 32초에, TV세트 한 대를 6..

[공감] 버리는 것들, 버려지는 곳들

요즘 내 관심사는 ‘쓰레기들’이다. 쓰레기라 하니 너무 험하고 지저분한 느낌이 들지만 ‘남겨지고 버려진 것들’은 생각보다 그렇게 험하지 않다. 지금 세상에서 얼마나 많은 것들이 버려지고 잊히는지 구글링을 해보고, 이미지들을 보며 그것들이 ‘살아 있던 시절’을 상상한다. 날마다 내가 버리는 것들에 대한 느낌이 색다르면서도 서글프게 다가온다. 어느 틈에 그것이 취미 아닌 취미가 됐다. 주로 서핑하는 것들은 이를테면 버려진 물건들, 자동차들, 배들, 집들, 빌딩들, 테마파크들, 무덤들, 항구들, 유적들, 도시들 같은 것들이다. 그 중 인상적인 것은 우리가 지구의 이곳저곳에 버리고 있는 전자쓰레기의 이미지들이다. 키보드 더미, 컴퓨터 메인보드 더미, CD 더미들이 꼭 설치미술 작품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독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