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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랜테이션의 역습... 아시아 곳곳 '물 부족'

데칸 고원 서부에 있는 마하라슈트라는 인도에서 세 번째 큰 주다. 사탕수수와 목화 재배지로 유명한 이 지역에서 지난 4월 농작물이 비틀리고 사탕수수에서 신맛이 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마하라슈트라는 올 들어 1972년 이래 최악의 물 부족을 겪었다. 극심한 가뭄이 이 일대를 초토화시킨 것도 아닌데 강물이 줄고 땅이 말랐다. 사태를 악화시킨 것은 역설적으로 주민들의 목숨줄인 사탕수수 자체였다. 사탕수수는 다른 작물보다 15~20배나 물을 더 필요로 한다. 목화도 마찬가지로 지질에 미치는 ‘물 스트레스’ 정도가 높은 작물이다. 하지만 대지주들 대부분이 환금작물을 키우는 플랜테이션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에 땅 없는 가난한 소작농들은 악순환에서 빠져나올 방법이 없다. 인도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인데도 먹을거리 생산은..

북극곰아, 미안해

얼마 전, 쇄빙선을 밀어내는(?) 북극곰의 사진이 화제가 됐습니다. 바로 이 사진이었습니다. 북극해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에서 유빙을 헤치고 나아가는 관광 쇄빙선에서 포착한 북극곰... 우리가 사는 곳에 오지 마, 얼음 깨지 마, 제발 저리 좀 가 줘... 하는 듯한 곰의 모습이 애절하지요... 아, 마구마구 미안해집니다... 내가 쇄빙선 타고가는 것도 아닌데... 얘네가 살고 있는 스발바르는 어떤 곳이냐면요 (사진 위키피디아) 이런 곳입니다. 척박하네요... 추워 보이네요... 1920년대부터 노르웨이 땅이었는데, 한때는 탄광이 있었고 고래잡이 배들의 기지였으나... 지금은 쇠락한 북극 관광지가 됐다는군요. 북극곰의 '위기'가 어디 어제오늘의 일이랍니까.워낙 상징성이 있고 미모가 빼어나다보니;;..

끊어지지 않는 사슬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끊어지지 않는 사슬 - 2천7백만 노예들에 침묵하는 세계 케빈 베일스, 조 트로드, 알렉스 켄트 윌리엄슨. 이병무 옮김. 다반 5/6 벤저민 스키너의 이 르포로 구성된 노예제 추적기라면, 이 책은 통계자료와 개념과 국제법과 국제 규약을 가지고 현대판 노예제의 실태를 전한다. 르포가 아닌 보고서에 가깝기 때문에 읽는 '재미'를 따지자면 스키너의 책이 훨씬 앞선다. 하지만 스키너의 책이 미국 정부의 노예제에 대한 입장과 세계 각지 노예 현실 르포를 뒤섞어 산만한 느낌이 드는 데 비해 이 책은 건조하지만 훨씬 짜임새 있다. 학자들의 '보고서'이니 당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책은 먼저 노예제를 철폐하기 위한 싸움의 역사를 소개하고, 현대의 ‘노예제’라는 이 낯익고도 낯선 개념에 대한 정의와 다양한 형태들을 소개..

딸기네 책방 2013.08.02

장자일기/ 바다새의 행, 불행

바다새의 행·불행 (공자가 말했습니다.) "너는 들어 보지 못했느냐? 옛날 바다새가 노나라 서울 밖에 날아와 앉았다. 노후가 이 새를 친히 종묘 안으로 데리고 와 술을 권하고 구소(九韶)의 음악을 연주해 주고, 소와 돼지, 양을 잡아 대접했다. 그러나 새는 어리둥절해 하고 슬퍼할 뿐, 고기 한 점 먹지 않고 술도 한잔 마시지 않은 채, 사흘 만에 죽어버리고 말았다." - 술취한 사람이 수레에서 "대개 술취한 사람은 빨리 달리는 수레에서 떨어져도 죽지는 않는다. 그 뼈마디나 관절은 다른 사람들과 같은데 다침이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은 그 의식이 온전했기 때문이지. 타고 있는 줄도 모르고, 떨어지는 줄도 모르니 죽고 사는 데 대한 두려움이 마음 속에 들어갈 리 없지. 따라서 사물을 대하는 데 두려움이 없네. ..

스티븐 로런스와 짐머먼 사건, '제도적 인종주의'

스티븐 로런스는 18세의 흑인 학생이었는데, 1993년 4월 22일 저녁 영국 런던 남부 엘덤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백인 젊은이 5명에게 흉기로 찔려 숨졌다. 경찰은 범인들을 모두 붙잡았지만 아무도 기소하지 않았다. 나중에 기소가 됐지만 2명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다. 로런스의 죽음은 영국에서 인종차별을 둘러싼 논란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었다. 오랜 기간 식민지를 운용하고 그 결과 수많은 유색인종을 국민으로 받아들이게 된 영국에서, 인종차별은 해묵은 주제였다. 영국은 전세계에 흑인 ‘노예’들을 퍼뜨린 주범이지만 동시에 인종차별이나 노예 매매를 옛 열강 중 가장 먼저 종식시킨 나라라는 자부심 또한 갖고 있었다. 로런스 사건은 식민통치가 끝난 지 반세기도 더 지나 벌어진 일이었기에 영국 사회에서 큰 파장을 ..

26. 합스부르크가, 동유럽의 '새로운 태양'

26. 16-17세기 합스부르크가의 부상 어릴 적 읽은 순정만화나 역사책에 많이 나오던 합스부르크.... 꽤나 오랜 기간 유럽을 지배했던 왕실이죠. 합스부르크가가 형성된 것은 11세기 무렵. 합스부르크가는 14-16세기 중·동부 유럽의 패권을 놓고 경쟁한 여러 왕가들 중에서는 시기적으로는 마지막으로 부상한 세력입니다. 원래 합스부르크가는 신성로마제국 시절 오늘날의 스위스 동부 일대에 봉토를 갖고 있던 독일계 귀족 가문 중 하나였는데, 영주들 중에서도 무명인 축에 속했다고 합니다. 이 가문이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은 1273년 루돌프 백작 Rudolf I 이 신성로마제국의 황제(1273-91년 재위)가 되면서부터였습니다. 당시 독일의 선거후들은 루돌프가 특출난 인물이 아니라는 이유 때문에 그를 황..

백혈병 어린이 도우려 삭발한 부시 전 미국대통령

백혈병에 걸린 아이를 위해 삭발을 한 전직 대통령, 이를 트위터에 소개하며 전임자에게 찬사를 보내는 전직 대통령, 숱한 위험 속에서 세계의 분쟁지역을 찾아다니며 평화를 설파하는 전직 대통령. 숨겨둔 재산 때문에 수색당하는 한국의 전직 대통령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미국 전직 대통령들의 모습이다. 2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들에는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린 조지 H 부시 전 대통령(89)이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이 일제히 실렸다. 아이의 이름은 패트릭, 두살배기 사내아이인데 역시 머리카락이 없다. 부시 전대통령 경호원의 아들인데 백혈병을 앓고 있다. 패트릭의 부모는 병에 걸린 아들의 치료비를 모금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사연을 들은 부시는 패트릭처럼 삭발을 하고 모금운동을 돕기 위해 나섰다. ..

낙마한 보시라이 기소... 다음달 재판 열릴 듯

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64·아래 사진)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서기가 기소됐다. 뇌물, 공금횡령, 직권남용 등의 혐의가 인정되면 중형을 선고받을 것으로 보인다. 관영 신화통신은 25일 산둥(山東)성 지난(濟南)시 인민검찰원이 이날 뇌물 수수와 횡령,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해 보시라이를 중급인민법원에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보시라이가 “국가기관 업무에 종사하면서 직무상 권한을 이용, 재물을 챙긴데다 그 액수도 매우 크다”며 “피고인은 국가와 인민에 중대한 손실을 끼쳤다”고 강조했다. 앞서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산둥성 고위직 판사 여러명이 최근 행적을 감췄다면서 사법 당국이 보시라이 재판에 앞서 판사들을 소집, 비공개회의를 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르면..

기돈 크레머, 러시아 인권탄압 항의 콘서트 열기로

옛소련 태생의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기돈 크레머(66·사진)가 러시아 인권탄압에 맞선 투사로 나섰다. 크레머가 독일 베를린에서 러시아의 인권탄압에 항의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기로 했다고 디벨트 등이 23일 보도했다.크레머는 오는 10월 7일 베를린필하모닉 홀에서 ‘러시아와의 사랑’이라 명명한 콘서트를 열 계획이다. 콘서트에는 크레머와 베를린필을 비롯해 아르헨티나 피아니스트 마르타 아르헤리치, 이스라엘 지휘자 겸 피아니스트 다니엘 바렌보임, 조지아 출신 피아니스트 카티아 부니아티슈빌리, 독일 첼리스트 니컬러스 알트슈태트 등 세계적인 음악가들이 대거 참가, ‘꿈의 연주회’가 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크레머는 디벨트와의 인터뷰에서 이 콘서트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자유, 표..

미국 경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물가는 오르는데 성장은 회복되지 않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미국 경제의 가장 큰 걱정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마켓워치의 수석 경제분석가 어윈 켈너는 23일 논평에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는 것이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경계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라고 지적했다. 그는 연준의 오랜 ‘양적 완화’로 인한 부작용이 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면서 “실업률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기 시작한 것”을 문제로 꼽았다. 연준은 2008년 시작된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 조치로 시중에 계속 돈을 풀었다. 그 결과 뉴욕 증시와 채권가격은 급등했고, 한때 금융위기의 원흉으로 지목받아 ‘월가의 살찐 돼지들’이라 불렸던 금융기관들은 수익성이 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갔다. 하지만 실물경제가 회복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