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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여름 타지키스탄] 타지키스탄에서 만난 사람들

7.14 타지키스탄에서 만난 사람들. -함로즈. 1990년생. 바르탕 밸리 꼭대기, 3000미터 쿠다라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2016년에야 전기가 들어온 그곳에서, 공부 열심히 해서(“너는 좋은 학생이었지?” 라고 물었더니 부인하지 않고 “선생님 말씀을 잘 들었어” 하면서 멋쩍어했다) 두샨베에서 4년, 모스크바에서 1년을 공부했다고 한다. 연중 관광 시즌 석 달은 렌트한 도요타 랜드크루저를 몰고 한 달에 평균 잡아 두 번씩 파미르 관광객을 안내한다. 나머지 아홉 달은 집에서 논다. 5살 아들 쌍둥이는 아랫마을 사브놉에 있는 아내 친정집에 보내 유치원에 다니게 하고 있고, 3살 딸은 쿠다라에서 키우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냐고 물었다. 좋아할 기회가 없었다고 했다. 전기도 TV도 없었으니까. 다른..

[2026 여름 타지키스탄] 다시 두샨베로. 또 올거야, 파미르!

7.12 마지막 날.함군이 사이드 사장님의 허락을 얻어, 두샨베에서 올 때와는 다른 길로.3000m 고지가 있는 길. 겨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끊긴다고. 3000 올라가니 역시 쌀쌀하고. 비도 내린다. 2000과 3000은 정말 많이 다르다. 칼라이 후세인 마을 지나.칠다라 마을, 특이한 모스크. 초록초록하고 동물을 많이 키우는 곳. 다리가 끊겨서 동네 안으로 들어갔다가갑자기 아스팔트 쭉 깔린, 중국이 만든 도로로 타임슬립. 터널 몇 개 지나 로군에서 늦은 점심.출발할 때 마트 들러 물 샀던 도시 바흐닷. 두샨베 20km 앞.여기 오니 걍 번잡스런 대도시.중국에서 들어오는 중고차들을 파미르 하이웨이에서 계속 봤는데.두샨베 근처까지 오니 중국 차들이 확실히 많이 보인다. 웬만한 나라들은 참 당해내..

[2026 여름 타지키스탄] 바르탕 밸리 마을들 구경

7.10 함로즈 집에서 맞은 아침. 계란후라이 3개씩.사일러스는 먼저 떠났고 우리도 마을 아주머니를 모시고 출발. 실은 어제 함군 선생님한테도 인사를 드렸음. 선생님이라고 하시니 자연스레 일어서게 되더라는. (‘선생님’이라는 말의 무게란. ㅎㅎ) 아마도 빙하가 만들었을 계곡을 떠나서 다시 자갈 길로. 30km 떨어진 아랫마을, 함군 부인 아니사의 친정 마을인 사브놉의 가게에 들러 선물용 뭔가를 사고. 성채도 보고. 예쁜 마을이다. 다시 내려가며 빙하 또 보고. 바르치디프. 2650m. 여긴 여행사 사장님 사예드의 고향이라고 한다. 치킨 먹고 살구 음료 먹고 염소랑 놀고 당나귀 보고 강가에는 아쉽지만 못 내려감. 참, 어제 고지대에서 함군이 와다르(맛있는 풀과 꽃) 뜯어가길래 아니사한테 가져다준 줄 ..

[2026 여름 타지키스탄] 카라쿨 떠나 바르탕 계곡으로

7.9통신 안 된 어제는 과학의 날. 아침의 카라쿨은 구경 잊지 못할 장관이었다.전날의 눈보라가 언제 일이었나 싶을 정도로 눈부신 햇살, 눈부신 호수.골목을 빠져나와 호수가 눈 앞에 펼쳐졌을 때, 순간 눈물이 나올 것만 같았다. 전날 왔던 길을 조금 거슬러 올라가 바탕 계곡쪽으로 내려간다. 겨울에도 얼지 않는 계곡, 이대로 풀이 있어서 야크를 데리고 이리로 온다고. 마멋들 많이 봄. 와다르(파미르) 츄쿠리(타지크)- 맛있는 꽃줄기.함로즈가 가족 준다고 따오는 걸 보고 잽싸게 우리도 따라가 한 마디씩 얻어먹음. 운석 구멍. 함로즈가 몇년 전 지질학자 안내하면서 배운 장소. 루나 캘린더- 아마도 고대 흔적? 뭘 알아야 말이지 ㅠㅠ 그리고 ‘아시아 최대 빙하 페드첸코.'내가 알기론 극지방 제외..

[2026 여름 타지키스탄] 파미르 하이웨이 최고점, 악바이탈

7.7 타지키스탄은 마음이 불편할 정도로 가난한 것은 아니어서 즐겁게 이동네 저 동네 구경하며 왔는데, 불룬쿨 마을은 좀 다르다. 오는 길에 타지크 쪽은 집들이 컬러, 아프간 쪽은 무채색인 것이 기억에 남았다. 함로즈는 자기네 마을도 아프간쪽 집들 같다고 했다. 불룬쿨 마을도 그렇다. 불룬쿨을 떠나 오늘도 긴 하루, 매우 익사이팅했던 하루. 가는 길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걷고 있는 걸 보고 함로즈가 “어제 걸어가고 있던 분들”이라고 했다.태워 주면 어떻겠냐는 뜻인 것 같아서 OK! 하고, 두분 태우고 잠시 동행. 샤시쿨(쿨=호수) 지나 알리추르에서 두분 내려드리고. 초원에서 말도 보고 마멋도 보고. 무르갑에서 점심으로 샤와르마 먹고, 컨테이너 마켓에서 귀여운거 사고. 하지만 시장은 정말 볼 거 ..

[2026 여름 타지키스탄] 호수의 날- 불룬쿨 가는 길

7.7 오늘은 호수의 날. 랑가르의 게스트하우스를 떠나서 불룬쿨 호수로 가는 길. 구불구불 자갈 길로 올라간다.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이다. 해발 3200. 파미르 강을 따라 계속 올라간다. 오른편은 계속해서 아프가니스탄. 3200 넘어가면서부터 바람이 확실히 차가워졌다. 4270 하르구쉬 호수. 셋이 여행하니 룰을 정해서, 두 시간마다 자리를 바꾼다. 한명은 안 움직이고, 한 명은 느리게 움직이고, 한 명은 계속 움직인다. 나? 움직이는 사람. 호수까지 다녀왔는데, 고산병이 없다지만 이 고도에서 뛰는 건 역시 어려웠다. 4000m 또 다른 호수를 보고. 3900로 조금 내려왔다. 이번엔 멀리 있는 호수를 바라보고. 두샨베를 출발해서 오는 길 내내 적막한 무채색 전망들이 펼쳐졌..

[2026 여름 타지키스탄] 와한(와칸)회랑, 시타델과 온천

7.6 어제는 정들었던 니카스 게스트하우스를 떠나서 와한 회랑 따라 동쪽으로. 태은이가 이틀간 아파서 고생했는데 호로그(바다흐샨 최대 도시)의 병원에서도, 니카의 게스트하우스에서도, 모두 친절하고 정성스럽게 돌봐 줘서 감동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드라이버 겸 가이드인 함로즈.정말 좋은 여행을 만들어주고 있다. 아프간 사람들을 위해 열어 준 국경 시장. 외국인들은 출입금지. 감자와 채소 따위를 사들고 오가는 사람들. 카흐카하 성채에 올라 판지 강을 내려다보다가 다시 조금 달려서 얌춘 시타델로. 전망이 끝내줬다. 비비 파티마 자흐라 온천. 날이 많이 덥지는 않지만 햇볕이 뜨겁다. 해발 3000미터, 흐르는 온천에 들어갔다 나오니 천국이었다. 이슬람 이전, 조로아스터 시절부터의 세계관이..

[2026 여름 타지키스탄] 바르탕 계곡, 지제우 마을 트레킹

7.3 판지 강을 따라 한참 거슬러 올라와서 루샨 지나 바르탕 계곡으로 들어가는 길.아프간 접경 지대는 끝났고 이제는 위로 올라간다. 어마어마한 산들에 둘러싸인 작은 시골 마을, 자갈로 뒤덮인 시골 길.먼지를 뒤집어 쓴 야생 라벤다, 미루나무인지 뭔지 모를 나무들과 동근 모양의 멀베리 나무들. 물놀이 하고 돌아오는 꼬맹이들.제각각 레알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유니폼을 입은 아이들이 손흥민을 아냐고 묻는다. 바구 마을 들렀다가 트레킹 시작. 고도 2060m에서 출발해서 3시간 동안 6km 걸어 올라 2500m 지제우로. 마을이 아니라 한 가족이 살고 있는 집이자 유일한 게스트하우스다. 수수 볶음밥과 국수가 들어간 국물로 저녁 식사를 하고 두샨베에서 만났던 한국 분들을 또 만나서 맥주 한 캔 얻어..

[2026 여름, 타지키스탄] 월컵도 안 보고 파미르로 향하다

7.2 축구 귀신이 월컵도 못 보고 머하고 있냐면. 파미르 고원 가려고 타지키스탄 왔어요. 현재 위치는 고르노-바닥샨 자치주(GBAO) 칼라이쿰 마을. 장관을 많이 찍었는데 잘 안나왔어요 ㅠㅠ 운전해주는 함로즈, 태은과 나, 일본에서 온 카즈히로 씨와 10박 11일 여정 시작. 강건너 아프가니스탄. 강바닥과 비탈에서 금 채취 중. 낮에는 훌북 성채. 9-11세기 사만 왕조 시절의 유적. 새로 복원한, 히바 짝퉁 같은 성채여서 기대 안 했는데 유적 지킴이인 고고학자 압둘라 박사님이 정말 열정적으로 설명해주셨다. 실크로드 무역로, 카라반 사라이와 수도관, 빗물 여과 시설과 관개 수로 등등을 갖춘 성채였다고. 그리고 타지크 수난사… 8세기 아랍인들이, 그 다음에는 카라칸국이,그 다음 셀주크투르..

크리스틴 로젠, <경험의 멸종>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이영래 옮김. 어크로스. 9/11재미나게 읽었다. 여러가지를 생각하면서. 특정 유형의 경험들이 우리 삶에서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서로 얼굴을 맞대는 상호작용이나 쾌락을 추구하는 여러 활동과 같이 진화의 역사에 깊이 뿌리내린 경험들이 그렇다. 매개 기술은 이런 변화를 뒷받침하는 중요한 힘이었다. 여기서 ‘기술‘이란 컴퓨터, 스마트폰, 스마트 스피커, 웨어러블 기기, 미래에 등장할 삽입형 기구는 물론, 이런 장치들이 수집할 데이터를 번역해줄 소프트웨어, 알고리즘, 인터넷 플랫폼을 의미한다.아직은 이런 매개자의 역할을 어디까지 허용할지 선택할 권리가 우리 손에 있다.-11-12굳이 사람 간의 상호작용을 개선하지 않고도 새롭고 편리한 경험을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게 되면서 경험을 이..

딸기네 책방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