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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경고음, 방글라데시를 깨웠다" 현지 언론인 경향신문 기고

지난달 24일 일어난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사고로 현지의 열악한 노동현실과 거대 의류 브랜드들의 책임이 세계적인 이슈가 됐다. 다행이라면 이번 사건 뒤 방글라데시 정부와 국제기구, 기업들이 모처럼 협력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개선책이 이번에도 말로만 끝날지, 현실을 바꿀 수 있을지는 글로벌 경제의 사슬에 매여 있는 모든 이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 다카에서 발행되는 시사잡지 ‘프로브매거진’의 아예샤 카비르 편집장(아래 사진)이 경향신문에 사건의 파장을 짚어보는 특별기고를 보내왔다. 카비르는 이번 사건이 방글라데시 전체에 ‘값비싼 경고음’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이지선 기자 숫자만 가지고는 지난달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사건이 안겨준 공포를 설명할 수 없다. 수도 다카 외곽 사바르에 있는 8층짜리..

국제행사 앞둔 브라질서 '버스 안 성폭행'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시내를 가로지르는 버스 안에서 지난 3일 성폭행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한 남성이 승객들을 차 앞쪽으로 몰아놓고, 총기로 기사를 위협해 계속 차를 몰게 만든 뒤 30대 여성 1명을 성폭행했습니다. 그러고는 버스를 세우고 내려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버스에 탔던 승객들은 “마약에 중독된 상태인 것 같았다”고 증언했습니다. 지난 3월에도 리우에서 미국 여성 관광객이 집단성폭행을 당하고 프랑스인 남자친구가 범인들에게 폭행당해 중태에 빠졌습니다. 이들은 빌린 승합차를 타고 유명 관광지인 코파카바나 해안에 갔다가 납치돼 변을 당했습니다. 황당하게도, 이들이 빌린 승합차와 그 운전기사가 문제였습니다. 범인은 10대~20대 남성 3명이었는데 임차한 승합차의 운전기사가 공모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올랑드 프랑스대통령 최악 지지율과 시위 속 1주년

지난해 5월 6일 프랑스는 축제 분위기였다. 17년만에 사회당 출신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이 당선되자 그를 지지한 좌파·자유주의자들은 파리 시내를 행진하며 축하했다.1년이 지난 지금, TV방송 프랑스24의 보도를 빌면 올랑드 대통령은 “축하할 일이 거의 없다.” 축하는커녕 올랑드 당선 1주년을 하루 앞둔 5일 파리 시내에 수만명이 모여 비판 시위를 했다. 투표 때 등돌렸던 우파가 아니라 올랑드를 찍은 좌파와 노동자들이 대거 거리로 나왔다. 시위를 조직한 극좌파 정당 ‘좌파전선’ 주장으로는 18만명, 경찰 추산 3만명이 모였다.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실패다. 올랑드는 유럽 전역을 짓누르는 긴축정책에 반대하며 경기부양을 약속하고 당선됐다. 하지만 현재 프랑스의 실업률은 10.6%로 사상 최고치다. 올랑드 ..

방글라데시 사태와 '윤리적 대응'의 딜레마

방글라데시 다카 북쪽의 가지푸르에 있는 ‘가리브’라는 의류공장 벽에 지난 3일 금이 갔다. 이 건물에는 의류공장 2곳이 입주해 있었다. 공장주들은 기계를 멈추고 노동자들을 내보냈다. 다카 근교 사바르 의류공장 붕괴사고를 본 공장주들이 일단 공장 문부터 닫은 것이다. 일간 데일리스타는 이 건물에서 2010년 2월 불이 나 21명이 숨진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노동자들은 그 후 “안전한 근무환경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번번이 묵살당했다. 경찰은 공장주들에게 “건물 정밀검사 후 가동을 재개하라”고 했으나 지켜질지는 알 수 없다. 하루 벌어 먹고살기도 힘든 노동자들만 일당을 날리게 됐을 뿐이다.약 600명의 목숨을 앗아간 사바르 사건이 일어나자 영국 등의 대형 의류판매체인들이 방글라데시산 ‘노동착취상품’을..

미스김 때문에 화나는 이유

'김여사'는 여성운전자를 비하하는 말이고, 미스김은 직장 다니는 젊은 '비전문직' 여성들을 비하하는 말이다. 그런데 요새 드라마 속 '미스김' 때문에 '미스김'의 이미지가 완전히 바뀌었다. 원빈이 '아저씨'의 이미지를 바꾼 것처럼. 일단 김혜수같은 초특급 미모에, 100여가지 자격증, 영어는 물론이고 스페인어와 러시아어등 온갖 외국어에 능통하고, 운전을 했다 하면 시내버스와 포크레인 정도는 돼야 '미스김'이다. 미스김이 어떤 현실을 비꼬고 있는지 알기에, 이 드라마를 보는 느낌은 요즘 말로 '웃프다'. 웃긴데 슬프다. 서글프고, 속상하다. 극중 비정규직 '봉희'가 임신했는데, 사내 커플이라는 걸 속여야 하고(둘은 "어쩌다 보니 속이게 됐다"고 변명하지만 '어쩌다보니'일 리가 있겠는가) 임신 사실도 속여야..

미국 원조기구 추방한 모랄레스, 그리고 볼리비아와 미국의 악연

볼리비아가 또 미국을 치받았습니다. 우고 차베스 사망 이후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강경한 반미지도자가 된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1일 미 원조개발처(USAID) 직원 9명에 대해 추방령을 내렸습니다. 모랄레스는 이날 국영방송으로 중계된 노동절 기념식에서 미 원조개발처가 “정부를 상대로 한 음모를 꾸미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라틴아메리카가 자기네 뒷마당이라고 한 사람이 있었다”며 원조개발처 직원들을 추방하기로 한 것은 “그런 말을 한 사람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했습니다.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 외교 관련 행사에서 “서반구(중남미)는 우리 뒷마당”이라 말해 과거 제국주의자들과 같은 인식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시절에도 잇단 실언으로 빈축을 샀..

노쇠한 만델라 찾아가 '정치쇼'한 남아공 주마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 SABC방송에 지난달 29일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94)의 모습이 비쳤다. 요하네스버그의 자택에 앉아 손님을 맞은 그는 병색이 역력했다. 폐렴 치료를 받고 퇴원한 지 3주밖에 안된 데다 워낙 고령이어서 피곤한 기색이 가득했다. 만델라의 트레이드마크인 환한 웃음은 보이지 않았고, 짧은 감탄사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의 모습이 대중 앞에 공개된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처음이었다. 노쇠해진 거인의 모습은 남아공인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그런데 그날 옆에 앉아있던 ‘손님’은 희희낙락하는 것처럼 보였다. 제이컵 주마 현 대통령이었다. 주마는 이날 측근 두 명과 함께 찾아와 농담을 하고 말을 건넸지만 만델라는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현지 일간 내셔널포스트는 “만델라가 악수조차 하지..

주미 일본 대사의 '변명', 미국 거주 일본인의 '반성'

미국에서도 일본의 ‘과거사 부정’을 질타하는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에 1일 과거사 문제를 다룬 두 일본인의 독자투고가 나란히 실렸습니다. 하나는 “일본은 이미 사과했다”고 강조한 주미 일본대사의 글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일본은 원자폭탄 희생자인 동시에 원폭을 부른 가해자”라 반성하는 일본계 미국인의 글이었습니다. 사사에 겐이치로(佐佐江賢一郞) 미국 주재 일본대사는 이 신문 독자투고에서 “일본은 겸허함과 후회를 안고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Japan faces history, with humility and remorse)”며 이미 일본 정부가 수차례 주변국들에 사과했다고 주장합니다.사사에 대사는 “일본 정부는 깊은 후회와 진정한 사과의 뜻을 밝혔고, 2차대전 희생자들에게도 진심..

방글라데시 참사, 이윤이란 이름의 착취이자 살인

무너진 건물 사이로 삐져나온 젊은 여성의 발, 살려달라 외치다 끝내 구조되지 못한 채 숨져간 여공, 언니·동생과 한 공장에서 일하다 변을 당할뻔한 어느 소작농의 딸. 방글라데시 의류공장 붕괴는 ‘이윤이라는 이름의 살인’이자 글로벌 경제의 노동착취 사슬이 만들어낸 참극이었다. 파렴치한 고용자들과 부패한 정부, 아웃소싱으로 저가제품을 팔아온 외국 기업들, 노동자들의 현실을 외면한 세계의 소비자들 모두가 공범이었다. 인구는 1억6000만명이 넘지만 글 읽는 어른 비율이 60%에도 못 미치는 방글라데시에서 못배우고 돈 없는 여성들의 희망은 공장 뿐이다. 다카 등지에 있는 5000여개의 의류공장에서 하루종일 일해 한달에 4만원가량을 번다. 이 돈으로 가족들은 결혼 지참금을 마련하고, 오토바이를 사고, 장사 밑천을..

방글라데시 참사로 본 한국 글로벌 기업의 사회책임

“한국에서도 요즘 기업의 사회책임이라는 말이 유행하지만 가장 중요한 요소인 인권과 노동권은 빠뜨린 채, 기부나 헌혈 같은 ‘시혜’를 강조하는 측면이 많습니다. 이미 한국은 여러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민사회, 소비자들과 기업 노동조합, 언론, 정부가 모두 관심을 갖지 않는다면 방글라데시 참사와 같은 일이 한국 공장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습니다.” 지난달 24일 일어난 방글라데시 다카 외곽 사바르의 의류공장(라나 플라자) 붕괴 사건으로 미국과 유럽 대기업들의 책임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에도 글로벌경영을 외치며 세계로 진출한 대기업들이 많다. 한국 기업들과 소비자들에게도 방글라데시 여공들의 죽음은 스쳐 지나칠 사건만은 아니다. 이미 우리는 그들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있고, 그들의 생산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