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때문에 파란 하늘을 보기 힘들다”는 것은 가시거리나 느낌의 문제가 아니다. 아시아 대기 중의 공해로 구름 두께가 두꺼워지고 강우량이 늘며, 태풍이 잦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아시아의 대기오염 때문에 태평양 주변을 비롯한 북반구 전체의 기후 패턴까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BBC방송은 유명 학술지인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실린 캘리포니아공과대학 제트추진연구소 과학자들의 논문을 인용해 14일 “아시아의 대기 오염이 기후변화에 매우 극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공기 중 인공 입자가 늘면서 구름층이 두꺼워지고 강수량이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태평양 주변지역 폭풍의 경로를 따라 대기 중 인공 입자(에어로졸)들의 흐름에 따른 기후패턴 변화를 분석했다. 이를 위해 대기 오염의 정도를 산업화 이전 시기와 현재로 나눈 두 가지 시나리오를 놓고 ‘글로벌 에어로졸 기후모델(GCM)’이라는 모델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해봤다. 그 결과 대기 중의 입자가 늘어나면서 구름이 많아지고 구름층 두께도 두꺼워지며 비가 많이 오게 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연기를 피워올려 비를 부르는 기우제와 같은 효과다. 특히 겨울철에 이런 영향이 확연히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현상은 공해물질이 배출되는 지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시아 하늘의 입자들이 태평양 북부로 먼 거리를 이동하면서 대기 중의 물방울과 만나 구름층을 만들고 대양 위에 폭풍을 일으킨다. 이 때문에 구름과 결빙의 경로가 바뀌며, 폭풍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친다. 또 더운 지방에서 극지방으로의 열 전달이 늘어나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된다. 대기 중 입자 수와 강수량의 관계는 수량화하기 힘들지만 기후 패턴이 달라지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것은 확실하며, 사이클론(태풍)이 늘어난다는 징후도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중국 베이징이나 인도 델리의 대기오염 등에 따른 건강 피해는 많이 알려졌으나 대기오염이 태평양 주변을 비롯한 북반구 전체의 날씨 패턴에 영향을 미친다는 과학연구 결과가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연구팀을 이끈 텍사스 A&M대학의 왕위안 박사는 “태평양 주변의 폭풍 경로는 지구 전체 순환시스템의 중요한 일부분”이라며 “아시아의 강우가 늘면 북미와 북대서양 지역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동남아시아의 몬순(계절풍)에도 변화가 온다는 것을 알수 있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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