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참 전 유치원 어린이들이 참사를 당했던 '씨랜드 화재사건' 때, 저는 아직 아이가 없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는 여자 후배가 "눈물나서 못보겠다"고 하더군요. 슬픈 일이기는 하지만 저는 그 정도로 감정이입이 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고 1년 뒤, 씨랜드 피해자 가족들이 서울 시내에서 아이들을 기리는 전시회를 열었습니다. 미술 담당기자로 딸 하나를 둔 여자 선배와, 아들 둘 키우는 남자 선배가 전시회 얘기를 하면서 "가슴이 쿵쾅거리고 무서워서 볼수가 없다"고 얘기하는 걸 들었어요. 그 때도 저는 그 감정이 그대로 와닿지는 않았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도 엄마가 되었고, 이젠 그 말들이 무슨 뜻인지 압니다. 몇해전 '조두순 사건' 때 야근을 하다가 상세한 사건 기록이 인터넷에서 돌고 있는 걸 봤습니다. 그게 팩트인지 그냥 떠도는 소문인지는 알수 없습니다만, 그 끔찍한 내용을 읽고 새벽에 집에 들어가서 잠이 안 오더군요. 세상 모르고 잠든 딸아이 얼굴을 쓰다듬으면서, 내가 누리고 있는 이 소소한 행복조차 유리그릇처럼 위태위태한 것이라고 생각하니 겁이 나고...
또 끔찍한 일이 일어났네요. 여객선 세월호 침몰... 엄마에게 미리 사랑한다고 문자를 보낸 학생 이야기(다행히 이 학생은 구조됐네요)를 읽으니... 아, 아이들을 이렇게 보내게 만드는 우리 사회는.... 모쪼록 살아있어야 하는데. 이 아이들 이렇게 보내면 어른들이 미안해서 어쩌나요
검색을 해보니 이런 대형 여객선에서 사고가 나서 세자릿수 사망자가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지중해 난민선이나 아시아 보트피플은 공식적으로 운용되는 선박이라 할 수 없으니 제외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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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ral Slocumb (1904)
1904년 6월 15일, 미국 뉴욕 이스트리버에서 배에서 불이 나 1,021명 사망
RMS Titanic
1912년 4월 14일, 미국 뉴욕에서 영국으로 향하다가 떠내려온 빙산에 부딪쳐 침몰. 1,517명 사망
RMS Empress of Ireland
1914년 5월 캐나다 퀘벡 부근 로렌스 강 하구에서 안개 때문에 다른 선박에 부딪쳐 침몰. 1,477명의 탑승자 중 1,012명 사망
SS Moro Castle
고급 크루즈호, 1934년 쿠바 아바나를 떠나 미국 뉴욕으로 가다가 뉴저지주 애스베리 부근에서 선박에 불이 나 파손. 549명의 탑승자들 중 130여명 사망
SS Kiangya
중국 여객선, 1948년 상하이 부근에서 어뢰가 터지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 탑승자 인원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며, 최소 2750명 이상이 사망한것으로 추정. 700명 이상 구조. 배의 공식 수용인원은 1186명이었다고.
Tōya Maru
일본 페리선, 1954년 홋카이도와 혼슈 사이를 지나다 태풍에 침몰. 1153명 사망
SS Andrea Doria
이탈리아 선박, 미국 뉴욕으로 가다가 1956년 7월 매사추세츠주 난터켓 부근 해안에 좌초해 46명 사망
MV Doña Paz
필리핀 페리, 1987년 12월 다른 선박과 충돌해 4375명 사망
MS Estonia
발트해를 지나 스웨덴 스톡홀름으로 향하던 크루즈 페리. 1994년 9월 악천후에 침몰, 852명 사망
MV Le Joola ( AFP/GETTY IMAGES )
세네갈 페리. 2002년 9월 대서양을 지나다 침몰해 1863명 사망. 이튿날의 구조 작업으로 64명 생존, 시신 500구를 수습했으나 나머지 탑승자들은 시신을 찾지 못함.
MS al-Salam Boccaccio
2006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400여명의 탑승자를 싣고 이집트로 향하다 홍해에서 침몰, 388명 구조되고 나머지는 모두 사망
MV Princess Of The Stars
필리핀 페리. 2008년 6월 마닐라를 떠나 세부로 가다가 산페르난도 해안에서 태풍을 만나 침몰, 탑승자 860여명 중 대부분 사망
Carnival Splendor 사건- 호화 유람선, 2012년 미국 샌디에이고 부근 바다 위에서 불이 나 4400여명이 공포에 떨다가 이틀만에 모두 무사히 구조
Costa Concordia 사건- 이탈리아 크루저, 이솔라 델 길리오(길리오 삼) 부근에서 2012년 1월 좌초해 30여명 사망. 선장이 먼저 도주했느냐를 놓고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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