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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의 파도가 중동·북아프리카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알제리는 여전히 ‘무풍지대’다.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77·사진)이 지난 17일 치러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둬 4선에 성공했다고 알자지라방송 등이 보도했다.
18일 발표된 대선투표 집계결과에 따르면 부테플리카는 81.6%의 압도적인 지지율로 알리 벤플리스 등 야권 후보를 제치고 승리했다. 하지만 야당들의 보이콧과 함께 청년층이 대거 선거에 불참함으로써, 투표율은 51.8%에 그쳤다. 야권은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저질러졌다며 비난하고 있다.
1999년 취임한 부테플리카는 총 19년을 집권하게 됐으며, 현대 알제리 사상 최장수 대통령 기록을 세우게 됐다. 1950년대 민족해방전선(FLN) 소속으로 프랑스에 맞선 독립투쟁에 참여했던 부테플리카는 독립 이듬해인 1963년 26세의 나이로 외무장관이 돼 15년간 재직했다. 이슬람주의자들과의 격렬한 내전 뒤 1999년 군부를 등에 업고 집권했으며, 2011년 아랍 민주화 시위 물결과 2011년 유전지대의 인질극 등 위기를 잇달아 넘기고 건재를 과시했다.
부테플리카는 FLN 내의 우파로 분류되며, 집권 이래 줄곧 경제개방 등의 개혁조치를 취해왔다. 이슬람 극단세력을 강경진압해 내전 악몽에 시달려온 국민들의 지지를 얻었고, 서방과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뇌졸중으로 석달 가까이 프랑스에서 치료를 받는 등 건강이 몹시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선거 때에도 거의 유세에 나서지 않았고, 투표장에도 휠체어에 탄 채로 나타났다. 그의 건강 문제가 알제리 정국의 뇌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경제가 침체되고 정치·사회적 개혁을 도외시, 불만이 점점 쌓이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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