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7

[2005, 토고] 토고에 가다

"우에종(반갑습니다), 꼬레!" 모래바람 부는 바닷가 공항, 서아프리카인들 특유의 마음 좋아 보이는 얼굴에 넉넉한 웃음. 12일(현지시간)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토고 수도 로메에서 마주친 이 나라의 첫인상이었다.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월드컵 조 추첨식을 보고 좋아라 하며 “내일은 드레스덴을 구경해보자” 하면서 꿈에 부풀어있었다. 날벼락 같은 지시를 받았다. “토고로 가라”. 생소한 이 나라가 한국의 월드컵 첫 상대팀이 됐다고 해서, 갑자기 토고로 가게 됐다. 라이프치히에서 부랴부랴 토고행 비행기표...를 샀다. 난생 처음 내 카드로 천만원 긁어봤다! (중간 생략) 프랑크푸르트에서 민박하고 담날 파리로 갔다가, 곧바로 토고 수도인 로메로 향했다--- 라고 하면 사실과 좀 다르다. 파리에서 로메 가는 비행기는..

빈라덴의 조카

테러조직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의 조카가 모델로 데뷔했다. AP통신은 23일(현지시간) 빈라덴의 조카인 와파 두푸르(26.사진)가 미국 남성잡지 `GQ매거진'의 모델로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두푸르는 빈라덴의 이복동생 예슬람의 딸. 아버지는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지만 두푸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본명은 와파 빈라덴이지만 2001년 9.11 테러가 일어난 뒤 `빈라덴'이라는 성(姓)을 버리고 어머니의 결혼 전 성인 `두푸르'로 바꿨다. 두푸르는 GQ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 "모두가 나를 그 사람(빈라덴)과 연결시키려고 하지만 나는 알카에다와 아무 관계도 없는 사람"이라면서 "나를 모델로만 봐달라"고 말했다. 두푸르는 "나는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적..

'디자인드 인'

"메이드인(Made in)의 시대는 가고 디자인드인(Designed in)의 시대가 왔다." 전 세계에서 중국산 물품들이 넘쳐나는 시대, 옷가지나 장난감 같은 `개도국형' 물건들을 넘어서서 전자제품에 자동차까지, 중국이 만들지 못하는 물건이 없고, 중국산 물품들이 없는 시장은 없다. 온 세상이 `메이드 인 차이나(Made in China)'로 뒤덮이다시피 하면서 이제 상품 라벨에서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은 더이상 의미가 없게 돼버렸다. 미국의 비즈니스위크는 26일(현지시간) 인터넷판에 "중국산의 홍수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디자인드 인 USA'를 강조하기 시작했다"며 기업들의 새로운 생존전략을 소개했다. 애플사가 만들어 파는 미디어 재생기 아이팟(iPod)에는 작은 글씨로 `미국에서 디자인,..

이렇게 하면 뚱뚱해진다

아리엘 샤론 "뚱뚱해지려면 샤론처럼 먹어라." 이스라엘의 아리엘 샤론(77) 총리가 최근 뇌졸중으로 입원하는 소동을 빚더니 급기야 심장 수술을 받게 됐다. 누가 보기에도 `너무 뚱뚱한' 샤론 총리의 몸매, 전쟁영웅에서 이제는 `비만의 상징'이 되어버린 샤론 총리의 건강이 국제적인 관심사가 되고 있다. 이스라엘 언론들은 샤론 총리가 다음달초 간단한 심장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권 리쿠드당을 탈당, 좌-우 대통합을 모색하며 이스라엘 정계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던 샤론 총리는 지난 18일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실려 갔었다. 그 직후 외신들은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이 "샤론 총리의 가슴둘레 치수를 알고 깜짝 놀랐다"며 생활습관을 바꿀 것을 충고했다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 샤론총리는..

낙타 이야기 2

지난주에 이어, 아랍뉴스에 소개된 낙타 이야기. 과거 한국의 농민들에게 소 한마리가 전재산을 상징했던 것처럼, 아랍의 유목민들에게는 낙타가 그만큼 소중한 존재였다. 하지만 요사이 유목민의 후예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젊은이들 중에는 낙타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이들이 많다. 아랍뉴스는 그렇게 `전통을 모르는 젊은 세대들'을 위해 낙타 특집까지 마련해서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낙타가 슬플 때 운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우리 농촌 어르신들이 그렁그렁한 소의 눈망울을 보며 애잔함을 느끼듯, 유목민들은 낙타의 큰 눈에서 슬픔을 보는 모양이다. 어린 새끼를 억지로 떼어놓을 때 낙타 암컷들은 눈물을 흘리며 소리내어 운다고 한다. 이누이트족은 눈(雪)을 표현하는 수십가지 단어를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약탈 미술품, 도난 미술품

미술품의 역사는 약탈, 도난의 역사와 함께 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 유물에까지 영역을 확대하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 올라간다. 역사-문화유산의 약탈이 많이 사라진 요즘 미술품을 둘러싼 최대 현안은 `도난'이다. 미술관들은 미술품들을 도난당할까 혈안이 되어 지키고, 그러면서도 미술품 암거래시장에서 누군가가 훔쳐낸 미술품을 구입한다. 도난의 역사, 역사의 도난 미술품 도난의 역사는 사실 미술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됐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유물에까지 눈을 돌린다면, 약탈의 역사는 모든 정복전의 역사로 거슬러올라간다. 1901년 독일 고고학자들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였던 수사(이란 남부)에서 함무라비 법전이 새겨진 석판을 발견했다. 기원전18세기 메소포타미아 바빌로니아 문..

레알... 봤다

오늘 개봉하는데 오늘 가서 봤다. 즐거웠다 ㅠ.ㅠ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기다려라. 언젠가는 가고 말리라! 그런데 이번 엘 클라시코. 어제 다시 봤는데... 말이지 말이지... 레알 니네 증말 너무하지 않냐. 딩요 하나를 못 잡냐 나 이제 딩요 & 바르샤 팬 할란다. 그리고 오늘은 맨유-비야레알 경기 봤다. 이 경기에 대해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동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비야레알 왜케 잘하니. 시종일관 팽팽. 나는 이 경기를 보면서 '팽팽'이란 말이 뭔 뜻인지를 알게 되었다. 비야레알, 라인업이 증말 좋드만. 맨유보다 낫다. (우리 지성이가 있다는 것만 빼고) 이 경기엔 안 나왔지만 리켈메, 폴란. 얘네가 또 한끝발씩 하는 애들 아닌감? 타키나르디고 비야레알로 갔고. 게다가 소린, 얘도 또 한 수..

낙타 이야기 1

낙타를 가리켜 중동의 유목민들은 `사막의 배'라 부른다. 열사의 사막에 고속도로가 깔리고 거대한 유조차들이 씽씽 달리는 요즘도 유목민들에게 낙타는 없어선 안 될 벗이다. 기름 천국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동차에 밀리는 신세가 된지 오래이긴 하지만 유명한 `자나드리야 축제' 등의 낙타 경주는 사라지지 않았고, 낙타젖과 낙타고기를 찾는 사람들도 여전히 많다. 사우디 영자신문 아랍뉴스가 22일(현지시간) 리야드 근교에서 사육되고 있는 낙타들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현지인들은 아라비아 낙타를 털 빛깔에 따라 밝은 갈색털을 가진 슈울, 흰색에 가까운 우푸르, 어두운 밤색 털을 가진 무자힘 등 세 종류로 나눈다. 사하라 사막의 베르베르족이 낙타를 교통수단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기록상 3세기까지 거슬로 올라간다. 그..

호수가 사라진다

지구온난화와 용수 남용으로 호수들이 말라간다. 유엔환경계획(UNEP)은 최근 차드호(湖)를 비롯한 아프리카의 호수들이 사막화와 무리한 물 빼내기 때문에 급격히 말라가고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위성사진들을 공개했다. 10년 간격으로 촬영된 위성사진들은 바닥이 드러난 차드호와 케냐의 나쿠루호, 빅토리아호의 모습을 생생히 보여줬다. 사실 거대 호수들의 고갈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 중부 차드호와 중앙아시아의 아랄해, 중동의 사해는 한때 세계적으로 이름 높았던 특색 있는 호수들이었지만 무분별한 물 끌어쓰기와 기후변화 때문에 오히려 `환경 재앙'으로 변질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호수를 살리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과 전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호소하지만 국경과 국익에 막혀, 개발과 이기주의에 막히기 일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