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국내 언론에도 많이 소개가 됐지만...
토고는 아프리카 서해안의 작은 나라다. 남북으로 길다란 칠레형 국토를 갖고 있고, 로메는 대서양과 면한 남단에 있다.
2005년12월12일. 토고 최고층 빌딩인 코린티아 뒤 페브리에르 호텔(2월 호텔) 35층 전망대에 올랐다. 이런 초고층 건물이 있으니 ‘미개 국가’는 아니다. 사람들은 자꾸만 토고가 얼마나 미개한지, 혹은 얼마나 개발된 나라인지를 묻는다.
미개발 국가가 맞다. 하지만 가난한 나라에서는 온 국민이 똑같이 가난하고 부자 나라에서는 온 국민이 똑같이 부자라는 환상을 버려! 우리나라는 비교적 ‘균등하게’ 발전해온 편이다. 하지만 모두가 우리와 똑같은 역사적 발전 경로를 갖고 있진 않다. 우리나라는 ‘일사불란 일사천리 싹쓸이 통일형’ 이런거 좋아하는데, 다른 나라들은 좀 다른 것 같다.
토고도 그렇다. 미개발 국가이지만 수도에는 25층 호텔이 있고, 허름한 시장통에 도저히 컴퓨터 따위는 없을 것 같은 곳에 ‘인터넷 카페’가 있다.
토고 시내 풍경
국경 너머 가나와 멀리 동쪽으로 이어진 해안선이 내려다보였다. 고층에서 바라온 로메는 붉은 흙과 초록빛 나무가 모자이크처럼 박힌, 허름하지만 정겨운 도시였다.
국경 너머 가나와 멀리 동쪽으로 이어진 해안선이 내려다보였다. 고층에서 바라온 로메는 붉은 흙과 초록빛 나무가 모자이크처럼 박힌, 허름하지만 정겨운 도시였다.
로메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국경을 끼고 있는 수도이다(유럽 식민지였다가 갈라진 탓에 이런 일이 생겼다). 가나와 접한 로메에서부터 동쪽으로 70㎞의 해안선을 따라 기니만이 펼쳐진다. 토고의 공식 국호는 토고공화국(Republique Togolaise).
17세기 이래 서양의 노예상인들이 흑인 노예들과 상아를 실어 날랐던 상아해안, 황금해안을 맞대고 있다.
역사
1884년 부족국가의 국왕이던 음팔라3세가 독일과 신탁통치조약에 서명함으로써 독일의 식민지가 됐다. 1차 대전 중 영국과 프랑스가 토고를 분할 점령했다가 영국령은 가나에 편입되고 1960년 프랑스령 토고는 토고공화국으로 독립했다.
1967년 쿠데타로 집권한 에야데마 냐싱베 전대통령은 올초 숨지기까지 38년간 토고를 지배했다. 그 뒤를 이은 아들 포르 야싱베 현대통령에 이르기까지 토고는 소수부족인 카베야족 정권이 다수파 에베족을 지배하는 정치구조를 갖고 있다.
에베족이 중심이 된 야당들의 반독재 투쟁으로 1990년대 소요가 있기도 했지만 주변 서아프리카국들에 비하면 이 나라는 정치적으로 그런대로 안정을 유지해왔다. 우리가 그동안 토고에 대해 잘 몰랐던 것은 언론에 많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이 지역을 ‘나와바리’로 삼은지 어언 10년째... 그러나 토고에 대해 뭔가를 썼거나, 외신을 읽은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토고에 올 때까지는.
지리와 기후
기근도 없고 내전도 없고 석유도 없어서 외부의 주목을 별로 받지 않았으니, 이것도 축복이라면 축복이다.
로메 바닷가. 다리처럼 보이는 것은 독일이 서방 국가 중 처음으로
토고를 점령통치할 때 만든 항구의 잔재라고 한다. 물론 지금은 쓰지 않는다.
서쪽에 가나, 동쪽에 베냉이 있고 북쪽에는 부르키나 파소가 있다. 위도 6~11도에 걸쳐져 있는 토고는 남저북고(南低北高)의 지형을 갖고 있다.
로메가 있는 남쪽 해안에서 북쪽 국경을 향해 거슬러 올라가면 아크포소, 아케보 평원을 지나 낮은 산지가 펼쳐진다. 여름엔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습기찬 계절풍으로 몬순성 우기가 오고, 겨울엔 사하라에서 불어오는 북동 계절풍 하르마탄이 찾아와 전국을 모래로 뒤덮는다.
로메의 연평균 기온은 22.8℃.
경제
1인당 연 국내총생산(GDP) 1600달러의 빈국이지만 체감 경제는 나쁘지 않다. 로메에서 14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최우영씨는 "서아프리카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아프리카의 스위스'라 불린다"고 귀띔했다.
부유하지는 않지만 니제르 등 아프리카 곳곳을 주기적으로 휩쓰는 기근은 면해왔고, 1970~80년대 집중적으로 개발이 이뤄졌다. 아직도 전체 수출의 절반씩을 인광석과 농산물 분야가 나눠갖고 있는 1차원료 수출국이지만 수출자유공단을 만들어 외국 기업들을 유치하며 산업 발전에 주력하고 있다.
화폐는 프랑스어권 서아프리카 공용화폐인 세파프랑(CFA)을 쓰고 있으며 1세파는 2원 정도다.
사회와 종교
공용어는 프랑스어이지만 실제로는 국민의 3분의2 이상이 부족언어인 에베어를 쓰고 있다. 문맹률이 40%에 이르긴 하나 서아프리카 주변국들에 비해서는 초등교육이 많이 보급돼 있는 편이고, 한국 교민들도 교육 확대에 일조하고 있다.
부족 분포는 에베족이 전체 인구 568만명의 45%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나족, 카베야족 등이 공존하고 있다. 토착부족이 99%이지만 유럽계와 시리아-레바논계 아랍인들이 소수 거주하고 있다. 종교는 부족 종교가 절반 이상이며 카톨릭이 29%, 무슬림이 20%를 차지하고 있다.
728x90
'이런 얘기 저런 얘기 > 여행을 떠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5, 토고] 탐베르마 마을에 갔던 이야기. (0) | 2005.12.27 |
---|---|
[2005, 토고] 냐마지히의 축구소년들 (0) | 2005.12.27 |
[2005, 토고] 토고에 가다 (0) | 2005.12.26 |
[요르단] 바그다드의 책 시장 (0) | 2003.07.22 |
[2000 가을, 홍콩] 그 밖의 것들 (0) | 2000.10.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