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7

월드컵, 알고 보면 더 재밌어요

옛 지배국과 피지배국 ‘운명의 대결’ “식민의 恨도, 굴곡진 역사도 축구와 함께 날린다.” 사람과 공, 사람과 사람이 맞부딪치는 축구는 가장 원초적이고 또한 ‘정치적인’ 스포츠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가 국가대항전을 할 때면 양팀은 ‘포클랜드 전쟁’을 방불케하는 사투를 벌인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누캄프 구장에서는 카탈로니아 독립을 꿈꾸는 이들이 카탈로니아어로 ‘마드리드 중앙권력’에 맞서고, 빌바오의 축구장에선 바스크 독립운동세력이 바스크팀을 응원하며 민족의식을 달군다. 지난해 9월 북아일랜드 대표팀이 잉글랜드 대표팀을 33년만에 꺾자 북아일랜드의 중심도시 벨파스트에서는 반(反)영국 시위대가 거리퍼레이드를 벌였다. 세르비아에서는 민족주의세력이 1990년대 프로축구팀과 연결된 청년들을 동원해 반대세력을 탄압했..

마법의 외투

영국 작가 조앤 롤링의 판타지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에는, 입은 사람을 눈에 보이지 않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외투가 나온다. 마법의 외투, 눈에 보이지 않는 우주선 같은 것들은 판타지 소설이나 공상과학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아이템이다. 미국과 영국의 과학자들이 이런 일을 현실로 가능하게 만들 방법을 찾아냈다고 CNN, BBC방송 등이 25일 보도했다. 런던제국대학 물리학자 존 펜드리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이날자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방법은 `마술'이 아닌 `재료'에 있다. 사람이 사물을 볼 수 있는 것은 빛 때문. 연구팀은 물체의 화학적 성질을 바꾸는 대신 분자 결합방식을 변화시켜 `빛이 피해가게 만드는' 재료를 개발함으로써 `보이지 않게 하는 마법'을 실현할 수 있다고 제안..

인간과 디지털, 그저 '행복한 만남'일까

인간과 기술의 결합. 비유적인 표현으로서의 `결합'이 아니라 실제 인간의 몸과 디지털 기술을 연결시킨, 매트릭스적인 인간의 탄생이 머지 않았다. 의복, 신발, 휴대전화, 이어폰 등을 이용해 인간의 몸 동작을 디지털정보로 바꾸거나, 혹은 디지털정보를 로봇의 동작으로 바꾸는 기술들이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당신의 발걸음도 정보가 된다' 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 나이키의 조깅화가 애플컴퓨터의 아이팟(iPod)과 만났다. 나이키는 최근 개발된 에어줌모이어(Air Zoom Moire) 운동화에 애플사의 미디어재생기 아이팟을 무선으로 연결시킨 `나이키+아이팟 스포츠키트'를 공개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발에는 소형 센서가 장착돼 있어, 운동하는 사람의 정보를 아이팟에 보낸다...

애들이 핸펀 중독증이라고?

휴대전화로 쉴틈없이 수다를 떨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벨소리를 바꾸는 10대들의 `정신없는 행동'은 부모들에겐 골칫거리다. 하지만 전화요금만 들먹이며 아이를 야단치는 대신, 혹시나 이것이 `내 아이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신호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할 것 같다. (더불어, 애들만 머라머라 할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나는 휴대폰 중독증 아닌지도 생각해봐야할 듯... )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4일 어른들에게는 마치 강박증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10대들의 휴대전화 중독증이 아이들의 우울함과 분노 같은 감정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한국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한국 고교생 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분의1은 어떤 방식으로든 하루 90번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그 중 상당수가 `행복하..

[2006, 아프리카] 상아해안

가나... 가나초콜렛은 못 봤다. 암튼 가나의 바닷가. 케이프코스트라는 멋대가리 없는 이름의 철지난 바닷가같은 곳에 갔었다. 백인들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잡아다가 노예로 실어나르던 곳이다. 지금은 유원지처럼 되어있고, 기념품을 파는 노점상이 몇 안되는 관광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과거 유럽인들의 기지였던 성채. 노예해안, 상아해안, 황금해안, 기니만. 말린 플란틴(바나나 비슷한 과일)을 파는 아이들 바다가 보이는 케이프 코스트의 거리

[2006, 아프리카] 가나에서- 사진 모음1

가나, 참 좋았다. 그런대로 서아프리카에서는 안정된 편이고, 많이 개발된 나라는 아니지만 개발이 덜 된 만큼의 시골같은 분위기가 있었다. 나의 준거점인 토고;;에 견주자면 가나는 토고보다 훨씬 잘 살고, 시에라리온은 토고보다 훨씬 못산다(어디인들 이 세상에 시에라리온보다 못 사는 나라가 있겠냐마는). 가나랑 토고는 한 나라였다가 20세기 들어와 갈라진 것이기 때문에 많이 엮여있는데, 토고 사람들이 “가나 갔다왔다”“가나는 훨씬 크다” 말하는 걸 들었더랬다. 가나의 수도 아크라는 제법 번듯한 도시였다. 사람들 인물도 훤하고, 따뜻한 느낌. 아프리카의 꽃들은 정말 화려하다. 이쁘다. 우리동네에서는 꽃들은 납작 엎드려 있고 나무에 붙어있는 것들 중엔 그렇게 화려한게 많지 않은데 아프리카의 꽃들은 화사하다. 그..

[2006, 아프리카] 도마뱀

난 어디만 가면 도마뱀이 보인다. 도마뱀이 날 따라다니나? 설마, 그럴리가... 모래많은 건조지대 도마뱀은 희뿌옇고 움직임이 몹시 빨랐는데 열대의 도마뱀은 화려하고, 크고, 좀 느리다(물론 그래도 나보단 빠르지만). 아프리카 갔다온 뒤에 주변의 모씨가 나더러 '오지 전문'이라고 놀렸다. 그 때문이었을까, 회사에서 낮잠 자다가 악몽을 꿨다. 아마존을 연상케 하는 밀림의 오지(이런 곳엔 가본 일도 없고 가고 싶지도 않은데)에서 무쟈게 고생하는 그런 꿈을... ㅠ.ㅠ 꿈속에서 강물에 빠졌는데 악어가 나타났다. 깨어나서 생각해보니, 꿈속의 악어는 저 도마뱀을 공룡만하게 확대한 형상이었다... -_-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팔 잘린 사람들.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외곽의 주이 마을에는 노르웨이 구호기구의 지원으로 만든 ‘앰퓨티(Amputee) 마을’이 있다. 내전 기간 소년병들에게 팔다리가 잘려나간 이들을 위한 일종의 정착촌이다. 며칠전 국제이주기구(IOM) 직원들과 함께 주이마을을 찾았다. 일자리도 없고 정부로부터 변변한 지원도 받지 못하는 내전 피해자들은 대개 낮동안 프리타운으로 구걸을 하러 나가기 때문에 마을은 한산했다. 뭉툭하게 절단된 팔에 목발을 짚고 다니는 이들이 드문드문 보였다. 절단·전쟁피해자협회(AWWPA)의 알 하지 주수 자카(48) 회장은 갈고리가 달린 의수를 들며 취재진을 맞았다. 1999년 반군이 프리타운을 장악하기 위해 공세를 펼쳤을 당시 그는 은행에서 일하면서 시내에 거주하고 있었다. 반군이 당시 14세였던 딸을..

[2006,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우울했던 여행.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세계에서 가장 끔직하고 참혹한 내전을 겪은 나라. 아프리카 서쪽 대서양에 면한 빈국 시에라리온을 찾아가는 길은 험난했습니다.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출발한 비행기는 라이베리아의 먼로비아에 들렀다가 시에라리온의 수도 프리타운으로 향했습니다. 비행기는 프리타운을 지나 세네갈을 거쳐 종착점인 감비아로 가는 ‘완행비행기’였습니다. 프리타운 공항에 내린 것은 지난 30일. 시에라리온 내 9개 공항 중 유일하게 포장된 활주로가 있는 곳이죠.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려면 육지를 파고들어온 만(灣)을 건너야 하는데 교량이 없어 군 수송기를 개조한 헬리콥터를 타고 시내로 이동했습니다. (이 헬리콥터는 정말이지 '언제 떨어진들 이상할 것 없는' 형상이었는데요. 실제로 제가 이 헬기를 타고 두어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