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기술의 결합. 비유적인 표현으로서의 `결합'이 아니라 실제 인간의 몸과 디지털 기술을 연결시킨, 매트릭스적인 인간의 탄생이 머지 않았다. 의복, 신발, 휴대전화, 이어폰 등을 이용해 인간의 몸 동작을 디지털정보로 바꾸거나, 혹은 디지털정보를 로봇의 동작으로 바꾸는 기술들이 잇달아 선을 보이고 있다.
◆`당신의 발걸음도 정보가 된다'
미국의 스포츠용품회사 나이키의 조깅화가 애플컴퓨터의 아이팟(iPod)과 만났다. 나이키는 최근 개발된 에어줌모이어(Air Zoom Moire) 운동화에 애플사의 미디어재생기 아이팟을 무선으로 연결시킨 `나이키+아이팟 스포츠키트'를 공개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25일 보도했다.
이 신발에는 소형 센서가 장착돼 있어, 운동하는 사람의 정보를 아이팟에 보낸다. 이 운동화를 신은 사람은 달라기를 하면서 아이팟으로 주행 거리와 시간, 보폭과 열량소모 등을 확인하고 운동량을 조절할 수 있다. 나이키는 이 제품을 오는 7월부터 세트당 29달러 가격으로 일반에 판매할 계획이다.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스포츠용품과 아이팟의 엔터테인먼트의 기능을 결합시키는 작업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면서 "아이팟이 일상생활의 필수품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나이키와 애플은 `스포츠키트'가 지금까지 나왔던 유사 제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강조한다. 온/오프 버튼만 누르면 나이키 운동화의 센서가 작동해 아이팟에 정보를 보내는데, 이 정보는 재래식 만보기의 숫자들과는 달리 아이팟에 저장될 뿐 아니라 나이키사의 웹사이트에도 저장된다. 아이팟을 이용해 운동하는 사람이 운동 성과를 높여주는 음악을 다운받아 들을 수도 있다.
독일의 아디다스는 폴라 일렉트로와 협력해 오는 10월 심장박동측정기가 장착된 운동복을 선보일 예정이다. 측정기가 손목시계로 심장의 움직임을 체크해 보내면 운동을 하는 사람이 속도와 거리 등을 조절할 수 있다. 아디다스는 또 `더 아디다스 1'이라는 스포츠화를 개발 중인데, 이 신발에는 컴퓨터 칩이 부착돼있어 뛰는 사람이 마음대로 쿠션을 조절할 수가 있다는 것. 아디다스는 다음달이 이 기능을 가진 농구화를 내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글라스 메이커인 오클리는 선글라스에 디지털 미디어플레이어를 장착한 `썸프(Thump)'라는 상품을 내놨다. 본즈인모션사와 스프린트넥스텔은 아이팟 대신 휴대전화를 이용해 사용자의 운동정보를 확인할 수 있게 한 기기를 개발했다. BiM액티브사는 인공위성 위치결정시스템(GPS)을 이용해 운동량과 관련된 정보를 휴대전화에 보내주는 월 9.99달러짜리 서비스를 선보였다.
◆`당신의 생각이 로봇에게 전달된다'
일본에서는 반대로, 사람의 뇌 속에 들어있는 정보를 로봇의 동작으로 연결시키는 기술이 개발됐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은 25일 국제전기통신기초기술연구소와 혼다가 공동연구를 통해 사람의 뇌파를 인식, 로봇의 동작으로 연결시키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사람의 뇌에 전극을 부착한 뒤 가위바위보 중 하나를 내게 하고, 가위바위보 게임을 하는 동안 뇌 내 혈류의 변화를 자기공명화상(MRI)으로 판독했다. 이 판독내용을 로봇에 입력하고, 로봇이 MRI 화상을 보며 가위바위보를 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로봇은 85%의 확률로 사람과 같은 동작을 해냈다. 사람 뇌의 정보가 로봇의 동작으로 연결되기까지는 약 7초 정도가 걸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혼다와 기술연구소 측은 이 기술을 발전시켜 로봇 동작의 정확성을 높이고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하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이 기술이 진척되면 지체장애인이 생각만으로 의수나 의족, 혹은 보조용 로봇을 움직이게 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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