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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핸펀 중독증이라고?

딸기21 2006. 5. 25.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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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로 쉴틈없이 수다를 떨고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벨소리를 바꾸는 10대들의 `정신없는 행동'은 부모들에겐 골칫거리다. 하지만 전화요금만 들먹이며 아이를 야단치는 대신, 혹시나 이것이 `내 아이의 외로움을 보여주는 신호가 아닌지' 되짚어 봐야할 것 같다. (더불어, 애들만 머라머라 할 것이 아니라 어른인 나는 휴대폰 중독증 아닌지도 생각해봐야할 듯... )

미국 로스앤젤레스(LA)타임스는 24일 어른들에게는 마치 강박증에 빠진 것처럼 보이는 10대들의 휴대전화 중독증이 아이들의 우울함과 분노 같은 감정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 있다는 한국 연구팀의 조사결과를 보도했다. 한국 고교생 5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3분의1은 어떤 방식으로든 하루 90번 이상 휴대전화를 사용하며, 그 중 상당수가 `행복하지 않거나 지루할 때' 휴대전화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휴대전화 사용빈도가 높은 그룹의 학생들은 우울함과 걱정 같은 감정을 하위그룹에 비해 더 많이 느낀 것으로 조사됐다.
이 연구결과는 캐나다 터론토에서 열리고 있는 미 심리학회 연례총회에서 발표됐다. 연구를 이끈 용인정신병원의 하지현 신경정신과장은 "청소년들이 휴대전화를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정신적인 질병이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면서 "그보다는 10대들 특유의 정서 불안이 휴대전화 사용으로 표출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조사대상 청소년들은 주로 남자아이들이었고 평균연령은 15세였는데, 심한 경우 하루 중 깨어있는 시간에는 10분 간격으로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청소년도 있었다. 심각한 휴대전화 중독증을 보이는 청소년의 경우 수시로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보낸 메시지나 전화에 응답이 없을 경우 초조해하는 양상을 보였다고 하 박사는 설명했다.

미국의 8~18세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조사대상자의 40%가 휴대전화를 갖고 있으며, 휴대전화를 소지한 학생들은 하루에 평균 1시간 이상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대학생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는 우울한 심리와 휴대전화 사용량 사이에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노스텍사스대학의 크리스타니 왓슨교수는 “10대들에게 휴대전화는 단순한 통신기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과 접촉하는 수단인 동시에 자기자신을 확장시키는 수단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루트거대학의 제임스 카츠 교수는 “10대들의 주된 관심사는 친구들과 접촉하고, 네 편 내 편을 확인하는 것”이라면서 “지금은 휴대전화가 그런 감정들을 확인하는 수단이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캘리포니아주립대학(UCLA)의 마크 디안토니오 교수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10대들이 대면 접촉이 아닌 문자메시지로 감정을 나눈다면 반드시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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