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일기/ 포정의 소 각뜨기
3. 포정이라는 훌륭한 요리사가 문혜군을 위하여 소를 잡았습니다. 손을 갖다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을 디디고, 무릎을 굽히고, 그 소리는 설컹설컹. 칼 쓰는 대로 설뚝설뚝. 완벽한 음률, 무곡(舞曲) 에 맞춰 춤추는 것 같고, 악장 에 맞춰 율동하는 것 같았습니다. 4. 문혜군이 말했습니다. "참, 훌륭하도다. 기술(術)이 어찌 이런 경지에 이를 수 있을까?" 요리사가 칼을 내려놓고 대답했습니다. "제가 귀히 여기는 것은 道입니다. 기술을 넘어선 것입니다. 제가 처음 소를 잡을 때는 눈에 보이는 것이 온통 소뿐이었습니다. 삼 년이 지나자 통째인 소가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神으로 대할 뿐, 눈으로 보지 않습니다. 감각 기관은 쉬고, 신이 원하는대로 움직입니다. 하늘이 낸 결을 따라 큰 틈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