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출장 좀 길게 다녀와서 정신없던 와중에 한 주가 후딱 지나갔어요.
학부모가 되고 나서 어쩜 이렇게 바쁜지.
그래도 노는 것을 아예 빼놓을 수는 없는지라--
그 주의 주말에는 아이 데리고 지리산에 다녀왔습니다.
지리산 가본 것 처음이었는데요, 산 꼭대기에 올라간 것은 아니고요.
숲길 걷기 여행을 따라갈 기회가 생겨서,
그냥 지리산 둘레만 잠시 걷는 것에 참가를 했어요.
산에 들어가 맑은 공기 마시면서 기분이 정말 많이 좋아졌어요.
좀 있다가 아이 사진을 따로 올리겠지만,
환경재단에서 개조해 만든 '달팽이버스' 타고 갔던 여행이라
우리 꼼꼼이도 너무너무 좋아했고요.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송리, 칠선계곡 벽송사 찾아 올라가는 길.
벽송사는 그리 유명한 절은 아니지만 1520년대에 창건됐다는
제법 역사가 오랜 절이고요.
공사가 한창이어서 좀 어수선하긴 했지만
절 뒷마당을 공들여 가꿔놓아 꽃구경 잘 했어요.
단청 칠하지 않은 처마들도 좋았고...
뒷마당 목련과 돌담
산신각 뒤편의 대숲
이것은 굴뚝인데요, 모양이 이뻐서 찍어봤어요.
좋은 자리 만들어주셨던 국민대 이창현 교수님과도 얘기 나눴는데,
요즘 지은 거라도 저렇게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만든 것은 운치가 있는데
어째서 합성 재료, 인공 산물로 만든 것은 운치가 없고 눈에 걸리는 걸까요?
아마도 우리의 시각과 미학은 수백만년 진화에서 '자연'에 적응해왔기 때문이겠죠.
절간의 플라스틱, 비닐 더미에 적응하려면 백만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려나...
굴뚝 윗부분에 시루를 얹어놓은 것이 재미나고 이뻐서 한장 더.
절에 두기엔 좀 안 어울린다 싶으면서도 꽤 잘 어울렸던 전등.
벽송사에서 바라본 지리산 능선
고즈넉한 이 동네의 자랑거리는 장승들이랍니다.
마을 분들 말로는, 같은 지리산자락 옆동네인 남원은 석장승,
함양은 목장승이 많대요.
제법 장승각까지 갖춘 이것은 절 입구에 있는 것이고요.
이것은 절 올라가는 길목의 장승.
숲길 개통식이 열리는 함양군 마천리 창원마을 가는 길, 산에서 굴러내려온 너덜.
이렇게 벼랑같은 급경사에서 굴러떨어져 쌓인 돌들로 이뤄진 돌밭을
너덜, 또는 흐른바위라 부른다더군요.
창원마을 돌담길. 보송보송한 저 꽃 이름은 뭘까요.
이것은, 당초의 여행 목적지 중 하나였던 실상사.
지리산 실상사 부도에 대해 배운 기억이 나요.
실상사는 정말 좋았는데, 아쉽게도 사진이 잘 나오지를 않았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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