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오호츠크해 자전거 달리기

여기가 바로 오호츠크해. 겨울철 유빙이 흘러내려올 때에 가야 제격이었겠지만 나는 추운 곳에 못 가는 관계로... ㅎㅎㅎ 사진이 영 거시기하네... ;; (역쉬나 펜탁스 K01을 사야했어...?? 퍼퍼퍽) 사로마 호수(석호)의 왓카 원생화원.한쪽 옆(북쪽)에는 오호츠크해, 한쪽에는 석호. 그 사이에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구가 늘어서있다. 그 모래언덕을 메운 풀들 사이를, 2시간 동안 자전거로 달렸다. 풀밭 사이로 새들이 날고, 작은 숲에선 두견새와 뻐꾸기가 울고, 하늘엔 날개길이가 이쪽저쪽 2m는 되는 독수리가 떠돌고. 에조노요로이구사 エゾノヨロイグサ, 웹에서 찾아보니 일본 한자로는 蝦夷鎧草. 학명은 Angelica sachalinensis. 우리말로는... 모르겠네 -_- 케냐 초원에서 보았던 아카시아..

[2012 태국] 카오산 풍경, 그리고 칸짜나부리 관광!

카오산, 태국적이면서 태국적이지 않은 거리 방콕에서의 닷새째 날. 람부뜨리 빌리지 인 호텔에서 '이사'를 했습니다. 길 건너 카오산 복판에 있는 리카 인(RIKKA INN)이라는 곳으로요. 이 동네 가격치고는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모녀 둘이 아침식사 없이 더블룸 1박에 하루 3만원 꼴) 호텔 옥상에 작고 이쁜 수영장 있고, 실내가 비좁아도 있을 것은 다 있는 깔끔편리한 호텔이었죠. 하필이면 가장 더웠던 날... 캐리어 끌고, 10분에 걸쳐 길 건너 카오산을 관통하여 이사를 했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상하지요. 나흘 머문 호텔에서 나와 다시 나흘을 머물 새 호텔로 옮겨간 것 뿐인데도 길 건너 람부뜨리는 마치 이사 떠나온 옛동네 같고, 복작이는 카오산은 새로운 우리동네 같더라는 겁니다. 국내에서는..

애들 잡는 어른들

'어린이' 혹은 '예의 없는 어린이' 얘기만 나오면 인터넷에 난리가 난다. 자주 가던 어느 홈페이지에서는 기혼인지 미혼인지 모를 남녀들이 '지하철에 애 데리고 타가지고는 자리 양보하랍시고 뻗치고 있는 엄마들'을 일제히 소리높여 욕하는 걸 보았다. 지하철에서 우는 얼라들, 식당에서 까부는 얼라들, '애새끼를 그렇게 키운 요즘 젊은 엄마들 왕싸가지' 어쩌구저쩌구... 그들의 주장은 극도로 단순하다. 애들을 싸그리 잡아다 똑바로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획일화 삼청교육대가 따로 없다. 젊은 사람들이나 나이든 사람들이나, 애들 문제만 나오면 손가락질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 게 바로 '애'라는 것이다. 실수하고 예의 못 차리고 떠들고 짓까부는 것이 애들이다. 애들의 문제점이 아니라 애들의 자연스런 행..

디카 새로 장만... 그리고 마크 뉴슨

하이엔드 디카 하나 살까 해서 며칠 전에 대형 가전매장인 '빅카메라'에 갔다. 캐논 G7 후속모델 있으면 하나 살까 했는데... 마음에 딱 드는 게 있었다. 파워샷 G1X 라는 녀석이다.파워샷이 G7에서 G12까지 업그레이드되다가, 최근 이 녀석으로 한단계 뛰어오른 모양이다. '콤팩트 카메라 사상 최고의 화질' 어쩌구 하는 문구가 붙어 있다.딱 내가 원하는, 셔터속도/노출 등이 바디의 다이얼로 조절되는 것. 지칠이 쓰면서부터 매뉴얼 기능에 익숙해져서 오토샷 잘 안 쓰게 된다(무척이나 사랑하던 나의 지칠이는 요니가 들고다니며 장난치더니 줌 나가고 렌즈커버 살짝 찍히고 그러다가 결국 어딘가로 처박혔어여). 그런데 이 녀석은 가격이 6만엔대. 아무리 하이엔드라 해봤자 DSLR도 아니고 '똑딱이'인데 90만원은..

철학의 길과 청명한 산길, 어느 쪽이 좋을까?

저절로 철학자가 될 것만 같은, 고즈넉한 언덕배기 산책로. 청량한 공기에 고사목과 맑은 물, 호수가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산길. 어느 쪽이 더 좋을까요? 5월에 두 곳을 여행했습니다. 아쉽게도 4월의 태국 여행조차 여행기를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터라... 사진으로라도 뭉텅이씩 올려서 함께 감상하면 좋은데, 사실 여행기라는 게... 남의 여행기를 여간해서는 읽게 되지 않잖아요. :) 그래도 며칠 전 보고 온 산길 풍경이 너무 생생해서, 생각난 김에 5월의 여행지 두 곳의 사진을 한장씩 뽑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그랬더니 여러 친구들께서 '좋아요' 눌러주고 댓글도 달아주셨더라고요. 먼저, 이 곳입니다. 이 곳은 교토 히가시야마의 '철학의 길(哲学の道)'입니다. 교토는 가로세로 십자로들이 크..

요니와 함께 한 월요일

요니와 함께 한 월요일...은 사실 말이 안 된다. 왜냐? 우린 계속 함께 있으니까... 홈스쿨링하는 자들의 즐거움이랄까... 하지만 오늘은 요니와 제법 파란만장;;한 하루를 보냈다. (여담이지만 요니와 엄마 사이에 '파란만장'은 유행어 같은 말이다. 라는 음모로 가득찬 막장 고전소설을 요니가 읽은 뒤로 이 말을 애용하고 있기 때문...) 아침에 요니는 수학 문제집도 풀고, 영어로 된 책도 한 권 읽었다. 그리고 엄마와 요니는 점심 먹고 자전거 타고 집을 나섰다. 집 근처 쌈지공원에 가서, 벤치에 앉아 책을 읽으려고. 날씨는 느무 좋았다. 바람이 셌지만 덕분에 세탁기 두 번 돌려 오후에 외출하기 전까지 모두 말려 걷어두었고... 오늘은 온타케산의 늘 가던 카페 대신 좀 다른 분위기를 즐기고 싶었던 것이었..

[2012 태국] 방콕의 스님들이 사는 곳

방콕 여행 네째 날. 아침에 모처럼 일찍부터 움직여보자 해서, 60바트 내고 뚝뚝이 타고 카오산에서 조금 북쪽으로 올라가 대리석 사원에 갔습니다. 원래 이름은 왓 벤짜마보핏(Wat Benchamabophit)인데 대충 '대리석 사원(Marble Temple)'이라고 부릅니다. 1899년 출라롱꼰 왕 시절에 이탈리아 대리석을 수입해서 만들었다고 합니다. 바로 근처에 두싯(Dusit) 왕궁과 거기 딸린 전시관, 두싯 동물원 등이 몰려 있어요.... 음... '몰려'있다고 하기엔 드넓은 지역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이 대리석 사원은 두싯 왕궁 짓고 나서 거기 사는 왕실 일가를 위해 신축된 것이니, 큰 범주로 봐서 하나의 구역이라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대리석 사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외부를 온통 대리석으로 마..

일본 채소 고야

일본에서 늘 궁금했던 것, 고야.원래 오키나와 지역에서 많이 먹던 채소라고 한다. 애호박 크기에 도깨비방망이처럼 우툴두툴한 독특한 모양 때문에 궁금하면서도 선뜻 손을 대기가 어려웠다. 그러다가 며칠전 용기를 내어 하나를 샀다. 그리고 나서도 다시 머뭇거리다가, 마침내 어제 요리;;를 했다. 먼저 사진부터. 오키나와 미군기지 주변에서, 마치 우리나라의 부대찌개처럼 깡통 음식(햄 종류)들과 두부와 계란과 숙주 등등을 볶아서 먹는 '고야 찬푸루'라는 음식이 생겨났다고 하는데, 나는 그냥 새우와 함께 볶았다. 아지님 말로는 일본 사람들은 주로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먹는다고 하는데, 고야 찬푸루의 출생을 보면 오키나와 섬이라는 특성상 돼지고기보다는 두부, 계란과 함께 볶는 게 원조인 것 같다. 나는 새우볶음에 고야..

[2012 태국] 그랜드 팰리스 '이보다 화려할 수는 없다'

평소 싼티, B급, 삼류 취향이기는 했지만 저도 제가 이렇게 화려한 걸 좋아하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방콕 도착한 첫날 싸롱을 안 가져가 1차 시도에 실패하고 사흘째 날 마침내 들어갈 수 있었던 그랜드 팰리스!!! 그런데 싸롱을 챙겨넣은 요니 가방을 또 다시 안 들고 제 가방만 들고간 탓에, 비싼 뚝뚝 타고 궁전 앞까지 갔다가 2차 시도에마저 실패하고 다시 호텔로 터덜터덜 걸어가... 그러면서 더위에 지쳐;; 점심 때에야 다시 나와서 무려 3차 시도 끝에 들어갔습니다. 젠장.. 입장료가 1인당 400바트, 요즘 환율로 계산하면 1만6000원 정도. 그런데 초등학생도 성인 요금 받더이다... 태국에서는 초등학생이냐 중학생이냐가 아니라 키가 120cm 넘느냐가 기준이더군요. 롤러코스터도 아니고... 공식 ..

[2012 태국] 나무와 하나가 된 부처님

아유타야에서는 이 사원, 저 사원을 돌아다니며 유적 구경을 했습니다. 그 중에는 폐허가 되어 간신히 형태만 남은 것도 있고, 지금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화려한 부처님 집도 있었습니다. 먼저, 화려한 쪽부터. 물론 아유타야에서 화려하다 해봤자 방콕의 그랜드 팰리스를 비롯한 금칠 쳐바른(부처님 죄송;;) 사원들처럼 번쩍거리지야 않지요. 하지만 왓 야이 짜이몽콘(Wat Yai Chaimongkon)은 아유타야의 세계문화유산 사원들 중에서 눈에 띄게 화려하고 큰 축에 속한답니다. 부처님들에게 노란 옷을 입혀놨어요. 동남아 소승불교 스님들이 흔히들 입고 다니는 옷 색깔이죠. 사프란 색이라 하나요. (여담이지만, 이태원 할랄 가게 아저씨한테 들은 바로는 사프란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향신료라고 해요) 저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