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34

모리엔테스!

푸하하 방금전 휴게실에 들어갔더니 레알마드리드-라요바예카노 경기가 후반 30여분째로 접어들고 있었다. 젠장 다 끝나가네... 마드리드가 홈경기에서 빵대 1로 지고 있네... 라고 생각하면서 봤는데 이길뻔한 찬스에 피구가 웬 헛발질. 캐스터 왈, "라울, 호나우두에 이어 피구까지 델보스케를 실망시키고 있군요" 그러던 어느날...이 아니고 후반 39분에 호나우두 빠지고 모리가 교체투입됐다. 순간 딸기의 마음을 스치고 지나간 한줄기 스산한 바람. '에구 불쌍한 모리, 기껏 후반 5분 남기고 교체투입되는 신세라니... 역시 모리를 사와야 해!' 그런데 모리가 들어온지 1분만에 골! 아자, 동점이다... 그리고 포르티요(아이 귀여워)가 역전골. 어디셔널 타임에 모리가 또 골을 넣었다! 피구 어시스트, 모리의 환상..

어린 왕자

# 생텍쥐페리, 사막의 도시 친구는 당신을 위해 있는 존재이다. 타인에게는 열어주지 않는 문을 당신에게만 열어주는 사람이다. # 어린 왕자 "내려와서 나랑 같이 놀자" 어린 왕자가 여우에게 말했다. "난 지금 너무 슬퍼......" "난 너와 같이 놀 수 없어." 여우가 말했다. "아직 길들여지지 않았거든." "아, 미안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그렇지만 잠시 생각에 잠겨 있던 어린 왕자가 다시 물었다. "길들여지는 것이 어떤 건데?" "너는 여기 아이가 아니구나." 여우가 말했다. "무엇을 찾고 있지?" "난 사람들을 찾고 있어." 어린 왕자가 말했다. "길들여진다는 게 뭘까?" "그건 이미 새카맣게 잊혀진 말 중의 하나야." 여우가 말했다. "그 말은 '서로 익숙해진다' 라는 뜻이지." "익숙해진다..

평화의 근원적 의미를 생각한다 - 이반 일리치

내가 오늘 말하도록 초대받은 주제는 현대영어의 쓰임새로는 붙잡기 어려운 것입니다. 오늘날 핵심적인 영어단어 속에는 폭력이 숨겨져 있습니다. 존 F. 케네디는 빈곤에 대한 '전쟁'을 선포할 수 있었고, 지금 평화주의자들은 평화를 위한 '전략'(전쟁 계획)을 짜고 있습니다. 이처럼 공격성을 내포한 언어를 가지고 나는 여러분에게 평화의 진정한 의미를 복원하는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지 않으면 안됩니다. 오늘 내가 말하는 모든 낱말 하나하나는 평화를 말로 드러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나 자신에게 상기시켜주게 될 것입니다. 내게는 한 인간사회가 누리는 평화는 그 사회구성원들이 향유하는 시(詩)만큼 개성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평화의 의미를 번역한다는 것은 시를 번역하는 것만큼이나 힘든 일인 것입니..

불량감자 다 나와!

"이제는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 대신 '프리덤 프라이(freedom fries)'로 불러 주세요" 이라크 공격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둘러싼 미국과 프랑스의 대립이 몇달째 계속되고 있죠. 기어이 감정 싸움으로까지 가고 있는 추세입니다. 국가간에 벌어지는 일들이, 어린애들 싸우는 것처럼 유치하게 보일 때도 많습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프랑스를 가리켜서 '늙은 유럽'이라고 지칭해서 프랑스의 반발을 샀는가 하면 20일에는 미국 편에 서 있는 영국의 언론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을 벌레로 묘사한 기사를 실어 말썽을 빚었습니다. 며칠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외무장관 회의에서는 '늙은 유럽'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답니다. 프랑스 외무장관이 ″늙은 유럽에서 온 사람이 한..

어제 인터-바르샤 경기

으으으으으...으아아아아아! 어제도 12시부터 텔렉스실에 숨어들어가, 담요 덮고 몹시도 방만한 자세로 앉아서 테레비에 눈알 두개를 고정시켰습니다(갑자기 회색눈깔분자 와나캣이 떠오름). 그런데...혹시들, 어제 이 경기 보셨어요? 혹시 이 글 읽으시는 분들 중에 바르샤 편 있으신가요? 그런 분은, 조용히, 모니커 꼭대기 오른쪽의 가위표를 누르시기 바랍니다. 저는 당근 인터 편이죠. 그럼 그럼, 앞으로 바티가 뛰게 될 팀인데... 글구 제가 좋아하는 '인간성 좋은 떡대' 비에리가 있는 팀 아니겠습니까. 어제도 다시 한번 확인했지만, 비에리 몸매는 진짜 죽이더군요(라고 쓰면 또 어느분이 Q&A에 항의하실지도 모르겠네여). 가만 보니 얼굴도 잘 생긴 편이라는 생각이...솔~솔~ 그 멍청하고 게으르고 비겁하고 맘..

이번주 중계표-미치겠구나야

17(월) 20:00 베티스-소시에다드(SS.) 22:30 발렌시아-말라가(M.ESPN.) 18(화) 19:00 바르셀로나-에스파뇰(SS.) 19(수) 12:00 바르샤-인터밀란(M.ESPN.) 20(목) 11:00 발렌시아-말라가(SS.재) 12:00 챔 16강 레알마드리드-도르트문트(M.ESPN.) 22:30 챔 16강 아스날-아약스(M.ESPN.) 21(금) 22:30 챔 16강 맨유-유벤투스(M.ESPN.) 22(토) 12:30 챔 16강 아스날-아약스(M.ESPN. 재) 16:00 챔 16강 맨유-유벤투스(M.ESPN. 재) 오늘경기 내일경기 다 본다 치고. 수욜 바르샤-인터 경기는 또 식음전폐하고 텔렉스실에 짱박혀 봐야겠고(이거 2라운드 새로 시작한 경기 맞지? 바티가 인터로 갔는데 이 경기 ..

지구방위대-베티스 경기 관람기

으흐흐흐.... 오늘 오전 11시부터, 텔렉스실에 담요 싸안고 앉아서 점심도 걸르고 앞서 얘기했던 지구방위대-레알베티스 경기를 봤다. 진짜 재밌었다. 어차피 전력이야 마드리드가 앞서는 것이고- 우리 호아킨네 팀이 불쌍하긴 하지만 어쩌랴. 승부의 세계는 냉혹하면서도 우스운 것을. 전반에는 베티스가 조금 우세해보였다. 사실 베티스도, 그 정도면 잘 하는 팀 아니냐고. 바르셀로나 떨궈져나간 프리메라 리가에서 5위를 계속 지키고 있고, 귀염둥이 호아킨을 비롯해 브라질 최고의 테크니션(상대팀 선수 입장에서 보면 때려주고 싶다는), 아순상도 가끔씩 프리킥 잘 차고... 전반 초반에 누구였더라...누군가의 슛이 골대맞고 나가는 불운이 있었고, 또 카피의 황금같은 슛을 카시야스(꺄아~)가 정말 선방한 것도 있었다. 어..

고양이를 부탁해

이 영화에 대해 사전지식이라고는, 스무살 여자애들 (난 얘들보다 나이가 10살 씩이나 많으니까 이렇게 말해도 되겠지^^)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라는 정도였다. 그러니까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신문에 실리는 영화평이 꽤나 감동적이었던 것으로 봐서 (영화를 안 보는 나이지만, 정말 칭찬인지 아니면 '홍보용 문구'인지 정도는 구분할 줄 안다) 제법 기대를 해도 될만한 영화같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간만에 보는 수작이었다 (딸기가 보는 눈은 별로 없지만 워낙 영화 안 좋아하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칭찬하는 걸 보면 대단히 감동받았음에 틀림없다고...). 영화 줄거리 소개할 생각은 없고, 실상 또 '줄거리'라 할만한 것이 없기도 하다. 스무살 여자애들 다섯명이 나오는데, 대한민국에서 스무살이란..

지구방위대가 베티스를...

어제 밤 딸기가 오락하고 있는데 테레비(스포츠뉴스) 보던 아지님이. "야, 피구가 한 골 넣었다" 몇초 뒤, "야 지단이 한골 넣었다" "야 라울도 한골 넣었다" "야 호나우두도 한골 넣었다" 듣고 있던 딸기, 테레비 화면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쉬펄쉬펄... "피구 지단 라울 호나우두가 다 한골씩 넣어버리면... 상대팀은 대체 어쩌란 말이얏!" 왜냐면, 그 상대팀은 귀염둥이 호아킨이 뛰고 있는 베티스였기 때문...으으으...지구방위대, 니들 잘 하는 것도 좋은데 네 골 씩이나 넣어버리면 어쩌냐구. 오늘 혹은 내일이라도 그 경기 중계 해주겠지? 그거 중계 안 해주면 스타스포츠랑 MBC ESPN 폭파해버릴꺼야.

무간도, 그리고 여전한 유덕화

어젯밤 영화 시사회에 갔다. 11시까지,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늦도록(올뺌족들한테는 우스운 시간이겠지만) 영화를 봤다. 가기 전에, 우리(나와 아지님)를 데려가준 후배가 걱정을 했다. 야심한 시각에 영화보자구 끌고가는데 재미 없으면 그 원성을 어떻게 듣냐고, 그냥 스카라극장 오랜만에 가본다는 걸로 의미를 찾으라고(어떻게 그런 것이 '의미'가 될는지는 모르겠지만) 했었다. 영화보는 동안 내내 숨 죽이고, 가슴 졸이고 있었다. 팜플렛에 신감각 느와르(느와르 누보?)라고 돼 있었는데, 사실 나는 '옛날 느와르'도 별로 보지 않았다. 얼마전 TV에서 해주는 거 얼핏 보긴 했지만, 역시나 그것이 유행했을 당시의 감성으로 전달되지는 않았다. 고교 시절에 그토록 유행했음에도 불구하고--영웅본색, 천녀유혼 둘 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