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 1140

오징어의 비밀

오늘 외신에 이런 것이 떴습니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특파원 = 문어 다리에 자체 사고기능이 있다는 새로운연구결과가 나왔다고 BBC 방송이 6일 보도했다. BBC는 이스라엘 히브루 대학과 와이즈만 과학연구소 공동 연구팀은 과학저널 사이언스 최근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문어 다리가 자체 지능을 갖고 있어 움직임을 자율적으로 통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문어 다리를 뇌와 분리시킨 뒤 다리에 전기펄스를 보내 자극한 결과, 살아있는 문어와 똑같은 유연한 다리의 움직임을 보였다면서 이는 문어의 다리가 뇌로부터는 다리의 움직임 자체에 대한 명령만을 하달받을 뿐, 뻗고 구부리는 등의 구체적인 움직임은 다리가 스스로 통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빈야민 호흐너 박사 등 연구팀은 "문어 다리..

에리히 케스트너, <사실적 로망스>

그들은 8년이나 서로 알고 지내더니 (그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갑자기 사랑이 사라져 버렸다네. 마치 다른 사람들에게서 지팡이나 모자가 사라지듯이. 그들은 슬펐으나 쾌할한 척 했다네 아무렇지도 않은 듯 키스도 해보았으나 서로를 쳐다보고 어쩔 줄을 몰랐다네. 마침내 그녀는 울고 그 남자는 우두커니 서 있었네. 창가에서는 지나가는 배에 손을 흔들 수 있었네. 벌써 네시 십오분이라고 남자가 말했네. 어디선가 커피 마실 시간이 된 것이라네. 바로 옆에서는 어떤 사람이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었네. 그들은 동네에서 제일 작은 카페로 들어가 잔 속의 커피를 젓고 있었다네. 저녁시간이 다 되도록 그들은 거기 앉아 있었네 혼자 뿐인 그들은 말이 없었네. 그들은 도무지 아무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네...

집을 열어두고

집을 열어두고 살고 있다. 앞으로도 그러고 싶다. 마고가 자기 홈에다가, "딸기언니가 없어도 홍제동 문은 열려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 그건 바라던 바다(가 아니고 실은 아무 생각 없음). 암튼 집에 문이 달린 것은 드나들라고 달린 게 아니겠느냐고. 모든 문은 드나들어야 문이다. 집이 무슨 '비밀의 화원'도 아닌데 잠가둘 필요는 없지. 아무리 울집에 금송아지 물방울다이아가 쌓여있기로소니, 비밀 금고에 깊숙이 묻어둔 이상 마고 아니라 마고할미라도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누가 와서 훔쳐가겠느냐고. 그러니 집은 그냥 열어두는 것이다. 집을 쉽게 열어준다는 점에서, 난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어렸을 때야 뭐 마당 있고 대문 있었지만 쪼마난 동네에서 다들 그렇게 지냈었다. 조금 자라서는 아버지가 큰 집을 지어서 ..

반지제왕 감상기

드뎌 반지제왕을 봤다. 무려 3시간... 아주 약간 졸았던데다가, 1편과 2편의 줄거리를 거의 까먹어서 -_- 언제 한번 3편 모아모아 다시 봐야할 듯. 아무튼 어제 본 '왕의 귀환'이 제일 재밌었다. 기술적인 면에서 대단히 훌륭하며 가히 '스펙터클'이라 할 장면들이 많았고, 또 감동적인(눈물 찔끔) 장면도 여럿 있었다. 나는 프로도는 맨날 울상짓고 있어서 별로인데, 메리와 피핀이 헤어지는 장면이 가장 슬펐다. ㅠ.ㅠ 불쌍한 꼬맹이들.... 나중에 피핀이 전쟁터에 쓰러져있는 메리를 찾았는데, 그 쪼끄만 놈을 그 넓은 벌판에서 어떻게 찾았는지 신기하다. 나즈굴 대왕을 보면서 울동네 사람들 코스프레 모습이 떠올랐다. 왜들 가면을 안 만들었을까? 이제보니 가면이 젤 멋있던데... 그런데 나즈굴의 핵심인 용이 ..

나름대로 감사의 말씀

어느 분인가, 꿈속에서 딱 하루동안 익게가 실게로 되는 일이 생겼다고. 그렇게 쓰셨더군요. 실은, 그렇게 할수도 있습니다. 아주 쉬운 일입니다. 갑자기 장난기가 발동하려고 하더군요. 딱 1시간 동안만 실게로 만들어버려? 그렇게는 하지 않을 거예요, 물론. 익게에 뭔가 비밀스런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이 아니라는건 다들 아시잖아요. 어느 분이 글을 쓰시면 서로 누가썼다 막 추측하고 그러지요. 우리는 아무래도 서로 너무 잘 아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저 역시-- 똑별난 내용은 아닙니다만, 주책 떤 부분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익게로 남아있는 편이 좋거든요. ^^ 지난 1년간, 너무 즐겁게 지냈습니다. 많은 분들이 함께 즐거워해주셨고, 많은 분들이 저하고 놀아주셨지요 ^^ 저는 붙임성이 없는 편은 아니지만 친구가 ..

남극에 전화했다

살다보니... 남극에 전화할 일도 있구나. 남극 취재 가고싶다. 추운 건 싫지만... 조난을 당했다가 구조된 남극 세종과학기지 대원 7명은 건강상태가 아주 양호한 편이며, 숨진 전재규씨의 시신은 10일 곧바로 서울로 향할 예정이라고 세종과학기지측이 밝혔다. 세종기지 통신 담당 이형근 대원은 9일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칠레 연구기지에 있는 2차 구조자 3명도 곧 세종기지로 복귀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조된 7명은 어디에 있나 "8일 오전 1차로 구조된 정웅식, 김홍귀, 진준, 황규현 대원은 현재 세종기지에 돌아와서 회복중에 있다. 오후에 구조된 강천윤 부대장과 김정한, 최남열 대원은 칠레 공군 헬기로 이송돼 칠레기지에 머물고 있는데 내일 기지로 복귀할 계획이다" -구조된 이들의 건강은 어떤가. "모두 양호..

카우보이 비밥.

밤만 되면 마루에 상 펴고 앉아 손으로는 퍼즐을 풀면서, 귀로는 투니버스에 몰두하던 시절이 있었다. 주 메뉴는... 워낙 여러가지였기 때문에 다 생각나지는 않지만, 정해진 시간이면 '시티헌터'가 나왔었다. '우수한'과 '사우리'라는 놀라운 이름(어쩜 저렇게 멋지게 한국화된 -_-)의 콤비가 나오는 시티헌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것이 끝나면 항상 카우보이비밥이 흘러나왔었다. 내가 자발적으로 시청을 했던 것이 아니기 때문에 '흘러나왔다'라는 표현이 정확하다. 멋모르고 틀어놨던 테레비에서 흘러흘러나온 비밥. 첫 느낌은? 어땠는지, 표현하기 힘들 때에, 주변의 누군가가 아주아주 정확하게도 '불쾌하다'는 표현을 썼었다. "난 카우보이 비밥을 보면 불쾌해져". 비밥이 불쾌한 이유는, 아름답지 않기 때문이다..

문제의 문제.

수능 문제에 정답이 두개라고, 온나라가 난리가 났다. 엊그제 '문제의 문제'를 봤는데, 이번에 시험 쳤다면 아무래도 나는 대학 떨어졌겠다. 난 그 문제의 답이 뭔지 모르겠다. 이것저것 다 답인 것 같기도 하고, 다 아닌 것 같기도 하다. 백석의 연인이었던 기생 할머니가 쓴 책을 오래전에 읽은 적 있는데, 책 제목은 '내사랑 백석'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야'라는 할머니가 회고하는 백석과의 연애기. 할머니의 소탈하면서도 옛스런 문체가 아주 좋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하기도 했었다. 백석의 시가 몇편 들어있었는데 역시 맘에 들었다. 나중에 찔끔찔끔 백석의 시 몇편을 읽고, 참 좋구나, 그렇게 생각했다. 나한테 백석은, '뒤늦게 알려진 좋은 시인'인데, 아마도 울나라 사람 수백만명에게 백석은 '골치아픈 인..

내가 좋아하는 '신기한 공동체 영화'

이런 영화가 재미있다! 라고 테마별로 선정한다 하면 저는, '신기한 공동체 영화'라는 테마를 선정해보고 싶어요. 사실 꼽기는 좀 어렵지만... 왜냐면 제가 본 영화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하지만 이런 종류 영화가 제일 좋거든요. 꼭 이게 주제가 아니더라도. 음, 설명하기가 좀 힘들지만, 사실은 쉬운 건데요, 약한 자들끼리 혹은 사회에서 뭔가 뽀다구 안 나는 / 못 나는 자들끼리 명랑따뜻한 공동체를 만드는 거예요. '가족'의 이름이건 '연인'의 이름이건, '어지러운 것들의 화해'라 해도 되겠고요. 1. 안토니아스 라인 내가 본 가장 훌륭한 영화! 중의 하나였습니다. 두 말이 필요없는. 처음엔 여성영화인 줄 알았습니다. 여성문화예술기획 주최, 동숭아트센터에서 상영했었거든요. 뒤에 비됴로 한번 더 봤지요. 재기..

제목이 웃기게 번역된 '참을 수 없는 사랑'

코언형제의 영화라고... 푸른 여우님이 그러셨다. 근데 감독 이름 보고 영화보러 간 건 아니고(사실은 그 감독 형제 잘 알지도 못함). 지난번에 푸른여우님이랑 스캔들 보러갔을 때 예고편 해주는데, 어떤 느끼하고 잘생긴 남자랑 느끼하고 이쁜 여자가 화면에 나오는 것이 아닌가? 우와, 느끼하다. 내가 좋아하는 타입이네! 했더니, 그 남녀가 바로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제타 존스라는 것이었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지만 그들이 나오는 영화를 본적이 한번도 없어서리... ^^ 그래서 느끼남녀를 보기 위해서, '참을수 없는 잔인함(Intolerable Cruelty 맞나 -_- )'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보리라, 하고 마음먹었다. 드뎌 어제야 볼 기회를 가졌는데. '제목유감'은 굳이 말로 안 해도 되겠지. 목적이 목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