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네 다락방

이 분을 아시는가. 이름하여 오카피

딸기21 2004. 10. 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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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을 아시는가. 이름하여 오.카.피.


역시, 우에노 동물원에서 처음 뵌 분이시다. 나는 이 분에 대해서는, <동물의 왕국>에서도, <지구는 신비의 세계>에서도, 단 한 번도 본 일이 없다. 이름표에는 ‘오카피’라고 쓰여 있었다. 일본어로... 


이 분의 이름을 듣고 가시오가피라든가, 오가피酒 같은 것을 떠올리는 분이 제발 안 계셨으면... 하고 바라는 바입니다. 왜냐? 귀한 분이니깐... 




자, 이제 프로필을 봅시다. 


소목 기린과의 동물. 


어깨높이 1.6m, 꼬리길이 40㎝, 몸무게 200㎏. 수컷에만 1쌍의 털이 나 있는 뿔이 있다. 

목이 약간 길고 몸 뒤쪽이 낮으며 꼬리에는 송이모양 털이 있는 기린과 비슷한 점이 많으나, 몸털이 짧고 몸색은 다갈색에서 흑갈색이며, 엉덩이부분과 4다리에 흰줄무늬가 있어 발견 당시에는 말의 무리라고 오인되었다. 


단독 또는 1쌍으로 열대우림의 깊숙한 곳에서 생활하며, 나뭇잎·열매·나무순 등을 먹는다. 청각이 매우 발달하여 원주민조차 그 모습을 보기 어렵다고 한다. 


임신기간은 약 14개월이며, 한배에 1마리의 새끼를 낳는다. 갓 태어난 새끼는 몸무게 약 15㎏이고 어깨높이 80㎝이며, 곧 일어서고, 6∼12시간 후부터 젖을 빨기 시작한다. 사육하면 번식이 어렵다고 하나 1957년 파리동물원에서 처음으로 성공하였고, 현재는 스위스의 바젤, 벨기에의 앙베르, 영국의 브리스틀 등 각국의 동물원에서 사육하고 있다. 기린과 공통의 조상 팔라이오트라구스류 Palaeotraginae에서 진화한 것으로, 1속 1종이다. 기린과 달리 조상의 형태가 많이 남아 있다. 습한 열대우림에서 서식하며, 아프리카의 콩고지방에 분포한다. 


과연... 신비스럽지 아니한가!



사진 2pat.wordpress.com



고대의 원형질을 간직한 동물...들에 대해서, 현세의 인간들은 모종의 동경과 호기심과, 이른바 ‘로망’을 갖고 있다. 그런 점에서 상당히 패셔너블(이런 때 쓰는 말이 맞나)한 것이 바로 이 오카피라는 족속이다. 모가지가 길어서 슬픈 짐승을 물었더니 기린이라 답했다던 어떤 연예인이 생각나려고 한다.


나는 처음 봤을 때부터 기린과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기린 옆에 오카피 두 분이 계셨걸랑. 기린하고 말하고 얼룩말을 섞어놓은 것 같은데 잘 보면 그 중 어느 쪽도 아니니, 이분은 ‘삼불상’이다. (여담이지만, 곧 사불상 동호회 뜰 예정이니까 가입희망자들은 줄 서시길).


1속 1종이라니, 진화론자들의 시각으로 보자면-- 진화의 전쟁에서 실패한 족속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스꽝스런 ‘계통수’를 머릿 속에 그려놓고 보자면, 얼마나 순정파인가. 오카피님들, 앞으로도 영원무궁토록 안녕하시길. 더불어, 콩고의 늪지대에서 도쿄 한복판까지 팔려나와 구경거리로 나뭇잎을 뜯어야 하는 처지가 되어버린 두 분도, Survival in the cage에 성공하시길. 신세 처량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교미하네 안 하네 하는 것까지 미디어의 관심거리가 되어버린 판다들보다는 댁들의 형편이 조금은 낫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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