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167

자연 그대로에 가장 가까운 곳, 카미코치

5월 25일부터 2박3일 동안 나가노(長野)현 카미코치(上高地) 여행. 25일 금요일, 신주쿠에서 세 식구 만나 라면으로 저녁을 때우고, 기차를 타고 나가노현 마츠모토(松本)로. 마츠모토는 장수국가 일본에서도 장수촌으로 유명하다고 하네요. 나가노현의 산지들 시작되는 초입에 있어 날씨가 도쿄보다는 청량하더군요. 북알프스 들어가는 공기좋은 곳... ▶ 마츠모토 홈페이지 (한글로 돼 있어요) ▶ 카미코치 홈페이지 (일본어) ▶ [위키피디아] 카미코치 (영어) 한밤중에 도착해 택시를 타고 세이후소(靜風莊) 여관으로 갔습니다. 유스호스텔이 아닌 B&B 여관이지만 일본에선 보기 드물게;; 글로벌화된 여관이더이다. 게스트하우스처럼 간단하게 조리를 해먹을 수 있는 시설도 있고, 안마당도 있었습니다. 주인 아주머니와 스..

[5월의 교토] 은각사와 철학의 길

토지(東寺)를 나와 교토 수족관에 갔습니다. 동물원이든 수족관이든 가리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동물이 있는 곳이라면 다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또 좀 쉬고 싶었습니다. 에... 물론 수족관은 열심히! 구경해야 하는 곳이고 꽤나 발품팔아야 하기 때문에 쉬기에 적당하지는 않지만, 절 구경만 계속 하다보니 기분전환 삼아 들어가고 싶더라고요. (여담이지만 일본은 섬나라여서 그런지 수족관이 정말 많습니다. 오사카의 '카이유칸'이라는 절대적인 수족관이 아니더라도, 도쿄에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우리 동네에서 가까운 시나가와에만 두어곳 되는 것 같더군요. 카사이린카이, 요코하마 등등) 전날 아주 좋았던 기온, 고조자카, 니넨자카 쪽에 다시 갔는데 이 날은 5월 7일 월요일. 골든위크가 끝났다 하지만 생각보다 느무나도 썰렁..

[5월의 교토] 교토의 볼거리는 언덕길에

교토 여행 둘째 날... 유스호스텔에서 아침을 먹고(값이 그리 싸지는 않지만 식사가 제법 좋아요) 교토 고쇼(京都御所. 옛날 천황이 살았다는 곳)에 갔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그러지 않아도 비 오고 우중충한데 폐관일이더군요... 고쇼 옆에 있는 교엔(御苑. 황실 정원)에서 산보만 했는데 거기도 제법 좋았습니다. 그러고 나서는 기온(祇園)으로 옮겨갔지요. 게이샤로 유명한 기온, 아무래도 교토 관광에서 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곳은 기온 거리와 그 동쪽 언덕길, 키요미즈데라(清水寺)로 가는 골목들이 아닐까 싶어요. 기온 거리를 거닐 때만 해도 흐리던 날씨가, 오후가 되면서 어느새 화창해졌습니다. 기온에서 동쪽 언덕길로 조금만 움직이면 켄닌지(建仁寺)라는 절이 있습니다. 여기도 임제종의 주요 사찰 중 ..

[5월의 교토] 교토 여행 첫날엔, 아라시야마

시간이 많이 지나갔네요. 5월에 교토(京都)에 갔습니다. (여행기 참 빨리도 올리네요... 여행 사진들을 이제야 정리하느라고;;) 가마쿠라, 닛코, 하코네 모두모두 좋아합니다만, 도쿄와 가마쿠라와 닛코와 하코네를 합쳐도 교토 한 곳만 못하지요! 일본에서는 역시 교토! 교토 여행 중에 들렀던 한 절에는 '얏바리 아미타(역시 아미타불)'라는 구호가 쓰여있어 살짝 웃었습니다만, 일본에선 얏바리 쿄오토오! 도쿄 시나가와에서 출발, 신칸센 타고 교토 역에 도착한 것은 5월 4일. 어린이날을 낀 골든위크가 시작되던 금요일이라서 붐빌 것으로 예상했습니다만 역시나... 우리 가족이 좋아하는 유스호스텔을 잡지 못해 교토역 앞 허름한 여관에서 하룻밤 묵었습니다. 그리고 본격 교토나들이는 5일부터. 교토의 서쪽을 둘러싼 아..

[5월의 교토] 파란 교토

파란 나라도 아니고 파란 교토라니. 그런데 5월에 찾아간 교토는 정말로 파란 빛이 눈부셨다. 교토의 서쪽, 아라시야마 근처에 있는 유명한 텐류지(天龍寺). 교토에 가는 사람은 대개들 들러볼만한 곳이니 설명은 패스. 그 주변에 아라덴이라는 작고 귀여운 전철도 있고(개찰구가 따로 없고 아이처럼 앳된 차장이 두칸짜리 전철 가운데에서 손 내밀고 표받아 깜놀) 이런 대숲도 있다. 숲의 이름은 치쿠린, 글자 그대로 竹林이다. 혹시 우리나라엔 이런 죽림 없을까. 담양 죽녹원이 이쁘다던데 못 가봤다. 한국에 돌아가면 꼭 들러보리라. 인터넷 검색해보니 경남 사천에 죽림역, 전북 완주군에 죽림온천역이 있는데 폐쇄됐거나 쓰지 않는다네... 일본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은 '자연'이다. 이렇게 말하면 일본 사람들은 어쩌면 놀랄지..

[2012 태국] 방콕을 흐르는 짜오쁘라야 운하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 아침 8시에 일어나서 우아하게 책을 읽다가~ 요니 깨워서 수영 한번 해주고, 11시 30분에 체크아웃. 호텔에 100바트 내고 짐을 맡겨둔 뒤 짜오쁘라야 운하 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뚝뚝 타고 가는 게 편하긴 하지만 천천히 걸으면 마지막으로 구경도 할 겸, 그리고 뚝뚝이 바가지에 시달리는 것 피할 겸. 무려 2시간 동안이나 배를 타고 거대한 짜오쁘라야 강(운하라고 하는데 정말 큰 강입니다)을 노닐었습니다. 배 타는 비용이 1인당 15바트인데 왕복으로 둘이 탔으니 총 60바트. 강을 따라 내려가는 동안 소나기가 퍼부었고, 내릴 곳을 놓쳐서 본의 아니게 오랫동안 유람을 하게 됐지요. 알고 보니 강을 아래위로 오가는 큰 배가 있고, 우리의 목적지였던 부두 건너편 왓 아룬(Wat Aru..

[2012 태국] 방콕의 누워 계신 부처님

방콕에서의 여덟째 날, 골든 마운트에서 땀 한번 흘려주고... 조금 걸어서 로하 쁘라삿(Loha Prasat)으로 향했습니다. 그런 건물이 거기 있다는 걸 알고 간 것은 아니고 ㅎㅎ 그저 근처에 큰 사원 있는 것을 지도에서 보고 찾아갔는데 거기 로하 쁘라삿이 있었다는 얘기... 방콕에서 지도 한 장 들고,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여기저기 찾아다녔거든요. 왓 랏차낫다(Wat Ratchanadda)라는 제법 큰 사원이 있는데, 우리가 갔을 때엔 정말이지 방콕에선 드물게 고즈넉하니 좋았어요. 인도에서 온 가족을 만난 것 외에는 관광객도 거의 없었고 또 방콕의 사원치고는 드물게 휘황찬란 금빛이 아니라 흰 빛 검은빛이 어우러진 지중해풍(?) 건축물이었습니다. 여기 부처님 계신 본당 안에 들어가서 요니와 잘 쉬다가 나..

[2012 태국] 방콕의 공원과 재래시장

이제는 기억도 가물가물한... 방콕 여행기를 마저 끝내기 위해! 화잇팅!! 방콕 여행 일곱째 날, 비교적 늦게 9시쯤 호텔을 나왔습니다. 아침식사는 요니의 희망에 따라 카오산 KFC에서 때운 뒤 뚝뚝을 타고 다운타운에서 가까운 룸피니 공원으로 갔습니다. 1925년 라마6세 국왕 시절에 지어진 방콕 최초의 공원입니다. 날씨는 더웠지만 방콕의 여름은 의외로 견딜만 하더군요. 그늘에 앉아있으면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요. 주변에 조깅하는 아저씨들과 할아버지들, 외국인들도 보였고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아웅, 자전거 대여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공원이 꽤 컸거든요. 관광객이 아닌 생활인 모드로 살짝 옮겨가서, 요니와 둘이 벤치에 앉아 책 읽고 느릿느릿 산책하고. 룸피니 공원은 어수선한 카오산과는..

오호츠크해 자전거 달리기

여기가 바로 오호츠크해. 겨울철 유빙이 흘러내려올 때에 가야 제격이었겠지만 나는 추운 곳에 못 가는 관계로... ㅎㅎㅎ 사진이 영 거시기하네... ;; (역쉬나 펜탁스 K01을 사야했어...?? 퍼퍼퍽) 사로마 호수(석호)의 왓카 원생화원.한쪽 옆(북쪽)에는 오호츠크해, 한쪽에는 석호. 그 사이에 20킬로미터에 이르는 사구가 늘어서있다. 그 모래언덕을 메운 풀들 사이를, 2시간 동안 자전거로 달렸다. 풀밭 사이로 새들이 날고, 작은 숲에선 두견새와 뻐꾸기가 울고, 하늘엔 날개길이가 이쪽저쪽 2m는 되는 독수리가 떠돌고. 에조노요로이구사 エゾノヨロイグサ, 웹에서 찾아보니 일본 한자로는 蝦夷鎧草. 학명은 Angelica sachalinensis. 우리말로는... 모르겠네 -_- 케냐 초원에서 보았던 아카시아..

[2012 태국] 카오산 풍경, 그리고 칸짜나부리 관광!

카오산, 태국적이면서 태국적이지 않은 거리 방콕에서의 닷새째 날. 람부뜨리 빌리지 인 호텔에서 '이사'를 했습니다. 길 건너 카오산 복판에 있는 리카 인(RIKKA INN)이라는 곳으로요. 이 동네 가격치고는 그리 싼 편은 아니지만(모녀 둘이 아침식사 없이 더블룸 1박에 하루 3만원 꼴) 호텔 옥상에 작고 이쁜 수영장 있고, 실내가 비좁아도 있을 것은 다 있는 깔끔편리한 호텔이었죠. 하필이면 가장 더웠던 날... 캐리어 끌고, 10분에 걸쳐 길 건너 카오산을 관통하여 이사를 했습니다. 참 사람 마음이라는 게 이상하지요. 나흘 머문 호텔에서 나와 다시 나흘을 머물 새 호텔로 옮겨간 것 뿐인데도 길 건너 람부뜨리는 마치 이사 떠나온 옛동네 같고, 복작이는 카오산은 새로운 우리동네 같더라는 겁니다. 국내에서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