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여행을 떠나다 167

[2024 르완다] 학살 딛고 일어선 ‘천 개의 언덕의 나라‘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  플라스틱 쓰레기는 어느 나라에서나 골칫거리다. 그 중에서도 비닐을 비롯한 포장재가 세계 플라스틱 사용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특히 저개발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온갖 쓰레기, 비닐과 캔 따위가 골목을 채우고 있다. 실개천에도, 바닷가에도, 수풀 사이에도. 글로벌화가 낳은 상품의 범람과, 쓰레기를 분리하고 수거하고 처리할 행정력이 부족한 저개발국의 현실이 결합된 것이 길가의 쓰레기들이다. 길에 쓰레기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비닐봉투가 없는 나라가 있다면? 그게 르완다다. 물론 비닐로 포장된 상품이야 있지만 어떤 가게에서든 물건을 담는 용도로 비닐봉투를 쓸 수는 없다.   국제뉴스를 좀 본 사람들에게 ‘제노사이드’ ‘학살’ ‘내전’으로 각인돼 있는 르완다를 설명하면서 비닐봉지 얘기부..

2024 UAE 아부다비, 두바이

이달 중순 짧은 여행(?)을 다녀왔다.아랍에미리트(UAE)의 아부다비와 두바이. 아랍에미리트는 나라 구조가 특이하다. 군주,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emir에 접미사가 붙은 ‘에미리트’들, 즉 7개의 왕국들이 합쳐진 일종의 연방국가다. 그래서 각각이 어느 정도 독립적이고, 국가 이름 대신에 국제뉴스에서 그 중 큰 아부다비나 두바이가 주어가 될 때가 많다.   이 지역에 따로따로 존재했던 이 ‘아랍 토후국’들은 1853년 영국과 ‘영구 해상 휴전협정(PMT)'을 맺고 위임 통치를 받게 됐으며  1892년에는 영국의 보호령으로 들어갔다. 식민통치와는 다른, 영국의 군사력에 기댄 보호령이었다. 그 이후로 부족국가들은 ‘휴전국 회의’라는 것을 만들어 내부 협력을 유지했다.   그러다 1968년 힘 떨어지고 이미 제..

[2024.6 르완다-우간다] 녕웨 가는 길

아침 먹고 출발. 녕웨 국립공원으로 하루 종일 이동. 구릉마다 빌라촌(?) 집들이 다 멀끔하다. 1인당 실질GDP가 2000달러 좀 넘는데 도로 풍경만 봐서는 워낙 깨끗하고 정돈돼 있어서 그리 가난하게 보이지 않는다. 키갈리 시내를 아직 다 둘러 보지 못했지만 라고스나 아비장에 비하면 정말 작아 보인다. 그런데 구경하기 미안할 정도의 가난은 아직은 못 봤다 정리 정돈에 강박이 있는 사람들인듯. ㅎㅎ 길 섶의 잔디도 어찌나 공들여 깎았는지. 나무랑 화초랑 정말 열심히 심어놨고. 카가메에게 투표하세요 곳곳에 선거 알림… 그런데 딱 저정도까지다. 현수막도 많지 않고. 너무나 깨끗하고 정돈된 거리를 보니 카가메는 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해온 것인가 경이로우면서 살짝 무서운… 하지만 혼란과 난장판보다는 낫지 않나 ..

[2024 르완다-우간다] 여행 시작.

6/27 키갈리 도착. 르완다 내전 30년. 7/15 대선. 폴 카가메 재집권은 정해져 있지만. 오랜만의 아프리카 여행. 무려 15년만이다. 12일간 우리와 함께할 차량. 냉장고도 있고 차량 와이파이도 있고. 담요 겸 쿠션도 있고. 물도 주고 목베개랑 모자도 주고. 심지어 칫솔과 치약도 줌. 우리의 가이드는 고드윈. 아빠는 우간다, 엄마는 르완다 사람이라고. 첫날 숙소는 키갈리 시내의 Chez Lando 호텔. 생각보다 너무 좋아 깜놀. 저녁 식사 포함돼 있었는데 우리는 아무 생각 없이 나가서사 먹음 ㅋㅋ진짜 깨끗하고 쾌적하고. 시내 중심가(?)너무 깨끗해서 좀 이상함. 비닐봉지 안 쓰는 나라의 위용. 경기장. 르완다는 나라 전체가 구릉지대다. 1000 개의 언덕을 가진 나라. 호텔 르완다로 유명한 밀 ..

[2022 이탈리아] 트레치메, 돌로미테의 세 봉우리

길게 도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는 짧은 원으로, 트레치메 중심으로 한 바퀴 트레킹. 경치는 넘나 좋았고... 생각보다는 힘들었음 ㅎㅎ 정식 명칭은 Tre Cime di Lavaredo (Three Peaks of Lavaredo)다. 세 봉우리는 위 사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Cima Piccola / Kleine Zinne ("little peak") Cima Grande / Große Zinne ("big peak") Cima Ovest / Westliche Zinne ("western peak"). - from 위키피디아 ㅎ 독일어권과 가까워서 독일어 이름 Drei Zinnen 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한 바퀴 돌고 출발지점으로 거의 돌아올 무렵에 진짜 멋진 풍경이 나타났다. 그럴 줄 알았으면 반대방..

[2022 이탈리아] 오르티세이-세체다

산타 마달레나에서 차를 타고 이동해 오르티세이로. 도착한 날은 비가 왔지만 다음날은 쾌청~ 오르티세이는 작고 예쁜 타운. 거기서 세체다에 가는데, 케이블카가 있어서 우린 그거 타고 편하게 구경. 지도 상으로 보면 이탈리아 북부 돌로미테 산악지대. 어디를 찍어도 그림 같은 풍경. 그럼, 이번엔 오르티세이 타운으로.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미, 망크스, 소르브…사라져가는 유럽의 소수집단들 [구정은의 '수상한 GPS']사미, 망크스, 소르브…사라져가는 유럽의 소수집단들 카탈루냐인들은 스페인에서 독립하고 싶어한다. 최근 대법원이 분리독립 지도부에 중형을 선고하자 거센 시위가 일어났다. 영국 땅이지만 아일랜드 섬에 붙어 있는 북아일랜드 주민들은 브렉 ttalgi21.khan.kr 돌로미테의 멋진 풍경은 계..

[2022 이탈리아] 볼차노 지나 산타 마달레나, 이제 돌로미테로!

경치가 너무 좋았기 때문에 사진이 많음. 먼저, 돌로미테 가기 위해 통과하면서 점심 먹었던 볼차노. 작지만 이쁜 도시였다. 그러나 오르비에토, 몬테풀치아노 등과 비교하면 이 정도는 아주 이쁜 축에는 못 들 것 같. 그리고 산 넘어(?) 가기 전에, 돌로미테의 상징적인 풍광 중의 하나를 볼 수 있는 Santa Maddalena. "Santa Maddalena is both a village and church. Located in the Val di Funes this little village is a must for your time in Alto Adige Italy." 라고 합니다. 부지런한 친구들과, 저 포함 넷이서 움직였어요. 차를 빌려서 다녔기 때문에 이탈리아 여행 내내 여기저기 구경을 많이 ..

[2022 이탈리아] 가르다 호수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호수, 가르다. 서쪽에 밀라노, 동쪽에 베로나와 베네치아. 그 사이에 있는데 이탈리아 알프스로 불리는 가르다 산맥 가장자리에 형성된 빙하에서 기원했다고. 하지만 이것은 위키피디아에서 뒤늦게 찾아본 것이고. 작년에 이탈리아 여행할 때 똑똑한 칭구들 덕에 이 아름다운 곳을 멋모르고 따라가는 행운을 누렸다. 호수가 딱 바라보이는 곳에 묵고, 담날 시르미오네로. 호수 쪽으로 가늘게 튀어나온 반도가 시르미오네다. 이탈리아 전체에서 보면 저 위치. 입구에 Scaligero 요새가 있다. 13~14세기 베로나 주변을 통치한 스칼라 가문 사람들을 스칼리제리라고 부른다. 스칼리제로는 아마도 그 복수형일 것이고. 베네치아만 빼고, 베네토라 부르는 이 일대를 스칼라 가문이 125년간 지배했다고 한다. ..

[2022 문경·예천] 예천 용문사, 뜻밖의 명소

'명소'라니... 이런 구닥다리 같은 표현을 ㅠㅠ 하지만 다른 단어가 생각나지 않으므로 ㅋㅋ 당초 문경새재가 목적이었고, 숙소를 찾다 보니 예천으로 가게 된 것뿐. 예천은 정말 인연이 없었던 곳이고 평생 가볼 마음 한번 먹어본 적 없는 곳이었다. 그런데 숙소가 거기였고 전날 이미 문경새재를 걸었으니 동네 구경이나 하자 싶었다. 헌데, 우리 숙소가 있는 시골 마을이 담날 환할 때 보니 너무나 정갈하고 고풍스러운 것이 아닌가? 마을 안에 '예천 권씨 초간 종택'이라는 고택이 있는데, 보존이 잘 돼 있는 것은 물론이며 지금도 주인들이 살고 있었다! 무려 문화재, '보물'이다! 마을을 조금 벗어나면 초간 권문해 선생(...)이 지은 초간정이 있다. 정자 주변에 원림도 있고. 초간정 입지 끝내준다! 작지만 건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