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256

차 한 잔 하면서.

나는 차를 참 좋아한다. 쓩쓩 차 말고, 마시는 茶 말이다. 꽃꽂이나 난초 그리기 따위 배울 마음은 한번도 가져본 적이 없지만, '다도'라는 것이라면 해보고 싶다. 도쿄에서 일본어 가르쳐주시던 선생님은 기모노를 많이 갖고 있고(기모노를 넣는 옷장을 내게 보여주신 적이 있는데 정작 선생님께서 기모노를 입고 계신 모습은 볼 기회가 없었다), 아담한 체구에 지적인 분이었다.벌써 언제적 일인가 싶지만, 선생님 집에 놀러갔다가 말차를 마셨다. 말차는 곱게 빻은 찻잎을 넣어 걸죽하다 싶을 정도로 진하게 타는데, 일본의 다도라고 하면 말차를 마시는 걸 말한다. 진한 말차를 마시면 잎 안이 파래 풀어놓은 듯 초록색으로 물이 들어요. 헤헤~ 하면서 파랗게 된 입을 선생님께 보여드렸더니, 다도에서도 말차 마시고 초록색 입..

선생님의 편지.

2005년 다시 5월에 끈질긴 인연이라고 허공이라고 외치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글을 보냅니다. 이런 것이 그대가 학창시절에 나와 학벌사회와 입시 중심의 교육환경에서 힘들고, 자기다운 삶을, 소리로 내지 못하게 하였고, 자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함을 벌써 깨우침에도 나의 소심함 때문에 다시 글을 보냄을 이해 바랍니다. 이 5월에 1960년대 4월에, 1970년대에, 1980년대 6월에 그리고 지금도, 역사가 휘몰아치는 격변기에 안이하게 살아오면서, 아이들에게만 말로만 가르치면서 비겁하게 살아오면서, 아직도 미안하다고 마음속에서만 외치고 살아오면서, 여전히 아이들을 광화문에 내보내어, 상대평가 내신 반대, 두발, 복장 등 자율성 요구 등등 외치는 현실에서 두려움에 머뭇거리다가 이제야 글을 보냅니다. 그것은 그..

뜨거운 애플파이

수퍼에서 파는 애플파이를 삽니다. 전자렌지에 1분30초 정도 돌립니다. 이렇게만 해주면... 제아무리 싸구려 빵이라도 뜨겁고 맛있어져요! 뭐..뭡니까 이게. -_-; 뭘 기대했니? 깔깔깔. 으하하... 기대했어요. -_- 딸기언니가 애플파이를... 먹었대도 그러네. 왠지 위안이 되는 글이구만.. -_-;;; 대화가 참 거시기한 것이... 안드로이드 깔깔깔... -_-a

닭고기마늘볶음

저도, 이현이도 닭고기를 아주 좋아하기 때문에 자주 사다가 먹는데요, 처음엔 보통 하듯이 닭고기에 양파 등등 넣고 간장 넣고 볶아 먹었고요. 여기다가 고춧가루 넣어서 맵게도 해먹어봤는데요. 양념 맛보다 그냥 마늘 맛만 좀 들어가는 편이 더 맛있는 것 같아요. 1. 토막친 닭고기에 밀가루 옷을 입혀서, 기름에 약간 튀기듯이 굽는다. 2. 구운 닭고기에 마늘 다진것을 듬뿍 넣고, 후춧가루 소금 뿌려서 살짝 볶는다 근데 저게 좀 귀찮거든요. 그래서 어젠 이렇게 해먹었어요. 1. 달궈진 프라이팬에 토막친 닭고기를 집어넣고, 밀가루를 듬뿍 뿌려 볶는다. 2. 닭고기가 얼추 익으면, 마늘 다진 것과 후춧가루 소금을 넣어서 다시 볶는다 양파를 넣어도 되고요. 기름은 절대 넣지 마세요. 닭고기에 기름기가 많으니깐, 처..

도쿄 친구 소라네

요새 소라네하고 친하게 지내고 있다...는 말로는 설명이 좀 모자란다. 서울에서 딸기말 사람들과 지고샜던 것보다는 덜하지만, 월수금 코알라마을에서 소라네랑 같이 놀고, 목요일은 번갈아 집에 왔다갔다하며 논다. 어제도 소라네 집에 가서 놀았고, 오늘은 아예 저녁 먹고 온가족이 소라네 가서 놀다 왔다. 소라네 엄마한테 아지님이 일본인 친구가 별로 없다는 얘기를 했었다. 소라네 엄마(다카코씨)가 소라네 아빠한테 그 얘길 했고, 소라네 아빠의 제안으로 다같이 모였다. 한국에서 가져온 소주를 들고가서 잠시 노닥거리다가 아빠들은 술 한잔 하러 나가고, 나랑 이현이는 소라 & 다카코씨하고 놀다 왔다. 다음주 목요일은 소라 두돌 생일인데 같이 수족관에 가서 놀기로 했다. 이현이는 소라네집에 가면 제집인양 들쑤시고 다니..

즐거운 도쿄생활, 벌써 돌아갈 때가 다가오네요

서울에 돌아갈 날이 두달여밖에 안 남았다는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일본어도 간단한 수준의 회화는 할 수 있게 됐고, 친구도 생겼다. 코바야시 다카코, 즉 소라짱네 엄마랑 친해져서, 며칠전엔 이현이 데리고 그 집에 놀러갔었고 오늘은 소라짱네가 우리집에 놀러왔다. 석달만 더 있으면 우리집에 아줌마들이 바글거리게 할 수도 있겠는데 말이다. 다카코씨하고는 공통점이 많다. 우선 나이가 똑같고, 얼라들 성격(하는 짓)이 비슷하고, 미술을 하는 모친을 두었고, 대학교 때 영어 과외알바를 했었다는 무지막지한 공통점이 있다. 일본에 와서 몇달 간은 시간 죽이고 있는 내가 한심하게 생각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일본어에 대한 스트레스가 좀 줄어든 덕에 책도 읽을 수 있고, 이현이도 신나서 룰루랄라이고... 다 좋은데, 시..

소식들

며칠에 한번씩 메일을 확인해보면, 스팸메일이 하루 100통 꼴로 와 있다.오로지 지우기 위해 메일함을 열어야 한다니. 이틀간 안 열어봤더니 188통의 메일이 와르르... 그리고 그 중에,‘진짜 편지’는 오직 세 통. 좋아하는 선배에게서 온 소식.봄에 연락하고 안 했기 때문에 아주 오랜만이어서, 안부인사로 시작.여행 잘 다녀왔느냐는 물음, “돌아오면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돈 내고 마이크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따뜻한 농담 한마디. 이제 중년이 된 선배는 여고 동창들과 재즈 댄스를 배우고 있단다. 나까지 괜히 기분이 좋아졌다. 두번째는 너무나 충격적인-- 친구의 결혼소식.왜 충격일까? 글쎄, 너무 놀랐다고 할까. 대체 언제 결혼할지 항상 궁금했었는데하필 내가 없을 때 결혼한다고 하니깐 억울하고 화가나서..

최고의 순간

최고의 순간을 묻는 질문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말 두 가지. -모든 돌이 보석이었다 -무지개를 사랑한 걸 후회하지 말자 까르페 디엠. 나는 나의 '디엠'이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내 앞에 다가오는 순간순간을 나의 디엠으로 삼으려 한다. 어릴 적부터 나는 시간관념이 그다지 철저하지 못했고, 시계를 제대로 보는 방법을 알기까지 삼십년 가까운 세월을 보내야 했다. 나는 시간에 대해 항상 의문을 품었고 궁금해했었다. 구모모의 시 중에 이런 게 있지. 시간 너는 아느냐 굼벵이 뒤척이는 소리를... 그러나 결국 시간은 언제나 내 편이었고, 앞으로도 내 편일 것이라고 믿는다. 까르페 디엠.

달빛 아래 잠들다

...라고 하니 대단히 문학적인, 내지는 만화적인 뭔가가 떠오르지? 어릴 적에, 그러니까 소녀 적에, 달을 너무너무 좋아했던 때가 있었다. 얼마나 좋아했냐면, 보름달이 뜨는 날마다 잠을 안 자고 달을 보고 있었으면 싶었고, 만져보고 싶었고, 달에 가서 살고 싶었다. 그냥 10대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그래서 후지디 후진 홍제동 개천가 볼품없는 난간에 올라서서 혹은 기대어서 산 위에 걸린 달을 쳐다보곤 했었다. 경치는 끝내주게 안좋았지만 달만큼은 보기 좋았으니깐. 역시나, 어린 시절의 이야기일 뿐이다. ‘2층에서 본 거리’라는 노래가 있었지. 딱 제목만큼의, 그 부분만 간신히 기억해낼 수 있는, 스쳐지나갔던 노래.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2층이다. 골목길을 내려다보기엔 2층이 딱 적당한 것 같다.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