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저런 얘기/딸기의 하루하루 240

보스턴고사리

보스턴고사리. 12년 전 이사할 적에 여동생이 선물해준 초록둥이. 그 후로 집을 여러 번 옮겼지만 이 녀석들은 끈질기게 우리 집에서 살고 있다. 여러 화분이 모두 고르게 살아남은 것은 아니고, 처음에 들어온 화분 3개 중 하나만 살았다. 그런데 거기서 계속 번식을 시켜 늘 고사리 화분이 서너개는 초록 뿜뿜을 하고 있다. 학명은 Nephrolepis exaltata라고 한다. 딱 보면 고사리같이 생겼다. 원산지는 아메리카 대륙인데 따뜻하고 습한 곳 어디에서나 잘 자란다. 그런데 왜 하필 '보스턴' 고사리일까. 위키피디아의 설명으로는, 보스턴 가는 길에 생긴 변종 때문이라고 한다. 이 종은 원래 이파리더미(한 줄기에서 작은 잎사귀들이 갈라져나가는 '엽상체')가 곧게 서 있는데, 1894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목사님을 만나고 온 날

어릴적 난지도에 나를 데리고 가주신 목사님이 계셨다. ‘쓰레기마을 사람들’을 본 건 그 때가 처음이었다. 1983년. 그 후로 시간이 많이 흘렀고, 목사님과의 인연은 이어지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기억은 생생하다. 그분 인척이 울엄마와 아는 사이라 얼마 전 소식을 전해 들었다. 여전히 내 이름을 기억하고 계시고, 가끔 신문에 내가 쓴 글도 읽었다고 하셨댄다. 내 책의 에필로그를 쓰면서 난지도의 기억도 짤막하게 적었다. 그러면서 목사님 생각이 났다. 지난 토요일에 36년만에 목사님을 만났다. 늙으셨다. 국민학생이던 내가 쉰을 바라보는 나이가 됐으니. 내 책을 선물해드렸다. 목사님은 그 조그만 개척교회(당시엔 전도사님이셨다)를 만들 무렵에 난지도 빈민들과 함께 하고 있었고, 근육병 장애인들과 함께 하고 있었고..

이촌동 맛집 (2019.4.15 업뎃)

과연 업데이트를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틈틈이 정리해보려고 한다.문제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을 찍기도 전에 게걸스럽게 먹어치운다는 것.. 일본식 스즈란테이'일본 가정식 백반'을 내세우는 식당. 연어(알)덮밥 짱. 돈까스는 진짜 짱. 연어덮밥은 미타니야와 아지겐에서도 먹어봤지만 여기가 최고. 카레돈까스는 초초강추. 카레도 맛있고, 돈까스의 질은 지금껏 먹어본 중에 제일. 튀김덮밥도 엄청 맛있다. 새우튀김 아주 맘에 들었음. 스키야키 세트는 매우 짰다... 입이 얼얼할 정도로 달고 짰음 해물나베 세트는 훈늉. 추울 때 먹으니 몸이 따끈따끈... 만족스러웠음 우동에 튀김 얹은 것을 시켰더니 정말 거대한 양파 튀김이 얹혀나왔음. 훌륭. 가격은 좀 된다. 식사 세트메뉴 1만4000~1만6000원 선...

연말은 해마다 온다

뭐 했다고 벌써 12월이냐. 일기 따위 안 쓴지 오래. 그래도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간, 뭐라도 남겨볼까 싶어서.생활의 기록이라기보다는 올해를 마감하면서 스마트폰 달력에 넣어둔 일정들. 12월의 첫날인 토요일에는 반포 할리스에서 '쇼크독트린' 모임.올해를 따사롭게 해주신 두 분과 독서를 빙자한 수다.모처럼의 '노는 일요일'이었던 2일에는 요니 데리고 아이파크몰에서 쇼핑.쇼핑력 떨어지는 우리 모녀. 타미힐피거에서 롱패딩 하나 샀다.살까말까 몹시 고민했으나(쇼핑이나 여행에서 나는 극심한 결정장애가 온다) 옷 한벌로 엄동설한을 두려움 없이 지낼 수 있다는 생각에. 그나마 롱에 가까운 패딩 한 벌이 힐피거데님 것인데 어쩌다 보니 같은 브랜드 것을 또 샀네. 예전의 패딩은 일본 살 때 가와사키 라조나몰에서 매우 합..

여름의 기억.

그렇게도 더웠던 여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더웠다는 2018년의 여름.어느새 그 여름의 기억조차 가물가물해지면서, 가을. 더운 여름날의 사진 한 장. 7월 4일 아침 출근길 풍경.기온은 높았지만 너무 맑고 화창해서 오히려 기묘했던 하늘. 또 한 컷, '고흐의 그림 같다'며 좋아했던 여름 하늘. 여름 내내 열일 했던 북태평양고기압. 여름이 무르익기 전, 서울역 앞으로 걸어가면서.확인해보니 6월 30일. 눈에 띄진 않지만 잘 들여다보면 이쁜 꽃. 가을 초입, 여전히 맑았던 하늘.어느 저녁 회사 앞을 지나가는데 구름이 높게 깔렸다.하늘이 두쪽이라도 난 듯 파랗고 흰 빛이 갈라져 있던. 9월 1일의 오후, 학원 수업을 마친 딸과 함께 동작대교를 걸어서 건넜다. 강 남쪽 편 둔치의 풀밭이 이뻤다. 저 ..

맛집놀이...를 하려고 했으나 냉면이 너무 달아요

뉴콘팀에서 만든 랭면의 취향 보다가 결국 냉면 먹으러 옴. 멀리는 못 가고 이촌동면옥으로. ​ 밑반찬. 가지도 있다. 좀 달다. ​ 육수는 어느 그릇에 넣는 거지? 일단 놋그릇에 따랐다. ​냉면 나왔다. 아지님 꺼는 고기가 있는데 내껀 아무리 뒤져도 없다. 종업원에게 얘기했더니 3조각 갖다줌. 아지님이 하나를 달라고 해서 나눠줌 ​ 모듬전도 시킴. 물냉 9000원. 모듬전 작은거 15000. 냉면 맛은? 넘 차가워서 잘 모르겠다. 냉면의 취향에서 구분한 거에 따르면 놋그릇이고 삶은달걀과 무채와 오이절임이 올라옴 면발 가늘고 잘 안 끊어짐 모듬전 맛있음. 이촌동 맛집

테이블야자

Chamaedorea elegans. 흔히 '테이블야자'라고 부르는 녀석들이다. 영어로는 parlour palm, '거실야자'라고 한다니 비슷하긴 하다. 집에서 이 녀석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무렵. 회사 곳곳 화분의 테이블야자들이 죽어가는 걸 보고 뽑아다가 집에서 키우기 시작했고, 동네 꽃집(이 아니고 식물노점상)에서 몇 개 더 들여왔다. 연녹색 이쁜 것들이 잘 자라기도 하고 죽기도 하고. 포기가 굵어지면 여러 화분에 나눠 심었는데 다 죽어나가고 지금 집에 있는 화분은 2개다. 그런데 초록초록 이쁘고 여리던 것들이 어째 점점 굵어진다? 색깔도 짙어지고... 뭐랄까, 애완용에서 야생의 느낌으로 살짝 향해가는 그런 기분. 내가 너무 막 키워서 그런가? 이건 테이블용이 아닌데... 그래서 찾아보니..

산책인 줄 알았는데 등산이 된 성곽길 걷기

금요일에 북한산 성곽길을 걸었다. 한성대입구 역에 내려서 혜화문 지나 골목길을 걸어가는데 조용하고 깨끗한 동네 분위기가 좋았다.한 10분 걸으니 성북동 왕돈까스집과 마전터 있는 곳 나옴.거기서 와룡공원 쪽으로 올라감. 가는 길에 풀꽃도 보고. 성곽 따라 본격적으로 올라가기 시작. 애기똥풀이랑 못 먹는 딸기같이 생긴 것도 봤음. 산등성이에 산책로로 잠시 빠져들었다가 다시 성곽길로. 가는 길에 내내 사진을 찍었으면 좋았겠지만 못 찍었음. 말바위 안내소 근처에 전망대가 있는데 시원하고 좋았음.거기서 숙정문까지 가는데 좀 힘들어지기 시작.언제 생전 성곽길같은 걸 걸어봤어야 말이지. 사실은 휴무인 날은 늘 그렇듯 이날도 늦도록 딩굴딩굴하다가 남편이 성곽길 간다고 해서 급히 따라나섰는데안 하던 짓을 하면 고생을 한..

운동

살다 보니 이런 일도 있구나. 운동을 시작했다. 3주 됐다. 정확히 말하면 주 1회씩, 세 차례 퍼스널트레이닝을 받았다. '아프니까 중년이다'라는 말이 딱 맞다. 허리 아픈 걸로 오랫동안 고생하다가 급기야 2년 전부터는 날마다 아파서 일에도 제대로 집중하기 힘들 정도가 됐고, 지난해 11월 병원에 가서 허리에 관을 넣어 염증약을 집어넣는 '시술'을 받았다. 아이 낳고 처음으로(그러니 내 인생 두 번째로) 입원이라는 것도 했다. 1박2일이었지만. 그 뒤로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다. 시술 덕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시술을 받은 뒤에 아무래도 몸에 신경을 더 쓴 것은 사실이다. 어떻게 신경을 썼냐면... 그 전에는 스트레칭이나 운동 따위 해본 적이 없는데 허리 치료를 한 뒤에는 이삼일에 한번은 1분 정도 기지개..

진수가 치타와 싸우면

요즘 우리 부서의 최대 이슈는 이것.... '진수와 치타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여기서 '진수'는.... 바로 얘다. 홍○○ (홍발정 아님;;), 일명 너부리. 이 귀여운 쌍둥이들의 아빠이기도 하다. 위 사진은 "사자 혼내달라고 아빠에게 요구하는 중"이라고. 이 때까지만 해도 너부리는 "아빠가 사자 도시락거리인줄도 모르고..."라는 겸허한 마음을 지니고 있었다. 발단은 지난해말 송년 회식. 동물 이야기가 나왔다. 이러구러 아프리카 초원의 치타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리고 너부리의 호언장담이 터져나왔다. "치타 정도는 이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나 말이냐?" 음... 모두가 비웃음........ 그러나 너부리는 자기가 치타한테 질 수 있다는 걸 수긍하지 못함. 그리고 올해 첫 부서 저녁식사 날. 너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