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63

프리드먼, '경도와 태도'

경도와 태도 Longitudes and Attitudes (2002) 토머스 L. 프리드먼. 김성한 옮김. 21세기북스(북이십일) 짱나지만 중동 얘기이기 때문에 돈 주고 사서 읽었음. 명색이 국내 일간지 기자라는 사람들 중에도 프리드먼 신도들이 있다. 나? 난 프리드먼 미워한다. 왜냐고? 유태인이기 때문이다. 반유태주의냐고? 반유태주의라는 말 자체에 반대한다. 그건 유태인들이 자기네 잘못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넌 나치야!" 하고 몰아세우기 위해 만들어낸, 극도로 이데올로기적인 말이기 때문이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나는 유태인들 모두를 미워했지만(이스라엘, 너네는 존재 자체가 죄악인 나라야) 적어도 2명은 용서해줄 수 있다. 아인슈타인과 노엄 촘스키. 그럼 프리드먼은? 몹시 싫어하지만 그의 책을 읽어야..

딸기네 책방 2003.01.09

사탄과 약혼한 마녀

사탄과 약혼한 마녀 장 미셸 살망 (지은이) | 은위영 (옮긴이) | 시공사 | 1995-11-01 일요일, 대전발 17시41분 서울행 기차(무궁화호) 안에서 시공디스커버리총서 를 읽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전혀~ 관심 없지만 시간이 남아서...잠도 자꾸 자니까 잘 안 오더구만. 읽다보니 내가 가장 보고듣기 싫어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닌가! 처형과 고문에 대한 그림과 글이 넘쳐나는데(책이 작아서 금방 넘침) 너무너무 싫어서 '내가 지금 이런 걸 왜 읽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올해 책을 많이 읽기로 결정했으니까 짧은 것으로 권수 늘리기를 해야 하고, 또 아지님이 읽지도 않을 이 책을 사놨기 때문에 돈이 아까워서 읽기는 다 읽었다. 장 미셸 살망이라는 사람이 썼는데 참 못 썼다...

딸기네 책방 2003.01.07

[스크랩]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 (Gaviotas: A Village to Reinvent the World) 앨런 와이즈먼. 월간 말 刊. 보테로의 나라에서 온 소식 콜롬비아. 내전과 마약, 납치, 석유 그리고 페르난도 보테로의 나라. 내 머리 속의 콜롬비아는 그런 곳이다. 한반도보다 다섯 배나 되는 넓은 나라, 아마존, 새들이 많이 사는 곳. 콜롬비아의 석유와 미국의 돈, 이스라엘제 무기가 합쳐져 마약상과 게릴라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나라.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쓰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동쪽에 세워진 생태공동체다. 파올로 루가리라는 사람이 꿈과 상상력만으로 만들어낸 토피아(topia). 존재하지 않는 곳(유토피아)이 아닌, 실존하는 이상향. 그런데, 지금도 있을까? 가비오따쓰에서는 지금도 자연과의 하모니..

딸기네 책방 2003.01.04

[스크랩]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새해 첫 책은 노엄 촘스키와 프랑스 학자들의 대담/인터뷰를 엮은 (시대의창 刊). 정작 촘스키의 언어학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라든가 , 몇해전 읽은 등등의 책들과 몇편의 단문들로 해서 낯선 저자는 아니다. 사실 촘스키는 글 자체는 비비 꼬여 있지만 말하는 내용이 명확, 명쾌해서 오히려 책읽는 재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저자 중의 한 명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새로운 사실(fact)들을 얻기 위해서라면 촘스키의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 오히려 외신이나 사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행간읽기 연습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촘스키의 펜에서 나오는 신랄함, 그것이 주는 원초적인 배설감을 얻기 위해서 읽는다면 또 몰라도. 레바논 내전에 대한 백서 형태로 구성된 을 제외하면 사실 촘스키를 읽으면서 나는 별다른 충격..

딸기네 책방 2003.01.03

[스크랩]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Reminiscenes of Lev Nikolaevich Tolstoy). 톨스토이, 그리고 막심 고리키라는 이름만 보고 선뜻 책을 집어들었다. 톨스토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어릴 적 읽었던 바보 이반 류의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혹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따위 몇개의 단편들 외에는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톨스토이라는 이름이 내 맘을 움직인 것은 마하트마 간디 때문이다. 얼마전 간디 전기에서 톨스토이와 간디의 대화(편지라는 매개를 통한 것이긴 했지만)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렇다면 톨스토이와 고리키의 대화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으려나. 막심 고리키. 그 이름 하면 또 생각나는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 고리키의 를 읽고 싶어서..

딸기네 책방 2002.12.28

[스크랩] 엘리너 파전, '일곱째 공주'

* 역시나 엘리너 파전의 작품입니다. 아주 좋아했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서쪽 숲나라'도 찾아올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일곱째 공주 여섯 명의 공주가, 한결같이 자기 머리털만을 위하여 살아간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내가 이제부터 하려는 이야기가 바로 그 이야기입니다. 아득한 옛날, 한 임금이 살고 있었습니다. 그 임금은 결혼할 때가 되자, 아름다운 집시 여자를 왕비로 맞이했습니다. 그런데, 임금은 왕비를 어떻게나 사랑했던지, 이 세상을 다 준다 해도 바꾸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임금은 왕비를 위하여 정원 한가운데에 훌륭한 궁전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혹시 왕비가 달아나기라도 할까 봐 조바심이 난 나머지, 왕비의 나들이를 금지시켰습니다. 임금은 그래도 마음이 안 놓였던지, 마침내 궁전 주위에 튼튼한 ..

딸기네 책방 2002.12.24

[스크랩] 엘리너 파전, '보리와 임금님'

너무나 좋아하는, 오래 전 그 동화. 제로보드가 거의 기능을 상실하여 '베리베리 라이브러리'의 글들을 하나둘씩 블로그로 옮기고 있습니다. 홈피 처음 만들던 시절 올려놓고 있다가 게시판 바뀔 때마다 이리저리 이 글도 이사를 참 많이 했지요. 다시 이사를 시키면서, 한번 더 읽어봅니다. 엘리너 파아전 우리 마을에는 윌리라는 바보가 살고 있었다. 이 아이는 그저 마을 사람들 심부름이나 다니는 마을의 보통 바보들과는 달랐다. 윌리는 교장 선생님의 아들이었고, 한 때는 장래가 촉망되는 천재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윌리의 아버지 역시 아들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그래서 무척 많은 책을 읽혔다. 그러나 윌리가 열 살이 되었을 때 교장 선생님은 자신의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는 사실을 인정해야만 했다. 그저 윌리의..

딸기네 책방 2002.12.24

먼 저편 - 체 게바라 시집

먼 저편 - 체 게바라 시집 체 게바라 (지은이), 이산하 (옮긴이) | 문화산책 요새 돈이 없어서 통 책을 사지 못했다. 후배가 건네주는 책들을 전해받아 읽는 것이 전부였다. 그러다가 어제 교보문고에 들러 이 책을 발견했다. 먼 저편, 그리고 체 게바라의 이름. 그러고보니 신문 서평에서 본 것도 같다. 를 자처하는 이산하 시인이 체 게바라의 글들을 시집 형태로 묶어냈다는 것, "체 게바라의 찢어진 군화를 꿰매고 구겨진 전투복을 다리미질하는 마음으로 엮었다"던 시인의 고백. 진열대에 놓인 책을 본 순간 불현듯 너무너무 읽고 싶어져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얼른 사들고(실은 덩달아 몇권의 책을 더 사기까지 했다) 미리 약속돼있던 친구들과의 모임에 갔는데 내내 "집에 가서 책을 읽어야지"하는 생각이 마음이 근질..

딸기네 책방 2002.12.19

전쟁이 끝난 후 - 코소보를 둘러싼 나토의 발칸 전쟁이 남긴 것들

전쟁이 끝난 후 - 코소보를 둘러싼 나토의 발칸 전쟁이 남긴 것들 가지 카플란, 노암 촘스키, 레지 드브레, 로베르 레데케르, 미셸 초스도프스키, 알렉스 캘리니코스, 에드워드 W. 사이드, 엘린 메익신즈 우드, 지오반니 아리기, 타리크 알리 (지은이), 국제연대정책정보센터 (옮긴이) | 이후(시울) "전쟁은 이제 더 이상 '다른 수단을 통한 정책의 지속'이 아니라 정책의 부재를 대체하는 행위가 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상황주의자들과 장 보드리야르가 분석한 '정치의 종언'의 직접 상속자인 전쟁을 갖게 된 것이다. 정치의 종언은 전쟁의 종말을 알리기는커녕 전쟁의 활기찬 귀환을 위한 기반을 준비하고 있다." (로베르 레데케르, ) "미국이 발칸 대륙의 여러 나라들을 상대로 하는 것처럼, 당신 또한 한 나라의 ..

딸기네 책방 2002.12.17

한권에 담은 동남아시아 역사

한권에 담은 동남아시아 역사 Southeast Asia: an Introductory History 밀턴 오스본 (지은이), 조흥국 (옮긴이) | 오름 내가 찾던 게 바로 이런 책이었다. 말레이사, 필리핀사를 모두 섭렵할 의욕은 없는데 업무상 개괄적인 역사를 알아야겠고...허니, '한 권에 담은' 류의 책들이 겉핥기 공부에는 가장 좋은게 바로 이런 것 아닌가. 헌데, 장난이 아니었다. 방대한 지역의 역사를 '한 권'으로 읽는다는 게 당연히 쉬운 일이 아니겠지. 특히 십여년간 학교에서 역사를 배우면서도 이 지역의 역사에 대해서는 그야말로 침 한번 안 튀기고 지나갔으니. 유럽에 대해서는 '카롤링거 르네상스'니 '카놋싸의 굴욕'이니 하는 것까지 시시콜콜 배우고 연도를 외우면서, 정작 아시아라면 동남아는 물론,..

딸기네 책방 2002.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