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63

제임스 왓슨, 'DNA를 향한 열정'

16세에 미 시카고대학 조기입학. 25세에 놀라운 발견을 해내다. 34세에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캘리포니아공과대학(칼텍)과 하버드대 교수 역임. '천재는 불운하다'는데, 이 과학자의 삶은 화려하기 그지없다. 20세기의 가장 유명한 과학자들 명단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다음 급으로 이름을 올려놓을 만한 생물학자 제임스 왓슨. 1953년 프랜시스 크릭과 함께 염색체(DNA)의 이중나선구조를 밝혀낸 짧은 논문을 발표해 세상을 발칵 뒤집었던 왓슨은 자신에게서 시작된 '유전자 논쟁'들에서도 싸움 붙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화려한 경력만큼이나 과학계의 논쟁에서도 언제나 중심에 서있었던 그가 자신의 입으로 과학을 향한 열정과, 발견의 뒷얘기들을 털어놓는다. "아버지의 서재에는 과학책들도 드문드문 있었는데, 날씨가 나..

별난 과학책 두 권- '양자 나라의 앨리스'와 '텔로미어의 모자'

양자 나라의 앨리스. 로버트 길모어 지음. 해나무 텔로미어의 모자. 모리카와 유키히토. 달과소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특히 문과 쪽에서 공부를 한 사람들은 과학 이야기만 나오면 심사가 뒤틀리고 콤플렉스가 가동을 한다. "빛은 어떻게 `파동'인 동시에 `입자'가 될 수 있다는 거야", "질량과 에너지가 두 얼굴의 같은 존재라니, 통 뭔소린지." 과학적 상상력의 부재를 탓하며 머리를 칠 필요는 없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양자물리학에 대해서는 "신은 주사위놀이(확률 게임)를 하지 않는다"며 격분했고, 양자역학의 아버지라는 닐스 보어조차 "양자론을 생각하면서 혼란을 느끼지 않는 사람은 양자론을 제대로 이해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을 정도니까. 결국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양자의 세계는 앨리스가 돌아다니던..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507년, 정복은 계속된다 Year 501, The Conquest Continues 아브람 노엄 촘스키 (지은이) | 오애리 (옮긴이) | 이후 | 2000-03-01 오래오래 붙들고 있다가 오늘에야 뗐다. 하도 오래 붙잡고 있다보니 군데군데 포스트잇 붙여둔 페이지를 펼쳐봐도, 대체 왜 붙여놨는지를 모르겠다. 다만 번역은 참으로 훌륭하다. 때문에 열받았던 생각을 하면-- 실은 이 책을 번역하신 분이 지금 내 옆에 앉아계시다. 아주 좋아하는 선배인데, 오늘 선배에게 말했다. "정말 대단하시네요. 저는 읽기조차 힘든 걸 어떻게 번역을 하셨나요." 현채가 이 책 읽고 번역 좋다고 칭찬한 이유를 알겠다. 오늘날까지도 아이티 학생이라면 누구나 루베르튀르가 프랑스로 끌려가면서 남긴 마지막 말을 암송한다. "내가 ..

딸기네 책방 2003.04.16

오랜만에 읽은 '작은 책방'

작은 책방 The Little Bookroom (1955) 엘리너 파전 | 에드워드 아디존(그림) | 햇살과나무꾼 (옮긴이) 전에 바람구두님과 엘리너 파전 얘기를 하다가, 생각난 김에 선배에게 빌려 다시 읽어봤다. 어린 시절 그 느낌은 별로 살아있지 않았다. 먼지 쌓인 다락방 냄새가 나는 듯했던 그 서문의 감상은 그동안 숱하게 되새겨 봤지만 이상하게도 가장 기대했던 의 느낌이 예전같지 않아 섭섭했다. 물론 다시 읽어도, 줄거리만으로도 재미있기는 했지만. '우리말 다듬기 이오덕'이라고 쓰여 있는데, 우리말을 너무 다듬어서일까. 아이들용--당연한거지만--의 친절한 존대말투가 오히려 감정을 퇴색시킨 것 같다.

딸기네 책방 2003.04.15

[스크랩] 어술러 르귄,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 (The Ones Who Walk Away from Omelas) -어슐라 르 귄(Ursula Le Guin) 낭랑한 종소리에 제비들이 높이 날아오르면서, 바닷가에 눈부시게 우뚝 선 도시 `오멜라스'의 여름 축제는 시작되었다. 항구에 정박한 배들은 모두 돛에 매인 밧줄마다 깃발들이 나부꼈다. 빨간 지붕에 울긋불긋하게 담장을 단장한 집들과 이끼가 곱게 깔린 정원들 사이로 난 거리를 따라, 길가에 늘어선 가로수 그늘을 거쳐, 넓은 공원과 관청을 지나 축제 행렬이 나아갔다. 빳빳하게 다림질한 자주색이나 회색 예복을 입은 노인들과 엄숙한 표정의 직공장들, 그리고 아기를 안은 채 걸으면서 소곤거리는 수수한 복장을 한 명랑한 여인네들로 이루어진 행렬은 점잖은 축에 들었다. 또다른 거리에서는..

딸기네 책방 2003.04.11

혹시 샤나메 번역본 알고 계시는 분

샤나메 번역본이 우리 나라에 나와 있나요? 아는 분 있으시면 좀 알려주세요. 영어로 읽고 있는데...(실은 다운받아놓기만 한 상태) 심심해서 걍 번역이나 해볼까 하거든요. 있을리가 없잖아요. 딸기님 --; 그런 책이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를 아는 사람이 희귀한 나라라고요. 여긴. 쿠오~ 없다는 거 제가 이미 확인한바 있으니 제발 번역해주세요. 음...없군요. 샤나메가 뭐예요? 번역하시믄 읽어드릴께요. 라는 빵집이 학교 근처에 있다가 망하긴 망했는데... p.s. 난 왜 항상 이러지? 이러니 맨날 러블리한테 구박당하지... 쪼끔씩 번역해 m.e.& i. 에 올리기로 했어요. 그런데...분량이 넘 많자나. A4 용지로 130쪽 분량... 이걸 언제 다 번역해? 어째서 우리나라에는 샤나메조차 번역이 안 돼 있는..

딸기네 책방 2003.04.11

[스크랩] 김유정, '봄봄'

정말 너무 좋아했었는데. 김유정의 소설들. 구두님이 점순이 키자라기 바라는 머슴사위마냥 이름표 바꿔달라고 하는 거 보고 생각 나서 옮겨봅니다. 봄봄 김유정 "장인님! 인제 저……" 내가 이렇게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면 대답이 늘, "이 자식아! 성례구 뭐구 미처 자라야지!"하고 만다. 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하고 꼬박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겐지 짜장 영문 모른다. 일을 좀더 잘해야 한다든지, 혹은 밥을 많이 먹는다고 노상 걱정이니까 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말이 많다. 허지만 점순이가 아직 ..

딸기네 책방 2003.04.05

[스크랩] 루쉰의 '고향' -나의 고향은 희망입니다

참 좋아했던 소설입니다. 소설이라고 하기엔, 그냥 담담하게 들려주는 에세이같지요. 루쉰의 이름이 실명으로 나오기도 하고요. 아큐정전의 뒷부분에 같이 실려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좋아하는 글이라, 조금 길지만 실어봅니다. 차근차근 읽어주세요. 이 글을 읽으면 '달빛의 강'이 떠오릅니다. 무라카미 류의 '달빛의 강' 말고, 더 잔잔하고 아련하고 차가운 공기로 가득찬 그런 새벽의 강 말이죠. 강가에서 새벽을 맞아본 적이 있기는 합니다만, '달빛의 강'이 떠오른다고 한 것은 순전히 이미지 차원을 말하는 겁니다. 그리고 '길'에 대한 몇가지 말들이 생각나지요. 길은, 가면 뒤에 있다. 아마도 황지우의 시에 나온 구절이 아니었나 싶고요, 또 "길은 내 뒤에서부터 시작된다"던 누군가의 말이 기억납니..

딸기네 책방 2003.04.05

[스크랩] 바스크

카발리 스포르차의 에서 스크랩. ...(카발리-스포르차 팀 연구는) 바스크인들이 구석기인들과 뒤이어 프랑스 남서부와 스페인 북부에서 살던 중석기인들로부터 직접적 계통으로 내려왔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을 시사했다. ... 전지구적으로 RH+가 대다수인 반면에 RH-는 유럽인들에게서만 주목할만한 높은 빈도로 나타나고, 스페인과 프랑스 접경 지역의 바스크족에서 최대의 빈도가 나타난다. 이것은 RH-가 서부 유럽의 RH+ 대립인자에서 돌연변이로 나타나고, 그 이유는 잘 모르지만 RH+ 유전자의 빈도를 확연하게 감소시키지 않는 방향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퍼져나갔다는 것을 시사한다. 바스크인들은 독특하면서 어려운 그들의 고유한 언어 덕분에 자신들의 인족 집단 안에서만 결혼하는 부분적 족내혼이 관습화되었고, 이..

딸기네 책방 200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