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63

희망을 거래한다- 이렇게 좋은 책은 다들 좀 읽으셔요

희망을 거래한다 L‘Aventure du Commerce Equitable (2002) 니코 로전 | 프란스 판 데어 호프 (지은이) | 김영중 (옮긴이) | 서해문집 재미있게 읽었다. '몬드라곤' 이래 이런 종류로는 제일 재미있었다(가 아니고 이런 종류의 책을 별로 읽지도 못했지만). 이른바 윤리브랜드(ethical brand) 운동의 효시가 됐던 막스하벌라르 커피 생산 프로젝트를 비롯해 같은 그룹(네덜란드 참여연대)에서 시작한 바나나, 청바지 등의 브랜드화 과정을 다루고 있다. "나는 커피 브랜드 업체들도 시찰 여행에 참여하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당시 라틴아메리카의 사회운동 안에서 시작되었던 것으로 ‘항의에서 대화로’라는 새로운 연구 방법과 관계가 있다." "이 접근 방법은 ..

딸기네 책방 2005.11.24

다빈치코드- 드뎌 읽었다

다 빈치 코드 1, 2 The Da Vinci Code (2003) 댄 브라운 (지은이) | 양선아 (옮긴이) | 이창식 (감수) | 북스캔 ‘리뷰’라 하기엔 좀 뭣한, 그냥 짤막한 독후감 or 투덜거림. 역사추리물(이라고 해야 하나)을 특별히 좋아하거나 찾아 읽는 편은 아니다. 그 유명한 ‘장미의 이름’도 영화로 슬쩍 봤을 뿐 책으로 안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은 하도 광고를 하고 많이들 봤다고 해서... 유행에 너무 뒤떨어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 친구에게 책을 빌렸다. 읽을 때엔 재밌었는데 솔직히 좀 실망. 아니 많이 실망. 내 기대가 너무 컸나? 영풍문고 들렀을 때 무슨무슨 해설집을 비롯해, 관련된 책들이 여러 판본으로 많이 나와있길래 굉장한 책인 줄 지레짐작하고 기대를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런데 ..

딸기네 책방 2005.11.24

전쟁의 세계사 - 읽으면 후회 않을 역사책.

전쟁의 세계사 The Pursuit of Power (1982) 윌리엄 맥닐 (지은이) | 신미원 (옮긴이) | 이내주 (감수) | 이산 | 2005-09-30 맥닐이 Plagues and Peoples 를 1975년에 쓰고 1982년에 이 책, The Pursuit of Power 를 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나란히 ‘전염병의 세계사’ ‘전쟁의 세계사’라는 말로 나왔다. 무리 없는 제목이고, 어찌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 구미에 맞는 제목인 것 같기도 하다. 저자는 전작이자 대표작인 ‘전염병의 세계사’에서 병원균과 인간(숙주)의 관계를 ‘미시기생’으로, 피지배층과 지배층 즉 인간 간의 착취관계를 ‘거시기생’으로 표현했었다. ‘전염병의 세계사’는 미시기생에 관한 것이고, 구분하자면 ‘전쟁의 세계사’는 거시기생에..

딸기네 책방 2005.11.18

호메로스의 세계- 헥토르, 영원한 나의 영웅.

호메로스의 세계 Le monde d'Home're (2000) 피에르 비달나케 (지은이) | 이세욱 (옮긴이) | 솔출판사 | 2004-08-13 피에르 비달-나케라는 인물이 꽤 유명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구체적인 지식은 없었으므로, 저자의 이름이 안겨주는 중압감이라든가 권위라든가 하는 것에서는 완전히 자유로웠다고 해두자. 이 책은 지난해 우연히 그리스 유물 몇 점을 박물관에서 본 남편이 충동적으로 주문한 것이었다. 책은 일년 가까이 책꽂이 주위에 통상 ‘누워있었다.’ 쉽게 말해 굴러다녔다. 책이 꽤 얇다. 호메로스의 광대한 세계를 다룬 책 치고는 얇고, 가볍고, 그래서 부담 안 느끼고 읽어야지 하면서 손을 댔다가 몇 장 못 넘기고 다시 내팽개치기를 몇 차례. 덕분에 책은 책꽂이에 안착하지를 못..

딸기네 책방 2005.11.17

나무 동화- 손톱으로 칠판을 긁는 듯한 나무 이야기

나무 동화 Goldblatt und Silberwurzel 가브리엘 요시포비치 | 라픽 샤미 | 러셀 호번 | 미셸 투르니에 | 베르톨트 브레히트 | 이반 비나르 | 이탈로 칼비노 | 자크 루보 | 토르그니 린드그렌 | 페터 마르긴터 | 프란츠 홀러 | J.M.G. 르 클레지오 (지은이) | 전대호 (옮긴이) | 궁리 | 2003-04-12 미셸 투르니에, 이탈로 칼비노, 라픽 사미. 내 머릿속 책꽂이를 한칸 한칸 뒤지면서 꼽아보자자면 투르니에의 에세이들은 자다가도 웃을만큼 재미있었고, 다소 사악하고 엽기적이며 코믹한 단편들은 먹다죽어도 절반만 아쉬울 만큼 맛있었고, 내가 읽은 단 하나의 장편 ‘방드르디 태평양의 끝’은 심오하고 원초적이어서 여행길의 나를 정신 못 차리게 만들었더랬다. 라픽 사미는 주옥같..

딸기네 책방 2005.11.09

[스크랩] 자크 루보, '빈곤'

마법에 걸린 사과나무 자크 루보 옛날에 늙은 아주머니가 한 명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빈곤’이었다. 그녀가 가진 것이라곤 사과나무 한 그루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녀에게 기쁨을 주어야 할 이 사과나무는 오히려 골칫거리였다. 사과가 익으면 마을에서 불량배들이 몰려와 전부 따갔기 때문이다. 그렇게 여러 해가 지나고, 어느 날 희고 긴 수염을 드리운 노인이 빈곤 아주머니네 집 대문을 두드렸다. “아주머니.” 노인은 부탁했다. “빵 한 조각만 주시오.” “당신도 불쌍한 사람이군요.” 항상 동정심이 많았던 빈곤은 비록 가진 것이 없었지만 다정하게 말했다. “여기 한 조각 있어요. 받으세요. 더는 없답니다. 드시고 힘내세요.” “당신이 이토록 착하니, 소원을 하나 말해보시오.” 노인이 말했다. 아주머니는 한숨..

딸기네 책방 2005.11.09

존 파울즈가 죽었군요.

컬렉터는 보지 못했지만, '프랑스 중위의 여자'를 매우매우 재미있게 읽었더랬다. 잘은 모르지만, '영국식 음산함'과는 좀 다른 '프랑스식 적막함'이랄까. 뭐, 딱히 어느나라식인지를 따질 필요는 없을지도. 오늘자 BBC 기사입니다. 오비추어리(부고 기사)는 역시 뉴욕타임스가 짱인 듯. BBC의 오비추어리는 어쩐지 별로인 것 같지만. Writer John Fowles dies aged 79 Essex 출신. 옥스퍼드대학에서 불문학 전공. 교사생활 하다가 '컬렉터' 1963년 발표하면서 화려하게 등단. 'The Magus' 'The Collector' 등 대표작. 프랑스중위의 여자(1969년작) - 메릴 스트립과 제레미 아이언스 주연으로 영화화, 1981년 오스카상 노미네이트. It was seen as a ..

딸기네 책방 2005.11.08

[스크랩] 프란츠 홀러, '원시림 책상'

원시림 책상 프란츠 홀러 어떤 상인의 사무실에 마호가니 목재로 된 커다란 책상이 있었다. 이 사무실에 들어오기 위해 상인은 거의 전부 유리로 된 백화점의 맨 위층까지 매일 승강기를 타고 올라와야 했다. 상인은 마호가니 책상에 앉아 전세계로 전화를 하면서, 아프리카산 땅콩을 노르웨이에, 노르웨이산 고무장화를 아프리카에 팔았다. 그리고 저녁이면 컴퓨터로 이익을 따져보았다. 하루 일과가 끝나면 사무실 문을 잠그고 승강기를 타고 주차장으로 사라졌다. 그러면 사무실에 커다란 마호가니 책상만이 벽장, 고무나무와 함께 우두커니 남았다. 책상은 아마존 원시림에서 자른 마호가니로 만든 것이었다. 책상은 매일 밤 늙은 고무나무와 얘기를 나누면서 원시림에 대해 들려주었다. 책상은 또한 보름달의 아름다움과 나뭇가지 사이로 들..

딸기네 책방 2005.11.08

미야자와 겐지의 시 하나

雨ニモマケズ 비에도 지지 않고 미야자와 켄지 宮澤賢治 雨ニモマケズ 비에도 지지 않고 風ニモマケズ 바람에도 지지 않고 雪ニモ夏ノ暑サニモマケヌ 눈에도, 여름의 더위에도 지지 않는 丈夫ナカラダヲモチ 튼튼한 몸을 갖고 慾ハナク 욕심은 없으며 決して瞋ラズ 결코 화내지 않으며 イツモシヅカニワラツテヰル 언제나 조용히 웃는다 一日ニ玄米四合ト 하루에 현미 네 홉과 味噌ト少シノ野菜ヲタベ 된장과 약간의 야채를 먹고 アラユルコトヲ 모든 일을 ジブンヲカンジヨウニ入レズニ 자신을 계산에 넣지 않고 ヨクミキキシワカリ 잘 보고 듣고 행하고 이해하며 ソシテワスレズ 그리고 잊지 않고 野原ノ松ノ林ノ蔭ノ 들판의 솔숲 그늘 少サナ萱ブキノ小屋ニヰテ 삼간초가에 살며 東ニ病?ノコドモアレバ 동쪽에 병든 아이 있으면 行ツテ看病シテヤリ 가서 간병해 주고..

딸기네 책방 2005.10.26

전염병의 세계사- 기대 만발 재미 만발

전염병의 세계사 Plagues and Peoples (1998)윌리엄 맥닐 (지은이) | 김우영 (옮긴이) | 이산 | 2005-09-30 아시아에서 시작된 조류독감 공포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가 조류독감으로 740만명이 숨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예측을 내놓은 가운데, 얼마 전에는 1918년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한 `스페인 독감'이 최근 발생한 아시아 조류독감과 매우 유사한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것으로 드러났다는 외신 보도가 뒤따랐다. 미국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 스페인독감을 일으킨 바이러스는 조류에서 파생됐으며, 인체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유전자에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조류-인체 감염에서 인체-인체 감염으로 변질되면서 이 바이러스는 막대한 인명피해(2000만~5000만)를 냈다는..

딸기네 책방 2005.1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