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80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한권으로 읽는 미국의 역사.

미국에 대해 알아야 할 모든 것, 미국사 Don't Know Much About History (2003) 케네스 C. 데이비스 (지은이) | 이순호 (옮긴이) | 책과함께 | 2004-10-15 나는 잠을 자기 위해 리틀록의 한 모텔에 처음으로 차를 세웠다. 굳이 마음속에 그려보려고 애쓰지 않아도 그 이미지는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연방군이 지켜보는 앞에서 고함을 치고 침을 뱉는 성난 백인들 사이를 지나 학교로 향하는 어린 흑인 학생들의 모습. 미국의 테러. 이튿날 아침, 나는 다시 기나긴 여정길에 올랐다. 미시시피 강을 건너고 멤피스를 가로질렀다. 또 다시 살아나는 마틴 루터 킹의 암살. 미국의 테러. 테네시를 지나치는 내 앞에 미국 도로 역사의 더 많은 부분을 알려주는 표지판, 네이선 베드포드 포레스..

딸기네 책방 2006.03.06

동물원의 탄생

동물원의 탄생 Savages and Beasts: The Birth of Modern Zoo (2002) 니겔 로스펠스 (지은이) | 이한중 (옮긴이) | 지호 | 2003-08-30 독일의 칼 하겐베크라는 ‘동물 전시사업가’ 사례를 중심으로 현대적 동물원의 탄생을 조명했다. 책 읽는 동안 ‘제목에 비해 참 재미없다’는 생각을 했다. 독일 사례만 다룬 데다가 어째 영 저자의 시각도 ‘객관을 가장한 편파’인 것 같아서 입 내밀고 읽었다. 중반부 넘어가니 재미가 있고, 이 작업이 왜 의미가 있는지도 알겠다. 동물원, 즉 이국적인 동물을 전시하는 것은 인류가 나라를 만든 이래 생겨난 오래된 일이다. 따라서 ‘현대 동물원의 탄생’이라고 말하기 위해선 의미를 한정시킬 필요가 있다. 저자는 전근대 시대 유럽 왕실이..

딸기네 책방 2006.03.02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이건 읽으셔요)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 Alternatives to Economic Globalization (2004) 세계화국제포럼(IFG) (지은이) | 이주명 (옮긴이) | 필맥 | 2005-11-20 2003년의 이라크 전쟁, 그 이전인 2002년을 기억한다. 미국은 전쟁을 향해 달려갔지만 모두가 꿈쩍 못하고 질질 끌려가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다. 분명 세계는 들끓었더랬다. 그걸 자꾸 잊는다. ‘미국의 힘’이 너무 압도적으로 보여서, 조금씩, 그러다가 결국 많이 좌절하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이들이 비록 전쟁을 막아내진 못했지만 초강대국 미국의 전쟁 스케줄을 변경시키고 미국의 도덕적 권위(만일 그런 게 있었다고 한다면)를 땅으로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는데도 말이다. 책은 2003년에 벌어진 세 가지 사건, 칸쿤과 ..

딸기네 책방 2006.02.27

[스크랩] 더 나은세계는 가능하다

더 나은 세계는 가능하다세계화 국제포럼 전환점 ▲ 2003년의 세 가지 사건① 칸쿤: 민주주의의 폭발② 마이애미: 중남미의 체제 변화③ 이라크: 제국의 실패 [1부] 위기에 처한 시스템 1장 대립하는 세계관 ▲ 서로 다른 세계▲ 경제민주화▲ 변화의 추진력 2장 기업지배를 위한 설계=세계화의 교리가 된 브레튼우즈 체제의 기본 전제들 ▲ 세계화 모델의 주된 요소들① 초고속 성장과 그 기본전제인 자유무역② 모든 것의 사유화와 상품화③ 경제적, 문화적 동질화④ 비교우위론을 근거로 한 수출지향의 무역과 투자▲ 경제세계화의 수혜자들▲ 미디어의 역할 3장 부도덕한 삼위일체 ▲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세계무역기구 [2부] 실천되고 있는 대안들 4장 지속가능한 사회의 열가지 원칙-시애틀에 모인 사람들의 공통된 이상 ▲..

딸기네 책방 2006.02.27

제국의 지배자들- 이제부터 호주를 미워하리라

제국의 지배자들 존 필저 / 문현아 옮김 / 책벌레 "인도에는 조합원 30만명이 모두 여성인 자가고용여성협회가 있고, 브라질에는 토지없는 사람들의 운동이 있으며 멕시코에는 사파티스타가 있다. 대개 서방에서는 거의 알지 못하는 이들의 승리는 웅장하다. ...서방에서는 그런 승리의 소식들을 잘 모른다. 아르헨티나에 관한 보도는 우리의 삶과 관계 있는 투쟁소식들은 없고 온통 혼란에 관한 것뿐이다. 언론자유를 위한 터키 언론인들의 투쟁, 콜롬비아 노동조합원들의 투쟁, 동아시아의 새로운 ‘호랑이’ 노조의 투쟁 같은 웅장한 이야기는 서방에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 신화와 달리, 사람들은 그다지 순종적이지 않다. 냉전 종식 이후의 정치적 초현실주의 시기는 끝났다. 사람들은 다시 움직이고 있다. -머리말 중에서" 구구절..

딸기네 책방 2006.02.18

유년기의 끝- SF 3대 거장이라더니, 역시.

유년기의 끝 Childhood's End 아서 C. 클라크 (지은이) | 정영목 (옮긴이) | 시공사 | 2002-09-09 멋진 책. 그저 ‘멋지다’는 말로는 사실 설명이 안 되는데 말이다. 책은 반세기 전, 아폴로호가 달에 착륙하기 전에 쓰여졌다. 저자는 SF계의 3대 거목으로 불린다는 아서 클라크다. 나는 그와 함께 ‘3대’라는 이름이 붙는 아이작 아시모프의 제대로 된 소설을 한번도 읽어보지 못했고, 로버트 하인라인의 책도 11년 전 단 한권 읽은 것 말고는 접하지를 못했다. SF에 별반 관심이 없다 해도 무방하다. SF라 부르는지 그냥 ‘소설’이라 부르는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 종류의 책들 중에서 유일하게, 그리고 다른 모든 소설들을 합쳐서도 ‘가장’ 좋아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은 로저 젤라즈니의 ..

딸기네 책방 2006.02.16

깜짝깜짝! 색깔들- 깜짝깜짝 팝업북

깜짝깜짝! 색깔들 척 머피 지음 / 비룡소 / 2006년 2월 아이들용 팝업북을 실제로 들여다보면 너무 복잡해서 외려 아이가 안 좋아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책은 진짜 이쁘다. 색깔책답게 색깔이 곱다. 다양한 동물과 여러 색깔을 오밀조밀 엮어놔서 어른이 봐도 이쁘고 신기하다. 일본에서 이 책을 샀는데, 한국에서도 판다는 걸 정말 우연히 알게 됐다. 한국어판(글자가 없는 책이니 한국어판이라 하기도 뭣하지만)은 '깜짝깜짝! 색깔들'이라는 제목으로 돼있는데, 가격이 9000원 붙어있네. 이걸 싸다고 봐야 하나, 비싸다고 봐야 하나? 몇 쪽 안 되는 책인데다 두어번 보고 나면 (갓난아이가 아닌 다음에야) 닳도록 보지는 않는, 그런 책인 걸 생각하면 비싸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아이에게 이쁘고 '거창하지 않은'..

딸기네 책방 2006.02.07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그래도 하루키.

회전목마의 데드 히트 回轉木馬のデシド.ヒ―ト (1985) 무라카미 하루키 (지은이) | 권남희 (옮긴이) | 창해 | 2004-10-05 올해 읽은 첫 책...치고는 썰렁하기도 하다. 회전목마의 데드히트. 하루키식의 희한한 제목에, 뭐 믿고 이렇게 얇은 책에 8000원이나 붙였나 싶은, 하드커버의 이쁜 소설집. 출판사가 ‘믿은’ 것은 더도 덜도 아니고 무.라.카.미.하.루.키.라는 이름 일곱글자였겠지. 재미없었냐고? 이 책, 별로 재밌는 책도 아니고 제대로 된 소설도 아닌데, 그런데도 이 작은 소설집을 순식간에 넘기면서 이런 생각들을 했다. 역시 하루키야, 재미없다고 해도 하루키는 하루키, 어쨌든 빨리빨리 읽히는 것을 보면. 내가 하루키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별로 극적이지도 않고 치밀하지도 않은 단편 몇..

딸기네 책방 2006.01.20

책 읽어 주세요, 아빠! - 아빠, 책 읽어주라니깐!

책 읽어 주세요, 아빠! 니콜라스미 (지은이), 김서정 (옮긴이) | 프뢰벨(베틀북) 아마 다른 집에서도 그렇겠지만, 우리 집에서도 책 읽어주는 건 엄마인 내 몫이다. '엄마가 읽어준다'는 것에 대해 특별히 불만은 없지만, 그리고 아이에게 책 읽어주는 시간이 소중하다는 건 알고 있지만, 솔직히 졸리다. 요새 꼼꼼이가 책읽기에 재미가 들려서 자기 전에 '되게 많이 읽어주세요' 하는데 몇권을 읽어줄지를 놓고 밤마다 실랑이를 벌인다. 난 새벽에 출근을 하기 때문에 늘 피곤하다. 지난 10여년간 졸린 상태로 세상을 살아왔다 -_- 그래서 책 읽어주다 말고 막 졸고, 잠꼬대 섞인 헛소리꺼정... ㅠ.ㅠ 그러니 이 책의 제목을 본 순간,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었겠는가(불역열호아~). 그림도 귀엽고 내용도 귀엽고 ..

딸기네 책방 2006.01.20

눈보라 속의 쥐 의사 선생님- 소박하고 재미있는 일본 그림책

요새 우리나라 그림책들도 이쁘고 수준 높고 좋은게 굉장히 많은데, 이상하게 우리나라 그림책들은 일러스트레이션이 굉장히 강한 대신에 스토리텔링은 상투적인 게 대부분인 듯. 이 책, '눈보라 속의 쥐 의사 선생님'은 일본에 있을 때 봤었는데 '구리와 구라' 시리즈처럼 그림이 참 소박하다(실제로 '구리와 구라' 시리즈와 이 책은 같은 일러스트레이터가 그림을 그렸다). 기초 데생이 탄탄한 화가가 아이들 보라고 단순하고 코믹하게 그린 듯한 그런 그림인데, 화려한 것하고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내용은 짧으면서도 스토리 구성이 단단하고 재미가 있다. 그런 걸 보면, 아무리 '그림책은 그림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역시 '책'인 바에야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딸기네 책방 2006.0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