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854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인식을 호도하는 잘못된 제목

왜 인도주의는 전쟁으로 치닫는가? : 그들이 세계를 돕는 이유 카너 폴리 저/노시내 역 | 마티 | 원서 : The Thin Blue Line: How Humanitarianism Went to War (2008) 책을 처음 접할 때부터 제목이 좀 지나치다 생각했다. 읽으면 읽을수록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책은 인도주의 구호기구 활동가로 일해온 저자가 오랜 경험을 통해 '인도적 지원' '인도주의 구호활동'의 실상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돼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유엔난민기구 등에서 일했다는 저자는 현장의 구체적인 사례들을 통해 '구호활동가'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문제의식들을 생생히 전한다. 그 중에는 구호활동의 한계나 구호기구의 관료주의 문제, 구호기구의 예산 쓰임새, 구호기구에 대한 관리감독 문제, 기금을 ..

딸기네 책방 2012.03.06

워킹 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

워킹푸어, 빈곤의 경계에서 말하다 데이비드 K. 쉬플러. 나일등 옮김. 후마니타스. 지난해 말부터 이것저것 일처리할 것들이 많아...라고 핑계를 대기엔, 이 책을 좀 오래 붙잡고 있었다. 지난해 가을 일본 왔다갔다 할 때부터 손에 들고 다녔고, 서울 집에서는 바닥에 굴려두고 틈날 때마다 읽는다고 읽었는데... 548쪽에 이르는 얇지 않은 책이라 쳐도, 몇달에 걸쳐 읽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할 정도다. 미국 저술가들의 '저널리스틱한 글쓰기'와는 좀 다르다. 앨런 와이즈먼 같은 재미는 없지만, 좀 중구난방이기는 하지만, 애정을 가지고 진지하게 천착한다는 느낌이랄까. 책에는 미국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오만가지 '가난하게 되어버린 이유'들이 백과사전처럼 펼쳐진다. 진보-보수(민주-공화)의 진영논리를 떠나 가난에..

딸기네 책방 2012.03.01

아침의 낚시질- 건져올린 책들

아침형 인간이어서 좋은 게 많다. 아침에 남보다 살짝 일찍 출근해서, 일주일에 한번 정도 '책정리'를 한다. 큐티양에게 온 책들을 뜯어서 여행관련된 것은 큐티 몫으로 남겨두고 나머지 중 몇권씩 골라오는데, 건질 것들이 적지 않다. 오늘아침 낚아온 것들. 백만년만의 시집이다. 함민복 엮음, . 일단 엮은이가 함민복이고... 이성복 나희덕 이규보 곽재구 프리모 레비... ㅎㅎ . 목차가 빽빽해서 일단 집어왔다. 그 다음 두 권은 나하고 영 궁합이 안 맞을 것이 확실하지만 갖고다니면 폼 좀 날법한 책들. , 슬라보예 지젝의 . 지젝의 책은 오래전 일본에서 놀 때 읽은 것이 전부다. 확실히 내 취향은 아니다. 난 이렇게 복잡한 건 못~해! 그런데 는 로쟈님이 옮긴 것이고, 또 부제가 '9.11 테러 이후의 세계..

인종주의에 대한 책들

인종주의라는 주제 자체를 전면에 내세워 분석한 책들이 국내에 많이 출간돼 있지는 않다. 박경태의 《인종주의》(개념사, 2009)는 인종·인종주의의 정의와 역사를 소개한 책으로, 한국 사회에서의 다문화주의 논의와 인종주의적인 양상 등을 덧붙였다. 폴 C. 테일러의 《인종: 철학적 입문》(강준호 옮김, 서광사, 2006)은 인종주의의 철학적 측면을 다루면서 인종주의-반인종주의 사이의 윤리학을 다루고 있다. 인종주의가 힘을 발휘하는 양상은 매우 다양하다. 때로는 특정 인구집단에 대한 노골적인 학살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를 띠기도 하지만, 계급적-성적-지리적 차별구조 속에 뒤섞여 있어 골라내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인종주의의 얼굴과 그늘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런 차별구조들을 다룬 다양한 책들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Life Class - 사랑도 공감도 '배워야 한다'

알바 삼아 읽었다. 지은이가 재미난 사람인 듯하다. 살아가는 방법(Art of Living), 사회 변화(Social Change) 등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스스로 좀더 나은 삶의 방식을 찾아보고, 그걸 에세이로 쓰면서 살아가고 있다고. 저자의 홈페이지에 들어가보니 관심 갖고 추진하는 프로젝트들을 정리해놨다. 예를 들면 공감(Empathy), 과테말라, 목공예, 원예, 테니스 등이다. 좀더 세상과 소통하면서 세상을 재미있고 의미있게 살아가기 위한 과제를 정하고, 그에 대한 공부를 하고, 그 분야의 학자들을 만나고, 책으로 쓰는 식인 것 같다. 비단 이 책(이라기보다는 에세이) 뿐이 아니라, 이런 식의 삶의 방식과 관심사를 확장시키는 방법 등이 현대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흥미로운 주제가 될 것 같다. ..

딸기네 책방 2011.09.28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이해- 카를 마르크스에서 아마르티아 센까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이해 Understanding Capitalism (2002) 더글러스 다우드, 로빈 하넬, 마이클 리보위츠, 마이클 키니, 존 벨러미 포스터, 칼 보그스, 프레더릭 리 류동민 (옮긴이) | 필맥 | 2007-02-20 알라딘 '서재질'을 하지 않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간 훑어보는 일도 멈추게 됐지만, 이 책은 나오자마자 목차를 보고 바로 샀던 것 같다. 물론 그로부터 책을 다 읽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책은 자본주의를 비판했거나 혹은 주류 경제학에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거나 주류 경제학과 거리를 두어온 여섯 명의 '경제학자들'에 대해 소개하고 그들의 견해를 비판적으로 들여다보는 내용으로 돼 있다. 말하자면 이 책의 틀은 자본주의(를 뒤따라다니면서 해석하는 데에 급급한 주류 ..

딸기네 책방 2011.09.27

요즘의 독서행태

책과 멀리하기 시작한지는 한 3년 되었고. 지난 1년반 동안은 아예 작파를 했고. 그러다가 얼마전부터 꼼꼼이가 "집에 있으면 TV만 보고 책은 읽지 않는다"면서 -_- 나를 끌고 집 앞 LAVAZZA에 가는 바람에, 어찌어찌 다시 책장을 넘기게는 되었다. 그렇게 해서 읽게 된 책이 몇 권 있다. 9/3 윌리엄 맥닐 이름만 보고 샀는데 -_- 알고 보니 아들이 쓴 우자와 히로후미 9/4 캐서린 햄린 ... 이 책 쫌 짱. 바우만에 꽂혔음! 리처드 파월 . 9/24 더글러스 다우드 외 이것도 재밌었음. 어째 요즘 읽은것들마다 소스타인 베블런이 등장한다. 이쯤 되면 베블런에 대해 뭐라도 좀더 찾아 읽어야 하려나? 찾아보니 국내에 이라는 게 번역돼 있긴 하네... 음... 암튼 그리하여 나는 요즘 다시 글자라는..

'아시안 잉글리시'- 네이티브 영어란 없다!

아시안 잉글리시 리처드 파월 (지은이) | 김희경 (옮긴이) | 아시아네트워크(asia network) 아시아네트워크 책. 김희경 선배가 옮겼네. 아시아에서 20여년 살았고 지금도 일본 니혼대학에서 교수로 일하고 있는 영국 출신 저자가 생생한 사례들을 들어가며 아시아와 영어라는 주제를 놓고 수다를 떤다. 요는, ‘네이티브란 없다’, ‘너네식으로 떠들어라.’ 아시아, 특히 한국의 영어 울렁증+영어 열병+영어 돈지랄이야 세계 최고 수준 아닌가. 영어의 E자만 들으면 식은 땀 나고 어딘가 꿀리는 기분이 드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도움되는 책. 거기에 ‘영국식 유머’까지 섞여 있어서 정말 재미있었다.

딸기네 책방 2011.09.04

캐서린 햄린,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지구에 하나뿐인 병원 The Hospital by The River (2001) 캐서린 햄린 (지은이) | 이병렬 (옮긴이) | 북스넛 | 2009-05-20 재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던 것 같은데... 책을 여기저기 던져두다가 이제서야 다 읽었다. 에티오피아 누(출산시의 문제로 인해 방광, 직장 등 장기에 구멍이 뚫리는 여성 질환) 환자들을 돌본 호주 출신 의사 부부의 회고록. 책을 쓴 건 부인인 캐서린인데, 2009년 대안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바른생활상'(Right Livelihood Awards)을 받기도 했다. 내용 중 하나님 예찬과 영국 예찬, 에티오피아 황실 예찬이 상당부분 차지하는 데다가 너무나도 개판인 번역(무려 왕세자 crown prince를 크라운 왕자로 번역했다능;; 이런 류의 무지를 ..

딸기네 책방 2011.09.04

존 맥닐 '휴먼웹'

휴먼 웹 The Human Web : A Bird‘s Eye View of World History (2003)윌리엄 맥닐 | 존 맥닐 (지은이) | 김우영 | 유정희 (옮긴이) | 이산 | 2007-07-21 책이 나와있다는 걸 알게된 순간 바로 주문했다. 윌리엄 맥닐!!! 재러드 다이아몬드의 읽을 때부터 윌리엄 맥닐과 루이기 카발리-스포르차 책은 반드시 읽고말리라 했었다. 국내출간되길 기다리고 기다려서 와 두 권을 읽었고, 도 굳이 사서 읽었다. 맥닐이라는 이유만으로. 맥닐이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역사학자라고까지 믿고 있는 지경인지라... 이 책도 번역하신 김우영 선생님이 옮겼다. 은 정확히 말하면 맥닐의 이름만 따다 얹었을 뿐, 윌리엄 맥닐이 아닌 그 아들 존 맥닐의 책이다. 역사 개론서로서는 꽤 ..

딸기네 책방 2011.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