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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이 나오키, 니시타니 오사무의 <세계사의 해체- 서양을 중심에 놓지 않고 세계를 말하는 방법>을 읽고 있다. 읽기 시작한지 오래됐는데 집중하지 못한 채 몇달째 두 달 넘게 질질 끌고 있다. 아무래도 쉽지 않다. 이런 종류의 변경의 지식인, 혹은 이동하는 지식인들이 우리 주변에는 많지 않거니와, 그래서 그들의 문제의식이나 논의에 생소한 부분이 적지 않다. 그뿐 아니라 이 두 사람이 말하는 내용들 대부분이 무지한 나는 별로 들어본 적 없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은 재미있고 신선하다.
이 책 이야기가 아니라, 두 지식인들이 책에서 말하는 미야자와 겐지 이야기가 신선했다. 징병된다는 것은 '죽이러 간다는 뜻'이라는 섬뜩하고도 처절한 통찰력이라니. 미야자와의 동화는 어릴 적 계몽사 동화집에서 접했고, 커서도 어찌어찌 시나 동화 따위를 찾아 읽었다. 제법 멋있게 출판된 <은하철도의 밤>을 요니에게 사줬더니 재미있게 잘 읽은 모양이다.
그것 내가 꺼내어 읽어야지 하면서 놓치고 있던 차에 미야자와의 동화 선집을 하나 얻었다. 어른이 되어 접했지만 재미있게 읽었던 <첼리스트 코오슈>가 맨 앞에 나와 있다. 책장 주르륵 넘기는데, 다시 읽어도 또 재미있으니. 그 다음 편은 <주문이 많은 레스토랑>이다. 어릴 때 본 책에는 '요리점'이었는데 요즘에는 일본어 직역한 요리점이라는 말 대신 '레스토랑'이라 나오는구나.
오늘 집에 가는 길엔 지하철에서 이 동화집이나 다 읽어야겠다.
사진은 바람구두의 블로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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