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전 교토에 여행을 갔다가, 교토 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히가시혼간지(東本願寺)에 들른 적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오래된 큰 건물들이 일본에는 많지만, 특히나 이 히가시혼간지라는 절은 건물의 크기가 워낙 컸다. 정토진종의 절인데 안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이 고즈넉했다. 그곳 갤러리에서 뜻밖의 전시를 만났다. 조용한 갤러리에서 갑자기 눈에 들어온 것은 한국인임이 확실한 어떤 문인의 이름이었고, 그 옆에는 일본어로 '재일(자이니치)코리안' 즉 식민지 시절 일본에 끌려갔거나 건너갔다가 정착하게 된 사람들을 소개하는 글이 실려 있었다. 이들은 남북한이 갈라지기 전에 일본에 간 이들이기 때문에 한국인도 북한사람도 아닌 '재일'이라고만 불린다. 일부는 조총련계, 일부는 민단계로 갈려 있지만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