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런 애쓰모글루, 제임스 로빈슨. 최완규 옮김, 시공사. 처음에 제목만 보고서, ‘시장 대 국가(정부)’라고 할 때의 그 국가를 말하는 줄 알았다. 실제 내용은 시장지상주의를 외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그 반대다. 시장의 중요성을 잊지 않지만, 그런 경제학적 틀에서 벗어나 ‘왜 어떤 나라는 실패했고 어떤 나라는 성공했는가’를 촘촘히 분석해 들어간다. 분석 틀 자체가 촘촘하다기보다는, 큰 틀에서 개별 사례들을 꼼꼼히 살피는 식이어서 읽는 재미도 적지 않았다. 애쓰모글루는 미 MIT 경제학교수이고 로빈슨은 하버드대 정치학교수다. 책은 두 저자의 면모에서 보이듯 ‘정치가 경제를 만났을 때’를 담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아니, 좀 더 정확히 말하자면 ‘왜 어떤 정치는 어떤 역사를 거쳐 이런 경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