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네 책방 750

모녀 3대가 재미나게 읽은 동화 '꼬마 할머니의 비밀'

[동화는 내 친구-55] 꼬마 할머니의 비밀 다카도노 호코 글/지바 지카코 그림/양미화 역 | 논장 꼼꼼이가 학교 권장도서라고, 독후감 쓴다고 빌려왔다. 재미있다고 엄마한테 한참을 읽어주는데 건성으로 들었다. 꼼꼼이가 책 읽어주겠다고 하는 때가 좀 많아서.. ㅎㅎ 아무튼 너무너무 재미있다고 아우성이었다. 며칠 있다가 꼼양 숙제하는 거 옆에서 지켜보고 앉아있는데, 이 책을 읽어보라고 또 밀어붙여서 결국 펴들었다.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나도 울엄마한테 ^^ 이 책 읽으시라고 했더니, 이미 읽었다면서 "어떻게 이렇게 재미있니"라고 하신다. 우리 모녀 3대는 이 책에 아주 뿅갔다. 어쩜 이렇게 재미있는지. 일본에서 1년을 지내면서 '늙는다'는 것에 대해 참 생각을 많이 했다. 지금도 나는 아지님과 ..

딸기네 책방 2010.07.21

보이지 않는 사람들-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보이지 않는 사람들 : 21세기 노예제, 그 현장을 가다 E. 벤저민 스키너 저/유강은 역 | 난장이 | 원제 : A Crime So Monstrous(2008) 석 달 전 코트디부아르 내륙 부아케에서 부룰리 궤양에 걸려 피부가 다 녹아내린 사내아이를 보았다. 시뻘건 근육이 밖으로 드러나 피가 뚝뚝 떨어지고 파리 떼가 몰려드는데도 아이는 울지 않았다. 상상도 할 수 없는 끔찍한 고통일 터인데, 아프고 못 먹어서 바짝 마른 아이는 얼굴을 일그러뜨릴 뿐 울지 않았다. 상처를 소독하고 붕대를 다시 감는 ‘치료’를 받은 뒤엔 조용히 진료소 앞 빈 터에 앉아있을 뿐 웃지도 않았다. 그 무표정을 보면서, 울지 않았던 다른 어떤 아이들을 떠올렸다. 4년 전 바로 옆 나라인 가나에 갔을 때다. 볼타 호수의 어부들이 가..

딸기네 책방 2010.05.18

드디어 읽었다, '악마의 시'!

악마의 시 (상.하) 살만 루시디. 김진준 옮김. 문학세계사 소설의 배경은 인도와 영국과 아라비아의 어느 사막을 오간다. 공간적 배경만큼이나 주인공들의 성격과 문화적 배경도 다양하다. 천사 지브릴(영어로는 가브리엘)을 상징하는 인도의 영화스타 지브릴, 반대로 자의와 상관 없이 악의 화신으로 변해가는 성우 살라딘. 지브릴은 서구적인 것, 인도적이지 않은 것을 경멸하지만 정작 그의 애인은 ‘히말라야의 만년설처럼 흰 피부를 지닌’ 알렐루야라는 이름의 유대인 여성이다. 반면 런던에서 주로 활동하는 살라딘은 인도 출신임을 한탄하며 오로지 영국, 런던만을 숭상하고 옛 식민종주국의 시민이 되기 위해 애쓴다. 또 다른 주인공은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7세기 메카와 메디나의 사막에 살았던 ‘예언자 마훈드’다. 개에 비유..

딸기네 책방 2010.04.23

지그문트 바우만, '유동하는 공포'

유동하는 공포 지그문트 바우만 저/함규진 역 | 산책자 | 원서 : LIQUID FEAR (2006) 바우만의 책은 처음 읽는데, 번역이 넘 꼬여있다. 아마 원래 문장이 꼬여있는 것 같다. 이 번역자가 옮긴 다른 책들을 본 적 있는데 꽤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워낙 심오하고 복잡한 문장/내용의 책을 다루다보니 번역자가 너무나 직역을 한 듯. 암튼 읽는 사람들 힘 좀 들겠다. 책은 재미있다. 바우만은 폴란드 출신 유대인 사회학자로, 나중에 영국에 터를 잡았다. 마르크스주의자였다가 서구마르크스주의 쪽으로 이동했다. 현대 사회를 떠도는 공포, 벗어날 수 없는 공포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한 꺼풀 벗겨내’ 그 아래 숨겨진 심리와 원인을 다루는 것이 이 책이다. 주로 서양 여러 학자들의 코멘트들을 인용해..

딸기네 책방 2010.04.07

물의 미래 - 말 좀 꼬지 말란 말이다

물의 미래 : 인류 문명과 역사를 뒤바꿀 최후의 자원 에릭 오르세나 저 | 양영란 역 | 김영사 | 원서 : L'AVENIR DE L'EAU 역시 프랑스 책은 내 취향은 아니다. 뭐, 그럭저럭 읽을 만은 했다. 재미도 있다. 책의 소재는 물이지만 다루는 영역은 여러 가지다. 오르세나는 세계를 돌며 물의 여러 가지 얼굴을 본다. 호주에서는 물 남용으로 인한 ‘가뭄의 시대’를, 싱가포르에서는 ‘물 독립’의 문제를, 인도의 캘커타(요새 이름은 콜카타인데 번역자는 아직도 식민시대의 이름인 캘커타를 고집하고 있다)에서는 물과 보건·빈곤 문제를, 방글라데시에서는 기후변화와 기후 난민을, 중국에서는 댐 건설과 치수(治水)의 방식을, 이스라엘·팔레스타인에서는 물의 재활용과 물 분쟁을 다룬다. 알제리와 모로코에서는 물과..

딸기네 책방 2010.03.28

밑바닥의 10억명을 위한 '빈곤의 경제학'

빈곤의 경제학 : 극빈국 10억 인구의 위기 폴 콜리어 저/류현 역 | 살림출판사 | 원서 : The Bottom Billion 아프리카 기획기사를 준비하면서 교보문고에 가 책 구경도 하고, 인터넷서점들도 뒤져보고, 이전에 읽었던 아프리카에 대한 책 목록도 되새겨보았다. 그러다가 만난 것이 이 책이다. 책의 원제는 즉 ‘밑바닥의 10억 명’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 책은 아프리카에 대한 책이라기보다는, 개발의 그늘에서 밀려난 지구촌 밑바닥 가장 가난한 10억명이 왜 그런 절대빈곤 상태에서 헤어나지 못하는지에 대한 책이다. 즉 ‘개발의 경제학’이 그동안 놓쳐온 것과 국제원조의 성공/실패 사례들을 분석하고 ‘좀더 효율적으로 밑바닥 10억 명을 생존선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에 대해 고민한 것이 이 책이다. 그런데..

딸기네 책방 2010.03.10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책은 훌륭한데 번역이 GR

처음 읽는 아프리카의 역사. 루츠 판 다이크. 데니스 도에 타마클로에 그림. 안인희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원래 독일에서 청소년을 위한 아프리카 역사책으로 쓰인 것이라 한다. 책은 아주아주아주 훌륭하다. 아프리카라는 거대한 땅덩이의 기나긴 역사를 훑되, 기계적으로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테마들을 잡아서 흥미롭게 풀어간다. 대략적인 시대 순서로 아프리카의 역사를 전하면서 중간중간에 아프리카인들의 목소리를 넣었다. 거기에다가 멋진 그림으로 그려진 인물 그림들. 무엇보다, 아프리카를 ‘대충 한 덩어리’로 취급하지 않고 여러 곳의 사정을 ‘간략하면서도 충실하게’ 담아낸 것이 놀라울 정도다. 아프리카 여러 나라 지도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스크랩해두었다. 뒷부분에는 ‘오늘날의 아프리카’가 안고 있는..

딸기네 책방 2010.03.05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

제국에 반대하고 야만인을 예찬하다 In Praise of Barbarians 마이크 데이비스 저 | 유나영 역 | 이후 마이크 데이비스의 책은 되도록이면 나오는 대로 읽어보려 하고 있다. 국내에 출간된 것들 중에서는 , , 을 읽었는데 시의적절하게 주제를 잘 잡아서 알아야 할 것들을 알려주는 저술가다. 잘은 모르지만, 우석훈 같은 사람이라 하려나? 물론 데이비스가 우석훈보다는 훨씬 세계적으로 유명한 좌파 역사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이고 글쟁이라 해야겠지만. 이 책은 데이비스가 진보적인 매체에 썼던 글들을 모은 것이다. 미국 진보주의의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맨 뒤편에 실린 ‘60년대 거리의 추억’ 같은 것들이 재미나게 다가올 것이고, 미국 정치에 관심이 많은 이들이라면 (번번이 실패하지만 맥이 끊어지지..

딸기네 책방 2010.02.26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아프리카, 무지개와 뱀파이어의 땅 The Shackled Continent(2004) 로버트 게스트 저/김은수 역 | 지식의날개(한국방송통신대학교출판부) 아프리카에 대해 국내에 출간돼 있는 책들을 다 보지는 못했어도, 관심 있는 주제여서 무엇이 나왔는지는 대략 훑어본다. 뭐, 별로 어려울 것도 없는 일이다. 아프리카의 역사를 다룬 책은 거의 없으니까. 근래 유행하는 여행기 종류로는 몇 종 나와 있다. 김모 PD의 책은 얼핏 서점에서 훑어보니 눈길을 끌긴 하는데 나처럼 ‘일’로 아프리카 정보를 얻어야 하는 사람들이 골라서 볼 책은 아닌 것 같다. 황학주 선생님의 책들은 사진과 글이 좋지만 역시나 여행기 혹은 에세이 성격이다. 이산출판사에서 나온 존 아일리프의 는 매우 훌륭한 책이다. ‘제대로 된’ 아프리카..

딸기네 책방 2010.02.26

내 안의 물고기

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저/김명남 역 | 김영사 | 원서 : Your Inner Fish 어머니 바다에서 태어난 생물은 언제 처음 뭍으로 올라왔을까. 그들은 어떻게 뭍에서 살 수 있는 다리를 갖게 되었을까. 박테리아에서 사람에 이르는 38억년간의 기나긴 진화과정은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 고생물학자들은 화석을 통해 생물의 지나온 역사를 복원한다. 복원되지 않은 채 빠뜨려진 부분을 ‘잃어버린 고리’라고 흔히 부른다. ‘물에서 뭍으로’ 동물의 이동을 보여주는 화석도 그런 ‘잃어버린 고리’들 중의 하나였다. (이 책의 저자는 '잃어버린 고리'가 아닌 '찾아낸 고리'라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2006년 4월, 북극에서 가까운 캐나다 북부에서 발견된 3억8000만~..

딸기네 책방 2010.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