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18

일본 정국, 어떻게 볼까

일본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의 운명이 걸린 우정공사 민영화 관련 법안이 8일 참의원에서 부결됐다. 고이즈미 총리는 즉시 임시각료회의를 열고 내각과 중의원 해산을 선언했다. 다음달 11일 조기총선 결과에 따라 고이즈미 총리 정권이 계속될지, 역사상 3번째 정권교체가 이뤄질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이날 오후 참의원 본회의 표결 결과 고이즈미 총리가 개혁의 기치로 내걸었던 우정민영화 법안은 출석 의원 233명 중 반대 125명, 찬성 108명, 결석-기권 8명으로 부결됐다고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자민당에서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22명의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졌다. 고이즈미 총리는 법안 부결을 곧 `내각 불신임'으로 받아들이겠다던 공언대로 임시각료회의를 열어 중의원 해산을 의결했다. 중의원은 이날 ..

대가리만 큰 작자

팔레스타인 지역 내 유대인 정착촌 철수 문제로 이스라엘 정국이 시끄러운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56) 재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사퇴했다. 아리엘 샤론 총리 정부는 철수를 강행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지만 집권 리쿠드당 내 최대 정적인 네타냐후 장관의 항의성 사퇴로 사면초가에 몰리게 됐다. 네타냐후는 이미 지난 1996년부터 99년까지 총리를 지낸 인물. 군인 출신들이 장악해왔던 이스라엘 정가에서 기업가 출신이라는 경력을 내세워 한때 인기를 끌었지만 집권 기간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에 기름을 붓는 강경 노선을 고집하다가 온건파에 권력을 빼앗겼었다. 최근 샤론 총리의 정착촌 철수 정책으로 이스라엘 내에서 유대민족주의자들과 극우파의 목소리가 커지자 그 틈을 비집고 세력을 확대했다. 샤론 총리가 모처럼만에 ..

멋진 전갈

로봇잠수함 하나로 영국의 기(氣)가 살았다. 첨단과학과 군수산업에서 미국, 러시아에 밀린지 오래였던 영국의 기를 살려준 것은 로봇 팔이 달린 무인 해저탐사선 스콜피오 45. '수퍼 스콜피오(전갈)'라 불리는 이 잠수정은 7일 북태평양 캄차카반도 해저에서 어망에 걸려 발이 묶였던 러시아 프리즈 잠수함을 구해낸 1등 공신이다. BBC방송은 "수퍼 스콜피오가 영국 해군의 위신을 세웠다"며 로봇탐사선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수퍼 스콜피오가 프리즈 잠수함을 구하기 위해 러시아 동부해안에 도착한 것은 6일. 승무원 7명을 태운 프리즈 잠수함은 지난 4일 해저탐사 작업 중 어선들이 설치해놓은 그물에 걸려 해저 190m 지점에서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잠수함의 공기탱크에는 최대 12시간 동안 승무원들의 목숨을 유지..

주디스 밀러

`취재원 보호'를 고수하다 구속된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 주디스 밀러(57)가 곧 감옥생활 한달을 맞는다. 워싱턴포스트는 4일(현지시간) 언론의 자유를 지키겠다며 검찰의 압력에 맞서다 끝내 수감된 밀러의 감옥 생활을 소개하는 기사를 실었다. 밀러가 수감된 곳은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구치소. 밀러는 여느 수감자들과 함께 지내며 감옥 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2평 남짓한 방에서 생활하면서 주변 사람들이 보낸 편지에 답신을 쓰거나 책을 읽으면서 소일하고 있다고 구치소측은 밝혔다. 옥중의 밀러를 만난 이들은 모두 그가 여전히 당당하며, 자신의 결정을 후회하지 않고 있다고 전한다. 언론인보호위원회를 대표해 최근 그를 면회했던 월스트리트저널의 폴 스타이거 편집장은 "그는 여전히 열정적이며 수감복을 입고도 위축되지 않..

'오렌지색 이스라엘'

이스라엘 전역이 시끄럽다. 평화협상의 선결조치로 아리엘 샤론 총리가 팔레스타인 땅 내 유대인 정착촌 철수를 강행키로 하자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잇달아 열리고 있으며, 정부는 보안군을 대거 배치하는 등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3일(이하 현지시간) 경찰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가자지구 내 유대인 정착촌의 시위와 충돌을 막기 위해 보안군과 경찰 3만명을 배치, 방어작전에 들어갔으며 네게브 등지의 일부 정착촌에 유대인 주민 지도자들의 출입을 금지시켰다고 보도했다. 앞서 이스라엘 남부 스데롯에서는 지난 2일 저녁 2만5000여명이 참석한 대규모 정착촌 철수 반대 시위가 열렸다. 시위대는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자지구 강제철수에 항의하기 위한 가두행진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경찰..

'뇌사 분만' 수전 스토리

뇌사상태에서 아이를 분만하고 결국 사망한 한 여성의 사연이 미국을 울렸다. 미 국립의료연구소 연구원이던 수전 토러스(26)가 저녁식사 도중 갑자기 쓰러진 것은 석달 전인 5월7일(이하 현지시간). 병원으로 실려간 수전의 뇌에서는 종양이 발견됐고, 그 때문에 뇌졸중이 온 것이었다. 수전은 어릴 때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을 앓았지만 9년전 완치된 줄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검사결과 수전의 뇌에는 이미 종양이 퍼진 상태였으며, 동갑내기 남편 제이슨은 의사들로부터 수전이 ‘의학적으로 사망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들었다. 두살배기 아들을 둔 수전은 또 한명의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다. 워싱턴 버지니아의료센터 의료진은 수전의 생명을 억지로 연장시키지 말라고 권유했다. 하지만 제이슨은 만일 아내가 의식이 있다면 ..

미국의 새로운 우주영웅?

디스커버리호에서 미국의 새로운 `우주 영웅'이 탄생할 것인가. 미 항공우주국(나사/NASA)이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의 외부 손상을 수리하기 위해 우주공간에 승무원을 내보내기로 했다. 사상 초유의 `우주 공간 수리'라는 과제를 맡게 된 승무원은 미국인 스티븐 로빈슨으로 결정됐다고 나사가 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빈슨은 3일 오전 4시14분(한국시간 오후 7시14분) 작업에 들어간다. 그가 할 일은 디스커버리호의 `배꼽'에 해당되는 하부 중심의 내열 타일을 수리하는 것. 로빈슨은 우주복을 입고, 특수제작된 톱과 가위 모양의 수리도구를 들고서 선체를 나오게 된다. 로빈슨이 약 17m 길이의 로봇 팔에 올라서면 선실 내 승무원들이 로봇을 조종, 그를 손상지점까지 데려다준다. 발사 당시 단열재가 깨어져 나가 ..

불타는 비행기에서 '전원 구출'

캐나다 터론토의 피어슨 공항에서 2일 오후 3시50분(현지시간) 에어프랑스 소속 에어버스 A340 여객기가 악천후로 활주로를 이탈,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는 사고가 일어났다. 사고가 난 항공기에서는 화염과 연기가 치솟았지만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자 300여명은 모두 무사히 탈출했다. 캐나다 항공당국과 에어프랑스의 안전조치에는 찬사가 일고 있지만, 무사고를 자랑해온 `유럽의 자존심' A340 여객기의 안전신화에는 금이 가게 됐다. 사고가 난 비행기는 프랑스 파리발(發) 에어프랑스 358편 A340 여객기로, 사고 당시 공항 주변에는 폭우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는 등 기상조건이 악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항공기는 착륙 직후 활주로를 200m 벗어나 공항 서쪽 담벼락에 충돌했으며 꼬리부분이 들린 채로 작은 골짜기..

초장부터 미국과 붙으려는군

이란의 보수 강경파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대통령 당선자가 3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다. `실패한 개혁파' 무하마드 하타미 대통령은 2일 공식적으로 직무를 종료했으며, 아마디네자드 당선자측도 업무를 인계받을 채비를 마쳤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취임과 동시에 가장 어려운 과제인 핵 문제에서 미-유럽과 일전을 불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스파한, 부셰르 등지의 핵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 이란은 핵무기 개발 의혹에 휩싸여 있으며, 지난 5월부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3국과 핵 동결 협상을 벌여왔다. 이스파한 핵시설의 우라늄 농축 과정을 두달여 동결했던 이란은 유럽측이 약속했던 제안서를 내놓지 않았다며 지난달 31일 핵 활동 재개를 선언했다. 이튿날 선언을 ..

어디서나 부자들이란.

이라크 정국은 혼돈 그 자체다. 곳곳에서 자살폭탄테러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고, 어렵게 출범한 새 정부는 헌법 초안을 놓고 불안한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한켠에서는 옛 부유층들이 사담 후세인 정권 시절 잃었던 재산을 찾기 위해 줄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바그다드 북쪽 우르에 사는 알리 후세인 알 나아미(60)는 1983년 이웃에 살던 마지드 알 사마라이라는 여성의 집을 헐값에 구입했다. 사마라이는 바트당 간부였지만 1979년 숙청돼 교수형당했고, 그의 집은 정부에 몰수됐었다. 그런데 22년이 지난 뒤 사마라이의 아들이 "억울하게 재산을 몰수당했다"며 집의 소유권을 들고 나왔다. 반면 나아미는 정부에 현 거주자의 이익을 보호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바그다드 시내 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