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이웃동네, 일본

일본 고이즈미, 정부를 절반으로!

딸기21 2005. 9. 28. 13:38
728x90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작은 정부'를 향한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총선 압승으로 우정공사 민영화로 상징되는 개혁에 대한 지지를 확인한 고이즈미 3기 내각은 `10년 내 정부 규모 절반 축소' 등을 내걸고 개혁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일 계획이다. 개혁의 초점은 `시장 원리 도입'에 맞춰져 있다.


일본 정부는 27일 총선 뒤 처음으로 경제재정자문회의를 열고 공무원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정부개혁의 기본 방침을 논의했다.

고이즈미 총리가 주재하는 경제재정자문회의는 관료들이 맡아온 예산 편성 등에 민간을 참여시키기 위해 2001년 설치된 기구로, 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의 오쿠다 히로시(奧田碩) 회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날 논의된 정부 개혁은 ▲정부기구 축소 ▲공무원 정수, 인건비 감축 ▲정부 기능 민간 이양 등으로 요약된다. 고이즈미 총리가 정치 생명을 걸고 추진해왔던 우정 개혁은 `공무원 줄이기'의 시범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자문회의의 민간 위원들은 "우정공사와 산하기관에 근무하는 인원 26만명 중 30% 이상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고이즈미 정부는 우정 개혁을 시작으로 국영기업과 산하 기관들을 대폭 축소 혹은 정리하고, 지방 선출직 공무원 숫자를 줄일 계획이다. 자문회의에서는 공무원 숫자는 5년간 5%를 감축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무원 인건비 비율을 앞으로 10년 동안 현재의 절반으로 줄인다는 데에 의견이 모아졌다. 아사히(朝日)신문은 정부와 자민당이 다음달 상순 각료회의에서 공무원 순감(純減)을 유도하는 정원축소계획을 확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자민당은 5년 안에 현재 공무원 정원의 10%인 3만3000명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자민당은 정부 기관별 지난해 대비 공무원 수 감소 현황을 취합, 구체적인 감축 계획을 정할 계획이다.


공무원 숫자만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부 기능 자체를 민간에 대폭 이양한다는 것이 고이즈미 정부의 기본 방침이다. 같은날 열린 규제개혁-민간개방추진회의는 공공서비스에 민-관 경쟁입찰을 도입한다는 이른바 `시장화(化) 테스트'를 실시하기 위해 공공서비스효율화 법안을 만들기로 하고 골자를 정했다. 정부는 올 연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해 시장화 테스트에 들어갈 방침이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정부의 일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정부가 이미 민간에 이양될 800여개 공공사업분야를 선정해놓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  일본 정치가 바뀌긴 바뀌는 모양

지난 11일 총선으로 일부 물갈이가 이뤄진 일본 정치권에 새로운 풍속도가 펼쳐지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가 주장해온 ‘탈 파벌’의 일환으로 자민당 초선의원들을 상대로 한 첫 연수회가 20일 열렸다. 일본 언론들은 이를 계기로 악명 높은 자민당의 파벌정치가 사라질지에 관심을 표시하고 있다.

이미 지난 총선을 통해 주요 파벌들의 세력은 크게 약화됐지만, 자민당 집행부는 이번 기회에 아예 파벌을 해체해 버리겠다는 기세다. 방법은 당에서 직접 정치신인 교육을 실시, 신인들이 파벌에 들어갈 명분과 이유를 없애버리는 것. 지금까지 정계 입문자들은 특정 파벌에 속하지 않으면 의정활동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기회가 없었고, 정보 접근도 제한됐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같은 관행을 깨기 위해 총선 직후 초선의원 연수회를 만들 것을 집행부에 지시했었고, 이날 연수회에 초선의원 83명중 78명이 참석함으로써 일단 의중이 적중했다.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20일 첫 연수회에서 강사로 나선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간사장이 “거짓말 하지 말고 나쁜짓 하지 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품격을 철저히 지키라”며 정치인으로서의 자세를 강조하자 ‘학생’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한 초선 의원은 “요정에 가보고 싶다”는 철없는 소리를 했다가 당 간부에게 꾸지람을 듣기도 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전했다.

연수에 참가한 초선의원들 사이에서는 “대학 신입생 때 오리엔테이션 같았다”거나 “전원이 무파벌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느낌이 들었다”는 등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가 자기 파벌을 만들려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있다.

모리파 회장인 모시 요시로(森喜朗) 전 총리는 이날 도쿄시내에서 열린 한 파티석상에서 “세비를 이 정도나 받게 돼 잘됐다거나 의원숙소가 훌륭해 좋다는 둥 바보 같은 말을 하는 초선의원이 많다”면서 “숫자 채우기로 비례대표 명부에 이름만 올렸다 당선된 사람도 꽤 있다”고 초선의원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고이즈미 총리는 21일 소집된 특별국회 총리 지명선거에서 총리로 재선출될 예정이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