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내년 상반기부터 이라크 주둔 육상자위대 병력을 철수시킬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다국적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영국도 내년 초 주둔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라크 유혈사태가 나날이 악화되는 가운데, 올 연말부터 내년 상반기에 걸쳐 각국의 `이라크 발빼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28일 일본 정부가 이라크 남부 사마와에 주둔하고 있는 육상자위대를 내년 상반기부터 철수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2003년 말 ‘이라크부흥지원특별조치법’에 따라 자위대 600여명을 보냈으며, 지난해 12월 파병 시한을 1년 더 연장시켰다. 정부는 오는 12월14일로 만료되는 파병기간을 한 차례 더 연장할 계획이지만, 내년 상반기에는 자위대 활동보다 정부개발원조(ODA)에 집중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오는 11월 파병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자위대의 `출구'(철수 시기)를 못 박지 않으면 국민들에게 파병 연장을 납득시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영국 런던에서 미국, 영국, 호주 측과 외무-국방 담당 고위관리 회의를 열고 향후 주둔군 활동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요미우리는 호주도 내년 5월에 철군할 계획임을 일본 정부에 밝혀왔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라크에는 미군 13만5000명, 영국군 8500명, 한국군 3300명 등 27개국 15만8000명이 주둔하고 있다. 작년 마드리드 열차 테러 뒤 전원 철수한 스페인을 비롯해 포르투갈, 뉴질랜드, 헝가리 등 11개국은 이미 주둔군을 모두 빼낸 상태다. 베트남전을 방불케 하는 ‘이라크 진창’에 빠져든 미국도 내년부터는 주둔군을 축소할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미국대통령은 "이라크 파병군의 철수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언론들은 이미 지난달 미국과 영국이 철군위원회를 만들어 철수 시기와 규모를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었다. 영국 언론들은 정부가 파병 규모를 3000명 선으로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하고 있다. 영국군이 예정대로 철군하면 한국은 미국에 이어 2번째 대규모 파병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을 받았던 이탈리아는 이달 들어 300명을 이미 철수시켰으며, 폴란드는 1500명의 파병부대를 연내 모두 빼낼 계획이다. MSNBC방송은 내년 상반기가 되면 전체 다국적군 주둔 규모가 6만6000명 선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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