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61

200여년만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마오리 전사들의 미라

해외 ‘약탈 문화재’를 되돌려주는 데에 극히 인색했던 프랑스가 뉴질랜드 마오리족 전사들의 미라를 반환하기로 마침내 결정했습니다. 200년 넘게 머나먼 대륙을 떠돌던 미라들은 드디어 고향으로 되돌아가게 됐습니다. AFP통신, BBC방송 등은 프랑스 하원이 4일 마오리 전사들의 머리로 만든 미라들을 뉴질랜드로 반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채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원은 이날 법안을 표결에 붙여 찬성 437, 반대 8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습니다. 프랑스가 특정 소장품목 전체에 대해 반환 결정을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요. 의회 입법으로 이어진 것도 최초랍니다. ‘토이모코’라 불리는 마오리족 전사들의 머리 미라는 18~19세기 뉴질랜드를 약탈한 영국·프랑스 등 서양 ‘탐험가’들의 주요 거래품목이었습..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3) 독립 50년, '성찰의 시기'

코트디부아르 수도 아비장 교외 코코디에 있는 아비장 국립대학교를 지난달 찾았다. 서아프리카의 중심 대학 중의 하나로 주변국들에서도 많은 학생들이 유학을 오는 이 대학은 유럽의 대학도시들처럼 넓은 부지에 소도시같이 꾸며져 있었다. 고풍스런 건물들 사이에선 뙤약볕을 피해 그늘로 모여든 학생들이 삼삼오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올해는 1960년 ‘아프리카 독립의 봄’ 이후 50년이 되는 해다. 아비장 대학 학생들을 만나 ‘독립 50주년’의 의미와 아프리카의 장래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젊은이들은 “진정한 독립을 이루었는가”라는 질문에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통계학과 학생 레옹은 “우리가 쓰는 물건 대부분이 프랑스 것이고, 몇 안 되는 기업들도 프랑스 기술에 의존한다”며 “정치적으로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

파키스탄 탈레반 "뉴욕 테러시도 우리가 한 것"

파키스탄 탈레반 조직이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 폭탄테러를 자신들이 시도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파키스탄 탈레반 운동(TTP)’은 2일 온라인 동영상사이트 유튜브에 비디오파일을 올려, 전날 뉴욕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적발된 차량 장착 폭탄은 자신들의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시에 웹사이트에도 성명을 올려 “이라크에서 미국이 저지른 공격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혔다. 2일 밤에는 TTP 지도자가 나오는 두번째 동영상을 올려 재차 미국을 겨냥했다. 이 두번째 동영상에서 TTP 사령관으로 알려진 하키물라 메수드는 “미국 내에서의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동영상을 분석한 민간정보회사 사이트(SITE)는 첫번째 파일에 녹음된 목소리가 TTP 내 자폭테러단을 이끄는 카리 후세인 메수드의 목소리라고 밝혔다. ..

엎친 데 덮친 오바마

엎친 데 덮친 격. 미국 멕시코만 원유 유출사건으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위기관리능력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뉴욕에서 대규모 국제회의를 앞두고 사제폭탄이 발견됐다. 가뜩이나 지지율이 떨어지던 차에 악재가 겹치자 백악관은 곤혹스런 표정이다. New York's Times Square is empty of tourists after police and fire personnel close off parts of the area May 1, 2010. | REUTERS Police stand guard after closing off parts of New York‘s Times Square May 1, 2010. | REUTERS 뉴욕 복판 ‘테러 소동’에 오바마는 ‘만찬중’ 닉 샤피로 백악관 대변인은 뉴욕..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2) 성장과 혼란의 도시들

나이지리아 경제중심도시인 라고스는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큰 도시 중 하나다. 인구 1000만명이 넘는 이 거대도시는 세계 어느 도시와 비교해도 손색 없을 위용을 자랑하고 있었다. 상업중심지인 빅토리아 아일랜드의 레키 지구에는 정부가 택지를 개발, 고급 주택가를 짓고 있었다. 정원에 수영장이 있는 2층, 3층짜리 고급 주택들이 즐비하고, 대문 앞에는 사설 경비원들이나 집주인의 돈을 받은 현지 경찰관들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뛰는 물가, 막히는 거리 레키 지구 한쪽에 위치한 샵라이트. 서울의 대형 쇼핑몰들처럼 크진 않지만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서점, 상점들을 갖춘 쇼핑몰이다. 그 안의 대형마트에서는 값비싼 수입 식료품들을 팔고 있다. 이달 초 가봤을 때 망고주스 1000ml 하나가 1300나이라(약 ..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

중국에서 또다시 ‘묻지마 칼부림’이 일어나 유치원생 등 31명이 다쳤다. 인민일보는 29일 오전 장쑤(江蘇)성 타이싱(泰興)시의 한 유치원에 괴한이 난입, 흉기를 휘둘러 원생 28명과 교사 등 31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인민일보는 다친 어린이 중 5명이 중태라고 보도했으나, 현지 잡지인 차이징은 인터넷판에서 “어린이 4명이 과다출혈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타이싱은 베이징에서 약 900㎞ 떨어져 있으며, 범행이 일어난 유치원은 시내 중산층 거주지역에 위치해 있다. 범인은 쉬위위안(徐玉元)이라는 47세 남성으로,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국 언론들은 쉬가 오랫동안 실직 상태였던 것으로 미뤄 좌절감 때문에 범행을 저지른 것 같다고 전했다..

미 금리 다시 동결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금리를 다시 동결했다. 미국 경제가 서서히 회복되고는 있지만 여전히 더블딥 위험이 상존하는 것으로 지적됐다. FED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이틀 동안의 회의를 한 뒤 28일 성명을 발표, “앞으로 상당기간에 걸쳐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FOMC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심각해진 2008년 12월 정책금리인 연방기금 금리를 0.0~0.25%로 인하한 뒤 지금까지 16개월 째 제로 수준에 묶어두고 있다. 벤 버냉키 FED 의장 등 여러 이사들은 “경제활동이 계속해서 강화되고” 있으며 “노동시장의 상황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위험이 있다”는 말을 여전히 덧붙였다. 지난 3월 성명에서 노동시장이 ..

오은선 대장의 쾌거, 그러나 남는 의문

여성으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한 오은선(44·블랙야크) 대장이 해발 8091m 안나푸르나 정상에서 하산을 시작, 27일 오후 9시30분(한국 시각 28일 새벽 12시45분) 캠프4에 도착했다. 오 대장은 하산을 시작한 지 6시간 만에 정상에서 가장 가까운 캠프4(7200m 지점)에 내려왔다. 하지만 스페인 원정대의 구조 요청 때문에 베이스캠프로의 하강은 일단 멈추고 캠프4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오 대장 소속사인 블랙야크는 후아니토 오이아르사발 대장이 이끄는 안나푸르나 원정대원 1명이 7700m 부근에 탈진해 쓰러져 도움을 요청해왔으며, 이 때문에 오 대장이 28일 곧바로 베이스캠프로 내려오려던 계획을 미루고 캠프4에서 구조작업을 돕고 있다고 밝혔다. 5600m..

자원부국 카타르는 성인병 천국

중동의 자원부국 카타르가 국민들의 ‘성인병’ 때문에 고민에 빠졌습니다. 자원 수입으로 먹고 살며 육체노동은 이주노동자들에 맡기다보니 국민들이 뚱뚱해져 성인병 천국이 되고 있는 겁니다. 뉴욕타임스가 27일 비만 경보가 울린 카타르의 모습을 전했습니다. ‘알자지라 방송’과 ‘도하개발어젠다(DDA)’ 등으로 유명한 카타르는 아라비아 반도의 한귀퉁이에 달린 조그만 나라입니다. '반도 속의 반도'랄까요. 넓이는 1만1600㎢로 경기도 면적과 비슷하지만 1인당 연간 국내총생산(GDP)은 12만1700달러(구매력 기준·2009년)로 리히텐슈타인에 이어 세계 2위랍니다. 자원이 많기 때문이죠. 석유매장량은 155억배럴로 세계14위, 천연가스 매장량은 25조2600억㎥로 러시아·이란에 이어 세계 3위입니다. 두바이 못잖..

아프리카의 내일을 가다/ (1) 희망에 들뜬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대회가 한달 여 앞으로 다가왔다. 아프리카 대륙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월드컵이다. 지난 15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샌턴 신시가지의 월드컵 입장권 판매소 앞에는 티켓을 구하기 위해 밤을 꼬박 새운 사람들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이었다. 전날 아침 9시에 와 24시간 동안 줄서서 기다린 끝에 결국 표를 쥐고 기뻐하던 타보(22)는 “역대 최고의 월드컵이 될 것”이라며 “남아공에는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의 나라에서 열리는 잔치만 구경했던 가나인 이민자 딘 달라스는 “우리 팀이 곧 온다”며 들뜬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월드컵 기간에는 여러 경기장에서 아프리카 출전국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박람회가 열린다”며 “이번 월드컵은 아프리카 전체의 행사”라고 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