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4055

항공기 조종사의 '고의추락' 사례들

수십~수백명의 안전을 책임진 파일럿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키는 사건은 드물기는 하지만 전례가 없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1999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출발해 이집트 카이로로 가다가 추락한 이집트에어 990편 사건이다. 이 여객기는 승객과 승무원 217명을 태우고 가다 대서양에 떨어졌고 탑승자 전원이 숨졌다. 미 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음성기록 등을 분석한 뒤 부기장이 고의로 비행기를 추락시킨 것 같다고 발표했다. 이집트 측은 기계 오작동 사고라며 반발했으나 이듬해 이집트에어 조종사 한 명이 영국에 망명을 신청한 후 사건 뒷얘기를 털어놨다. NTSB는 990편 부기장이 비행 직전에 해당 비행기에 탈 예정이던 한 경영진으로부터 심한 질책을 받았고 이 때문에 고의 추락을 결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

11년 2개월 동안 화성에서 마라톤 뛴 '오퍼튜니티'

42.195km, 마라톤 선수들이 뛰는 거리죠. 케냐의 마라톤 선수 데니스 키메토가 지난해 9월 독일 베를린마라톤대회에서 세운 세계 기록은 2시간 2분 57초였습니다. 하지만 같은 거리를 그가 달리는 데에는 11년 2개월이 걸렸습니다. 키는 1.5m에 몸무게는 185kg이나 나가고, 아무리 속도를 내도 한 시간에 180m밖에 못 가지만 6개의 바퀴로 쉼 없이 이동해 결국 마라톤 완주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그의 이름은 오퍼튜니티, 미 항공우주국(NASA)이 쏘아올린 이동식 탐사로봇 ‘로버(rover)’의 일종입니다. 2004년 1월 화성에 도착한 오퍼튜니티가 24일 총 이동거리 42.195km 기록을 세웠습니다. NASA는 웹사이트에서 “결승선의 테이프는 없었지만, 붉은 행성에서 처음으로 마라톤 완주 기록..

미국과 이스라엘의 관계는 어디로 갈까

(조금 깁니다....) 1987년, 미국 로널드 레이건 정부가 ‘적성국’이던 이란에 몰래 무기를 팔아 그 돈으로 니카라과 우익 콘트라 반군을 지원해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미국의 이중성을 낱낱이 드러내고 레이건에게 정치적 위기를 가져왔던 ‘이란-콘트라 스캔들’이었지요. 당시 미 중앙정보국(CIA)은 이스라엘을 중계자로 삼아 이란에 토우(TOW) 미사일을 넘겼습니다. 이스라엘을 거쳐오느라 히브리어가 쓰여져 있는 미사일을 건네받고 이란이 볼멘 소리를 냈다는 얘기(팀 와이너, )도 있습니다. 2007년 4월 남미 콜롬비아에서 비밀리에 무장조직 ‘콜롬비아방위군연합(AUC)’에 무기를 대준 이스라엘인들이 체포됐습니다. 그 무렵 미국 조지 W 부시 정부는 좌파 게릴라에 맞선 콜롬비아 우파 정권의 ‘마약과의 전쟁’을..

독일 여객기 추락 “150명 사망”… 올랑드·메르켈에게 ‘7시간 공백’은 없었다

승객과 승무원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독일 뒤셀도르프로 향하던 독일 여객기가 24일 프랑스 알프스 산지에 추락했다. AFP통신 등은 루프트한자 계열 저가항공사 저먼윙스 소속 4U 9525편 항공기가 해안도시 니스에서 북쪽으로 약 100㎞ 떨어진 프랑스 남동부 바르셀로네트 지역의 메올랑-레벨 부근에서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사고기는 에어버스 A320 기종(사진)으로, 승객 144명과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이 사고로 탑승자 전원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긴급속보 “알프스 여객기 추락” 승객과 승무원 등 150명을 태우고 스페인 바르셀로나를 출발해 독일로 향하던 독일 루프트한자 계열사인 저먼윙스 항공기가 24일 프랑스 알프스 산지에서 추락해 탑승자 전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C..

우주정거장, 경쟁과 협력의 역사

중국이 지난 4일 2020년까지 유인 우주정거장을 건설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미 2011년 9월 우주 실험실 ‘톈궁(天宮) 1호’를 쏘아올린 중국은 2018년부터 단계적으로 우주정거장 모듈들을 쏘아올린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지구 궤도를 도는 우주정거장의 개념이 공상과학 소설에 등장한 것은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런 아이디어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곳은 독일이었다. 2차 세계대전 때 독일 과학자들은 지구 주변을 순회하는 미사일 발사기지를 검토했으나 당시에는 기술적인 한계 때문에 상상에 그쳤다. 1951년 ‘로켓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 과학자 베르너 폰브라운이 거대한 바퀴 모양의 우주정거장 구상을 내놨으나 역시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했다. 우주정거장이 실제로 만들어진 것은 냉전이 한창이..

"임금을 올려라" 포드모델의 '귀환'

광부들이 일당 2.5달러를 받고 일하던 시대였다. 철강회사 노동자들의 사정은 더 열악해서, 일당이 겨우 1.75달러였다. 그런데 한 기업이 나서서 노동자들의 일당을 하루 5달러로 끌어올렸다. 지금부터 101년 전인 1914년 1월 5일, 미국의 ‘자동차왕’으로 불리는 헨리 포드가 포드자동차 노동자들의 일당을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전까지 자동차업계 노동자들의 일당은 평균 2.34달러였다. 미국에서는 포드가 임금인상을 발표한 1월 5일을 ‘5달러의 날’이라 부른다. 포드의 삶과 경영철학을 다룬 의 저자 더글러스 브링클리 등에 따르면, 포드의 임금인상 계획은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한다. 당시 뉴욕타임스 경제부장이 놀라서 회사로 뛰어들어와 “그(포드)는 미쳤다”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뿐만 아..

아인혼 전 미 국무부 차관보 “북핵 문제, 이란과 상황 다르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이란 핵협상은 북한 핵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군축·비확산담당 차관보(사진)는 “이란과 북한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며 북한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아인혼은 한·유럽연합(EU) 중동문제 국제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그는 1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핵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3월 말까지는 기본적인 정치적 틀이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여전히 양측 간 이견과 난제들이 남아 있다면서 완전한 타결은 6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인혼은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는 다르다고 말해왔으며, 지난해 말에는 이란 핵협상..

IS ‘발등의 불’ 떨어진 미국, 시리아 아사드 독재정권과도 “대화하겠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시리아 내전 위기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과도 대화할 뜻이 있음을 내비쳤다. 케리 장관은 14일 미 CBS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5년째로 접어드는 시리아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과도정부로 이행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그는 “결국 우리는 협상을 해야만 한다”며 “우리가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은 그(아사드)가 (협상에) 나오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에서는 2011년 3월 15일부터 아사드 세습독재정권에 맞선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비화됐다. 하지만 민주주의를 위한 싸움으로 시작된 시리아 내전은 반아사드 진영에 이슬람국가(IS), 알누스라전선 같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들이 끼어들면서 변질됐다. 특히 지난해 6월 IS..

즉위 2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감동 행보'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로 즉위한 지 만 2년이 된다. 지난 2년 동안 교황은 로마가톨릭이라는 특정 종교의 수장을 넘어 세계의 가난한 이들, 상처받은 이들을 보듬고 난민·빈곤문제와 빈부격차, 동성애자 차별 등 여러 사회적 이슈에 목소리를 내며 ‘세계의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 교황의 지난 2년을 되돌아본다. ▲2013년 3월 11일 교황 프란치스코 즉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추기경단 비공개 회의인 ‘콘클라베’에서 교황으로 선임됐다. 현대 들어 처음으로 유럽 이외의 대륙에서 탄생한 새 교황은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이름을 따 즉위명을 ‘프란치스코’로 선택했다. 교황은 콘클라베에 앞서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자신이 교황이 되더라도 “로마에 축하하러 오는 대신..

[로그인] 생존의 격차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지 이달로 4년이 됐다. 여러 기구가 쏟아내는 시리아 상황에 대한 통계 중 눈에 띄었던 것은 유엔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정책연구센터(SCPR)의 조사다. 이 기관에 따르면 시리아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내전을 전후해 76세에서 56세로 줄었다. 시리아에서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은 환갑을 넘기기 힘들다는 뜻이다. 4년 만에 사람들 목숨줄이 20년 짧아진 것이다. 10년간 전쟁을 치른 이라크 사람들도 기대수명이 71.42세인데 시리아의 현실은 암울하다. 유엔 집계로만 2011년 3월15일 이후 시리아인 22만명이 목숨을 잃었으니 그럴 법도 하다. 내전이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고 오히려 국제전으로 비화해 전쟁터가 점점 넓어지고 있다. 시리아 얘기를 꺼낸 것은 내전의 참상을 전하기 위해서는 아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