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인샤알라, 중동이슬람 829

역사의 상징 카르나크

이집트에서의 일정. 카이로 도착해서 시내 호텔로. 비자받는데 45분 걸렸음. 요새 중국인들이 한국 여권 밀매단한테서 여권 사가지고 이집트 입국해서 불법체류하는 경우가 많아, 한국여권을 유심히 들여다본다고. 연합뉴스 선배를 만나 호텔로. 기자 바로 옆 '파트너 조세르 호텔'. 조세르는 고대 이집트의 유명한 파라오인데 피라밋의 초기단계인 '계단식 피라밋'으로 유명. 도착한 다음날(8/18) 선배의 차를 얻어타고 카이로박물관으로. 거리는 개판, 박물관은 완전히 창고. 사람 와글와글... 비됴/카메라 모두 금지. 꼼양 울어제끼고 찌는듯이 덥고 미치는 줄 알았음. 람세스 미라는 못 봤지만 투탕카멘 황금가면 보고야 말았다! 그리고 한식당에서 맛난 육개장! 8/19 환전하느라고 무쟈게 고생... 엔화 받아주는 곳이 ..

코앞으로 다가온 후세인 재판

오는 19일(현지시간)부터 이라크 전대통령 사담 후세인 재판이 시작된다. 재판이 열릴 바그다드 시내 그린존(안전지대)에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미군과 이라크군은 후세인 잔당과 이슬람 수니파 무장세력들의 테러 공격 가능성에 대비해 초긴장 속에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후세인 재판은 이라크가 공포정치의 악몽을 떨치고 새 시대로 가기 위해 거쳐야 할 통과의례이지만, 종족-종파 갈등을 부추기고 폭력사태를 악화시킬 우려도 크다. 죄목은 `시아파 살해' 2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후세인은 집권 시절 북부 쿠르드족과 남부 시아파 반군들을 대량학살한 것을 비롯해 숱한 반인류적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지목되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후세인 재판을 이틀 앞둔 17일에도 지난 82년 후세인 군대에 학살돼 남부 ..

다수파의 횡포는 필연인가

이라크 남부 나자프 주민들이 4일(현지시간) 열흘 앞으로 다가온 헌법 국민투표 안내 벽보를 들여다보고 있다. 나자프〓AP 이라크 제헌의회를 장악한 이슬람 시아파와 쿠르드족이 수니파를 사실상 배제한 채 헌법 초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결정했다. 오는 1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헌법안 국민투표를 앞두고 유혈사태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런 결정을 내림으로써 수니파들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유엔과 미국도 시아파-쿠르드족의 조치를 비판했다. 투표 절차 변칙 개정 국민투표를 불과 열흘 앞둔 지난 2일 제헌의회를 장악한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수니파가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과도행정법을 개정했다. 2003년 연합군 임시행정처가 제정한 과도행정법은 새 헌법이 전국 18개 주 가운데 3개 주 이상에서 투..

라마단 시작

전세계 이슬람권이 4일과 5일부터 라마단 금식 성월(聖月)에 들어간다.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하람 알 샤리프 성소와 예루살렘 알 아크사 사원 등 이슬람권 주요 성원(聖院)들이 라마단의 시작을 선포했다고 알자지라방송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음력인 이슬람력 9월(라마단)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한달간 계속되는 금식 성월은 올해 대부분 지역에서 4일부터 시작되며, 일부 지역에서는 5일 시작된다. 라마단의 한달 간 무슬림들은 낮 동안 물 한 방울 마시지 않는 금식을 한다. 해가 지면 `금식을 깬다'는 의미의 `이프타르'라는 식사를 하며, 가족과 친지들이 한곳에 모여 잔치 음식들을 즐긴다. 라마단은 새로 초승달이 뜨는 날부터 사흘간 이어지는 `이드 알 피트르' 축제와 함께 끝이 난다.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

니자르 카바니, '분노한 사람들'

분노한 사람들 오, 가자의 학생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모든것을 잊어버려 가진 것 없는 우리를 가르친다 우리는 인간이니 인간이 되라고 가르친다 어린 그들이 우리를 가르친다 바위가 어떻게 아이들의 손 안에 들어가 귀중한 다이아몬드가 되었는지 어린아이의 자전거가 지뢰가 되었는지를. 비단 매듭이 매복이 되고 고무젖꼭지조차도 가둬놓지 않으면 칼이 된다는 것을 오, 가자의 학생들은 방송 따위는 염두에 두지 않는다 우리 말은 듣지 않는다 공격 공격 전력을 다해 모든 걸 손에 꼭 붙들어쥐고. 우리에게는 묻지 않는다 우리, 계산 밖에 모르는 사람들 덧셈 뺄셈만 아는 사람들 너희들의 전쟁은 계속된다 우리들은 포기해다오 우리는 군대에서 도망쳐온 도망자들이다 밧줄을 늘어뜨려 우리를 매달아다오 우리는 죽어야할 사람들이다 묏자리조..

니자르 카바니, '빵, 해시시, 그리고 달'

빵, 해시시, 그리고 달 동쪽에서 달이 태어날 때 흰 지붕들 위로 잠든채 표류해갈 때 높이 떠오른 빛덩이 아래로 사람들이 가게 문을 닫고 떼지어 행진해간다 달을 만나러 빵과 라디오를 들고 산꼭대기로 환각제를 들고서 거기서 사람들은 마약을 사고판다 그리고 이미지들, 달이 생명을 얻을 때 사람들은 죽어간다 저 빛나는 원반이 내 고향의 무엇이런가 예언자의 땅, 검소한 사람들의 땅 담배를 씹고 마약을 팔아대는 사람들의 땅 달이 우리에게 해주는 것이 무어가 있나 용기를 탕진하면서 천국을 구걸하는 우리들에게 게으르고 나약한 이들에게 천국이 무슨 필요가 있나 달이 생명을 얻을 적에 사람들은 시체로 변해간다 그리고 성인들의 무덤을 파헤치면서 밥과 아이들을 내놓으라 한다 세련되고 우아한 깔개를 펼치고서 '운명' 혹은 '..

니자르 카바니, '그림에서 얻는 교훈'

그림에서 얻는 교훈 아들이 물감통을 내 앞에 내밀면서 새를 그려달라 한다 나는 붓에 회색 물감을 떨구어 빗장과 자물쇠로 막힌 사각형을 그린다 놀란 눈으로 아들이 묻는다 "아버지, 이건 감옥이잖아요 모르세요, 새를 어떻게 그리는지?"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아, 용서해다오 나는 새를 그리는 방법을 잊어버렸다" 아들은 스케치북을 내 앞에 놓고 밀을 그려달라 한다 나는 펜을 쥐고 총을 그렸다 아들이 무식한 아비를 타박하며 말한다 "아버지, 밀과 총의 차이도 모르세요?" 나는 아들에게 말한다, "아들아, 한때 나도 밀 줄기가 어떻게 생겼는지, 빵이 어떻게 생겼는지, 장미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았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시절에는 숲 속의 나무들도 시민군이 되고 장미도 방탄복을 입는단다 무장한 밀의 시대엔 새..

니자르 카바니, '예루살렘'

예루살렘 눈물이 마르도록 울었다 촛불이 사그러들때까지 기도했다 마룻바닥이 삐걱거릴때까지 무릎을 꿇었다 무하마드와 그리스도에게 물었다 예루살렘, 예언자의 빛나는 도시, 천국과 땅을 이어주는 가장 가까운 길! 예루살렘, 미리아드의 첨탑이 있던 너는, 불타는 손가락들을 가진 작고 예쁜 소녀가 되었구나 동정녀의 도시, 너의 눈은 슬픔에 빠졌다 예언자가 들렀던 그늘진 오아시스, 너의 거리는 슬픔에 잠기고 모스크의 탑은 무너졌다 도시는 일요일 아침 성물 안치소에서 종을 울리는 검은 옷의 사람들로 가득찼다 성탄 전야에는 누가 아이들에게 선물을 가져다줄까 눈물이 쏟아져 눈꺼풀이 흔들리는 슬픔의 도시 누가 성서를 구해줄까 누가 꾸란을 구해줄까 누가 그리스도를, 인간을 구해줄까 예루살렘, 나의 사랑하는 도시, 내일은 레몬..

니자르 카바니, '나는 테러리즘 편이다'

I am with terrorism 테러리즘으로 고발당한다 장미와 여인들, 위대한 문학과 푸른 하늘을 보호하려 들면. 점령지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물도 없고 공기도 없다 천막도 없고 낙타도 없다 짙은 아라비아 커피조차도 남아있지 않다 테러리즘으로 고발당한다 우리 내장과 발키의 머리카락, 메이순의 입술을 지키려 들면. 힌드와 다드, 루브나와 라바브, 거짓을 폭로하듯 그들의 채찍에서 흘러나오는 코흘의 강물을 보호하려 들면. 나는 더이상 비밀스런 시, 비밀스런 구호, 혹은 문 뒤에 숨겨둔 책들과 함께 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베일을 쓰고 거리를 걷는 시와 함께 하지도 않을 것이다 테러리즘으로 고발당한다 파괴되고 찢겨지고 사그러진 고향, 아무 주소도 없고 이름도 빼앗겨버린 나라에 대해 쓰면 나는 고향의 흔적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