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위안부’. 마닐라 록사스 거리의 베이워크에 전시됐던 동상이다. 2017년 12월 8일 필리핀국가역사위원회(NHCP)와 시민단체들의 지원 속에 만들어졌다. 우리의 ‘평화의 소녀상’처럼, 이 동상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로 강제동원됐던 여성들을 기억하고 전쟁범죄를 되새기기 위해 세워졌다. 호나스 로세스라는 조각가가 만든 2m 높이의 동상은 필리핀 여성들이 많이 입는 ‘마리아 클라라 드레스’ 차림에, 베일을 쓰고 눈을 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 설명을 빌면 여성의 눈을 가린 것은 “일본 정부로부터 만족할만한 공식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생존자들의 정의를 향한 열망”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몇 달 지나지 않은 2018년 4월 27일에 동상은 사라졌다. 로세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