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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협 칼럼] 필리핀의 위안부 동상

‘필리핀 위안부’. 마닐라 록사스 거리의 베이워크에 전시됐던 동상이다. 2017년 12월 8일 필리핀국가역사위원회(NHCP)와 시민단체들의 지원 속에 만들어졌다. 우리의 ‘평화의 소녀상’처럼, 이 동상도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성노예로 강제동원됐던 여성들을 기억하고 전쟁범죄를 되새기기 위해 세워졌다. 호나스 로세스라는 조각가가 만든 2m 높이의 동상은 필리핀 여성들이 많이 입는 ‘마리아 클라라 드레스’ 차림에, 베일을 쓰고 눈을 가린 모습을 하고 있었다. 작가의 설명을 빌면 여성의 눈을 가린 것은 “일본 정부로부터 만족할만한 공식 사과나 보상을 받지 못한 채 고통받고 있는 생존자들의 정의를 향한 열망”을 상징하기 위한 것이었다. 몇 달 지나지 않은 2018년 4월 27일에 동상은 사라졌다. 로세스는 ..

‘바다제비’ 미사일 엔진폭발?...방사능 누출 러시아 항구에선 무슨 일이

러시아 북쪽 바다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던 걸까. 7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진 러시아 북부 항구의 폭발을 두고 추측이 분분하다. 방사능 누출로 주민들은 불안에 떠는데 정부는 속시원히 밝히지 않는다. 신형 핵추진 미사일 발사실험 도중에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될 뿐이다. 폭발이 일어난 것은 지난 8일(현지시간)이었다. 러시아의 아르칸겔스크 군사기지 앞 백해(白海) 해상에서 폭발이 일어나 사람들이 바다로 튕겨져나갔다. 특수선박이 투입돼 수색작전에 나섰다. 그린피스는 이 일대의 방사능 수치가 평소의 20배로 뛰었다고 했다. 인근 세베로드빈스크에서는 주민들이 갑상선암을 예방한다는 요오드를 사기 위해 약국으로 몰려들었다. 이틀간 입을 다물고 있던 국영원자력회사 로사톰은 10일에야 사고 사실을 인정했다. 알렉세이..

[사진으로 본 세계] 물에 잠긴 예멘, 지붕 날아간 룩셈부르크···곳곳 재난

중국에서 태풍 레끼마에 60명 이상이 사망·실종됐고 수백만 명이 이재민이 됐다. 인도에서는 몬순(열대성 계절풍)이 불러온 홍수에 17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미얀마에서는 홍수와 산사태가 일어났고, 아라비아 반도 끝자락 예멘에도 물난리가 났다. 룩셈부르크는 토네이도에 강타당했다. 세계 곳곳이 물난리와 기상재해를 겪고 있다. 지난 10일 태풍 레끼마가 상륙한 중국에서는 폭우와 홍수로 60명 이상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특히 산둥성, 저장성 일대의 피해가 컸다. 올여름 홍수로 집을 떠난 이재민은 800만명을 넘어섰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서 미국의 허리케인, 아시아의 태풍 등 열대성 저기압의 강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인도의 케랄라 주에서는 홍수 때문에 11일까지 72명이 숨졌다. 이 지역은 지난해 ‘10..

[뉴스 Q&A] 위안화 환율 올린 중국...미·중 환율전쟁 어디로?

중국 인민은행이 12일 위안화 환율을 또 올려 고시했다. 인민은행은 12일 오전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전 거래일보다 0.11% 오른 7.0211위안으로 고시했다. 중국 역내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는 고시된 중간 환율의 상하 2% 내에서 거래된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31일 이후 8거래일 연속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중간 환율을 올렸다. 지난 5일 중국 위안화가 달러 당 7위안을 넘기면서 위안화 가치가 11년만에 최저로 떨어지자, 미국은 곧바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서로 보복관세를 매기며 무역갈등을 벌여온 두 나라는 환율전쟁 단계로 들어섰다. 미국 투자사 골드만삭스는 11일 올 4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8%로 낮추면서 “무역전쟁이 더 심해지면 글로벌..

[구정은의 '수상한 GPS']독일은 거부한 '호르무즈 연합', 한국은 어쩌나

“보낼 배가 없다.” 지난해 11월 미국이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가시화했을 때 독일 의회의 군사담당관 한스-페터 바르텔스는 이렇게 말했다. 유엔의 평화유지임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공동군사작전, 유럽연합(EU)의 지중해 난민구조 임무 등에 참여하느라 미국과 이란 일에까지 끼어들 여력이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베를린 주재 미국 대사관은 트위터에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은 추가로 배를 사는 게 어떤가?”라고 비아냥거리는 글을 올렸다. 미국이 에너지 요충로 호르무즈 해협을 ‘보호’하는 군사행동에 참여하라며 각국을 압박하고 있다. 미국은 ‘최대의 압박’으로 이란의 백기를 이끌어내려 하지만 압박을 당하는 대상은 이란뿐 아니라 군사행동에 가담하라는 요구를 받는 한국 등 세계의 동맹국들이다. 하지..

92세 나치 수용소 경비원 법정에 세우는 독일 법원

독일의 ‘과거사 처벌’엔 끝이 없다. 함부르크 법원이 오는 10월 나치 수용소 경비원이었던 92세 ‘전범’ 재판을 시작한다고 A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브루노 데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1944년 8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단치히(지금의 폴란드 그단스크) 동쪽에 세워진 나치의 슈투트호프 강제수용소에서 경비원으로 일했다. 이 수용소에서는 6만명 넘는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 데이는 이곳에서 숨진 5230명의 죽음에 관여한 죄로 기소됐다. 법원 측은 “데이의 건강이 충분히 양호하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고, 10월 17일부터 시작되는 재판에서 하루 2시간씩 심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대인 단체들은 학살에서 맡은 역할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해도 반인도 범죄에 가담한 이들에게는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

독일도 사우디도 '화들짝'...미·중 경제전쟁에 "글로벌 경기침체 온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환율 쪽으로 번지며 ‘확전’되자 독일과 사우디아라비아에 유탄이 튀었다. 글로벌 경기후퇴를 경고하는 목소리를 넘어, “이미 후퇴는 시작됐다”는 경고음이 이어진다. G2 양강의 무역전쟁이 통제불능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도 석유도 ‘전쟁 여파’ 독일 경제부는 6월의 산업생산량이 전달보다 1.5% 줄었다고 7일 밝혔다. 독일의 산업생산은 4월에 2% 줄었다가 5월에 0.1% 늘었는데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당초 독일 정부는 6월 감소폭이 0.6%일 것으로 봤으나 그 두배가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2%나 떨어진 수치다. 가장 큰 원인은 미·중 무역전쟁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잇단 대중국 보복관세에 유탄을 맞아 독일도 자동차 수출이 줄어든 탓이 크다..

“세금 밝혀라” “누구 맘대로” 소송전 들어간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트럼프  

“대선에 나서려면 세금기록부터 공개하라.” 2016년 대선 캠페인 때부터 줄기차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괴롭혀왔던 요구다. 지금까지 트럼프는 ‘꿋꿋이’ 세금기록 공개를 거부했다. 그런데 상황이 달라져, 내년 대선 캠페인의 복병으로 등장할 판이다. 민주당이 집권한 캘리포니아주가 민주·공화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에 나설 후보들이 세금기록을 반드시 공개하도록 하는 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이에 반발해 캘리포니아를 상대로 소송을 걸면서, ‘트럼프 대 캘리포니아’의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CNN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와 공화당전국위원회(RNC)가 7일(현지시간) 대선 예비후보들에게 반환받은 소득세 내역을 의무적으로 공개하도록 한 캘리포니아주 법이 “위헌적”이라며 주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

[201904]카오슝, 보얼예술특구

또다시 게으른 대만여행기. 타이베이에는 3번 가봤는데 카오슝과 타이난은 처음이었다. 여기 숙소가 정말 좋았는데 다음에 소개하기로 하고. 숙소에서 꽤 먼 줄 알고 오전 일찍 나섰으나 생각보다 너무 가까웠던 보얼예술특구. 옛 부두를 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한 곳. '옛 부두=아기자기한 카페와 상점들로 개조'는 만국공통인 듯. 쪼마난 전철이 있는데, 그렇다고 트램은 아니고. 그냥 세 칸짜리 짧은 전철. 그게 오가는 길에 잔디와 꽃이 이쁘게 깔려 있다. 보얼예술특구 자체가 그리 크지 않지만 그나마 카오슝에서 볼만한 곳은 거기뿐. 하지만 예상보다 재미있었다. 대만 여행은 언제나 '소소하게' 재미있다. 예술특구에서 볼만한 것은 잼난 그림들. 예술특구와 이어진 곳에 철도박물관이 있다. 철도기지가 있었던 곳인지..

에드워드 글레이저 '도시의 승리'

도시의 승리 에드워드 글레이저. 이진원 옮김. 해냄 읽은 지 몇 달이 됐는데 이제야 정리. 새로운 스타디움이나 경전철 시스템, 컨벤션 센터, 주택사업 같은 대규모 건설 사업을 추진하면 도시가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다는 그릇된 상상을 하는 관리들이 너무나 많다. 러스트벨트에 사는 가난한 사람들의 욕구를 무시해서는 안 되지만, 공공정책은 가난한 '장소'가 아닌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 쇠퇴하는 도시의 대표적 특징은 경제 규모에 비해서 주택과 인프라가 과도하게 많다는 점이다. 주택과 인프라 공급은 많은데 수요는 거의 없는 상황에서 더 많은 건물을 짓기 위해 공적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비합리적이다. 건물 중심으로 도시를 개편하려는 어리석은 행동은 도시는 구조물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교훈을 우리에게 상..

딸기네 책방 2019.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