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자마자 축구 얘기. 바그다드로 떠나면서 맘에 걸렸던 것이 애기, 그리고 축구였다. 이 둘을 못 본다는 것이 영 아쉬웠다-물론 이 둘에 등가의 가치를 매겨놓고 산다는 얘기는 아니지만. 용케도 돌아오기전 암만의 호텔에서 아랍어 방송을 틀어놓고 바르셀로나-바야돌리드 경기를 볼 수 있었다. 뭐랄까, 이라고 해야 하나, 하는 다소간의 회의가 들었더랬다. 암만의 호텔에 앉아 축구를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은 과연 나의 실재인가- 그 경기는, 내게 서울을 떠올리게 만든 하나의 코드였던 셈이다. 바그다드의 거리에서 지네딘 지단의 커다란 초상화(거의 사담의 초상화만했던)를 보면서, 비정상적인 세계에서 정상세계의 낯익은 사물을 본듯한 반가움을 느꼈던 기억도 덧붙일 수 있겠다. 어제 공항에서 집으로와 짐을 팽개쳐놓고 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