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 실려 있는 몇편의 시들이다. 이산하 시인이 묶은 것과는 조금 순서를 바꿨다. 시의 행들도 내 마음가는대로 읽기 위해 시인이 편집해놓은 것하고 다르게 붙이고 떼고 했다.) 나의 삶 내 나이 열다섯 살 때, 나는 무엇을 위해 죽어야 하는가를 놓고 깊이 고민했다 그리고 그 죽음조차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하나의 이상을 찾게 된다면 나는 비로소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을 결심했다 먼저 나는 가장 품위있게 죽을 수 있는 방법부터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내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문득, 잭 런던이 쓴 옛날이야기가 떠올랐다 죽음에 임박한 주인공이 마음 속으로 차가운 알래스카의 황야같은 곳에서 혼자 나무에 기댄 채 외로이 죽어가기로 결심한다는 이야기였다 그것이 내가 생각한 유일한 죽음의 모습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