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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과 약혼한 마녀

사탄과 약혼한 마녀 장 미셸 살망 (지은이) | 은위영 (옮긴이) | 시공사 | 1995-11-01 일요일, 대전발 17시41분 서울행 기차(무궁화호) 안에서 시공디스커버리총서 를 읽었다. 이런 종류의 이야기에 전혀~ 관심 없지만 시간이 남아서...잠도 자꾸 자니까 잘 안 오더구만. 읽다보니 내가 가장 보고듣기 싫어하는 그런 종류의 것이 아닌가! 처형과 고문에 대한 그림과 글이 넘쳐나는데(책이 작아서 금방 넘침) 너무너무 싫어서 '내가 지금 이런 걸 왜 읽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올해 책을 많이 읽기로 결정했으니까 짧은 것으로 권수 늘리기를 해야 하고, 또 아지님이 읽지도 않을 이 책을 사놨기 때문에 돈이 아까워서 읽기는 다 읽었다. 장 미셸 살망이라는 사람이 썼는데 참 못 썼다...

딸기네 책방 2003.01.07

From victory to ecstasy

From victory to ecstasy. 내가 그렇다는 것이 아니라, 지구방위대-발렌시아 경기가 끝난 뒤 지구방위대가 자평한 것이다. 짜식들...^^ 상당기간 이어진 축구결핍증을 단번에 풀어준 빅매치. 레알 마드리드와 발렌시아...크크크...이거 볼 생각에 어제 낮부터 꿈에 부풀어있었다. 경기는, 아주 재밌었다. 물론 한순간 나를 확~ 열받게 했던 장면도 있긴 했지만. 그새(스타스포츠와 MBC ESPN이 중계를 게을리해온 그 사이) 어느 틈에 지구방위대가 라 리가 2위로 올라가있었다. 양쪽 다 라인업. 우선 기본 체크부터 하자면, 지독한 수중전이었다. 비가 오는 정도가 아니라 잔디밭이 물바다였다. 특히 호베르투 카를로스와 알벨다가 코치석 앞쪽에 내동댕이쳐졌을 때 그 물보라! 생각 같아서는 대걸레로라도..

[스크랩] 가비오따쓰

가비오따쓰 (Gaviotas: A Village to Reinvent the World) 앨런 와이즈먼. 월간 말 刊. 보테로의 나라에서 온 소식 콜롬비아. 내전과 마약, 납치, 석유 그리고 페르난도 보테로의 나라. 내 머리 속의 콜롬비아는 그런 곳이다. 한반도보다 다섯 배나 되는 넓은 나라, 아마존, 새들이 많이 사는 곳. 콜롬비아의 석유와 미국의 돈, 이스라엘제 무기가 합쳐져 마약상과 게릴라들의 천국이 되어버린 나라. '세상을 다시 창조하는 마을' 가비오따쓰는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 동쪽에 세워진 생태공동체다. 파올로 루가리라는 사람이 꿈과 상상력만으로 만들어낸 토피아(topia). 존재하지 않는 곳(유토피아)이 아닌, 실존하는 이상향. 그런데, 지금도 있을까? 가비오따쓰에서는 지금도 자연과의 하모니..

딸기네 책방 2003.01.04

카타르식 '민주주의'

아랍권에서 가장 민주화된 나라, 석유와 천연가스에 이어 방송이 최대의 수출품인 나라, 무혈쿠데타로 아버지 제끼고 집권한 젊은 왕이 절차적 민주주의의 확립을 외치며 개혁을 추구하고 있는 나라. 서방의 예찬을 받았던 그 지표는 결국, 미국의 이라크전 전초기지가 되는 것이었구나. 예상은 했지만, 참. 미군 중부사령부가 지난해 가을에 카타르로 옮겨갔다. 미군의 각 사령부들은 중부 남부 동부 식으로 이름이 붙여져 있는데 를 얘기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전세계의 중부와 동부를 가리키는 용어다. 말 그대로 . 그 중에서 중동 지역 작전을 담당하는 것이 중부사령부다. 토미 프랭크스 미군 중부사령관은 이 될 것으로 꼽히고 있다. 언론들의 예측이 아니더라도, 프랭크스는 진작부터 힘없는 콜린 파월을 대신해 중동 외교를 아예..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 안 된 것들만을.

소망...이런 말을 써본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는 말이었나? 믿음소망사랑...그런 게 생각나서 무의식중에 기피해왔던가? 여튼 그런건 중요하지 않고, 새해에 바라는 것들 몇가지를 적어보려고. 인간들이 하지 말았으면 하는 짓들: 부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말 것이며 후세인도 도발을 하지 말 것이며, 생명공학기업들은 어머니 자연을 상대로 되도않는 수작을 부리지 말 것이며 푸틴은 체첸을 내리누르지 말 것이며 아리엘 샤론은 제깍 정권 내놓고 물러갈 것 인간들이 했으면 하는 일들: 레알마드리드는 반드시 챔편스리그 2라운드 고비를 넘길 것이며 지단과 피구는 제 소임을 확실히 할 것이며 델 보스케 감독은 캄비아소를 선발출장시켜야 할 것이며 우리 종국이는 기필코 승승장구 해야 함. 노무현 정부를 ..

[스크랩] 촘스키, 누가 무엇으로 세상을 지배하는가

새해 첫 책은 노엄 촘스키와 프랑스 학자들의 대담/인터뷰를 엮은 (시대의창 刊). 정작 촘스키의 언어학 책은 읽어보지 못했지만 이라든가 , 몇해전 읽은 등등의 책들과 몇편의 단문들로 해서 낯선 저자는 아니다. 사실 촘스키는 글 자체는 비비 꼬여 있지만 말하는 내용이 명확, 명쾌해서 오히려 책읽는 재미가 떨어지게 만드는 저자 중의 한 명이다. 적어도 나한테는. 새로운 사실(fact)들을 얻기 위해서라면 촘스키의 책을 읽을 필요는 없겠지. 오히려 외신이나 사료들을 찾아 읽으면서 행간읽기 연습을 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촘스키의 펜에서 나오는 신랄함, 그것이 주는 원초적인 배설감을 얻기 위해서 읽는다면 또 몰라도. 레바논 내전에 대한 백서 형태로 구성된 을 제외하면 사실 촘스키를 읽으면서 나는 별다른 충격..

딸기네 책방 2003.01.03

<라 발랄 비타> 중간보고

Q&A에서 어느 분이 물어오셨다. 원래대로라면 라고 제목을 붙여야 맞겠지만 최근 별 진전이 없었던 관계로 (실은 거의 퇴행하고 있는 수준) 그냥 라며 뭉뚱그리기로 함. ★ 당초 프로젝트의 목적 1. 인생을 폼나게 만든다 -> 지난 5개월을 돌이켜보건대, 비교적 폼 좀 나지 않았나 스스로 평가. 2. 나의 인생을 보고 남들이 '저 사람은 참 재밌게 사는데 대체 나는 뭔가'라는 생각을 하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다 -> 여러분, 그동안 저의 재미난 (하루살이일지언정) 인생을 보면서 자괴감이 좀 들지 않았나요? ★ 수행기간 일단 2002. 7. 19. ~ 2003. 7. 18. (아직도 7개월20일이나 남았다!) ★ 수행과제별 평가 1. '촉촉한 인생' 부문 ->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어쨌든 째즈(아프로 꾸..

[스크랩]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톨스토이와 거닌 날들. (Reminiscenes of Lev Nikolaevich Tolstoy). 톨스토이, 그리고 막심 고리키라는 이름만 보고 선뜻 책을 집어들었다. 톨스토이에 대해서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어릴 적 읽었던 바보 이반 류의 동화,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혹은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따위 몇개의 단편들 외에는 그의 소설을 읽은 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도 톨스토이라는 이름이 내 맘을 움직인 것은 마하트마 간디 때문이다. 얼마전 간디 전기에서 톨스토이와 간디의 대화(편지라는 매개를 통한 것이긴 했지만)를 인상적으로 읽었는데 그렇다면 톨스토이와 고리키의 대화에는 어떤 내용이 들어있으려나. 막심 고리키. 그 이름 하면 또 생각나는 기억이 있다. 고등학교 때 고리키의 를 읽고 싶어서..

딸기네 책방 2002.12.28

룰라는 왜 룰라일까

브라질 대선에서, 룰라가 당선 됐다. 네번째 도전이다. 일전에도 룰라 얘기를 잠깐 올렸었는데, 현채의 말마따나 적도 있었다. 브라질 노동자당에 대한 자료를 보면서, 지구 반대편의 몇몇 청년들이 가졌던 희망은 금새 퇴색하는 듯 했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룰라는 다시 브라질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브라질 대선을 보면서 룰라의 이름에 대해 생각했다. 왜 '룰라(Lula)'일까. 루이스 이냐시오 '룰라' 다 시우바. 외국 언론들은 이 풀네임을 쓰면서 종종 '룰라'에 따옴표를 갖다 붙이곤 한다. "브라질 사람들은 아기 이름 짓는 것을 재미거리를 찾을 기회라고 생각한다. 그들에게 이름은 개인 성향과 창의성을 나타내주는 징표다" (LA타임스) 브라질 전화번호부를 뒤져보면 희한한 이름들이 쏟아져나온다. ..

눈오는 날의 詩

제목: 혼잣말 장르: 詩 시인 이름: 딸기 눈 온다 눈 날린다, 지금 이 겨울 첫 눈이다 물방울이 얼어서 하늘에서 내려오는데 왜 '눈'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눈 내리는 모양을 보고 '펄펄'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누구일까 눈이 막 하늘로 올라간다. 난 오늘 희고 따뜻하고 가벼운 폴라플리스 소재의 웃도리를 입고 왔다 그러니 밖에 나가도 따뜻할 것이다 눈아, 눈아 폴라플리스처럼 가볍고 따뜻해다오 밟고 지나다녀도 가라앉거나 단단해지지 말아다오 네가 뭉쳐 눈사람이 되었을 때 햇볕 쪼금 쬐었다고 녹아내리지 말아다오 오가는 차에 치어서 교통사고로 죽지 말아다오 눈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