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화 홍련 이야기가 나한테는 트라우마같은 거였어." 얼마전 함께 산책하던 여자선배가 그런 얘기를 했다. 동화책 읽다가 정신적 외상을 입었던 기억, 다들 한두가지씩은 갖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의 트라우마' 얘기로 옮아갔는데, 나한테 내상을 입힌 책이 있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로빈훗과 콩쥐팥쥐다. 먼저 콩쥐팥쥐 얘기부터 하자면 뒷부분 콩쥐가 신발 덕에 원님 각시가 되고 난 이후의 줄거리인데, 팥쥐가 콩쥐를 죽여서(아마도 여기서부터 이 단순한 이야기는 동화의 레벨을 훌쩍 넘어서게 되는 것이 아닐까) 연못 속에 던진다. 그리고 연꽃으로 다시 태어난 콩쥐는 아무도 안 볼 때에 팥쥐의 머리를 잡아당기고 팔뚝을 때린다. 난 이 부분을 읽을 때, 착하디 착한 것으로 설정돼 있는 콩쥐가 왜 갑자기 변했는지 이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