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14

잡생각

이노무 저주 받을 기억력. 야근할 때라든가, 그냥 멍하니 앉아있어도 좋은 시간에, 여러가지 지나간 기억들이 머리 속을 맴돌곤 한다. 난 대체로 기억력이 버겁다. 왜 이렇게 쓸데없는 것들이 잘 기억나는 걸까. (필요한 건 기억 안 날 때도 많으면서;;) 영어 단어나 그렇게 기억날 일이지 -_- 야근하면서 번역을 좀 해야하는데, 어제오늘 통 하기가 싫다. 때론 나도 지겨운 '일'을 피하면서, 귀찮아하면서 지내야 한단 말이지. 그런데 사실 그런 적이 별로 없다. 엊그제 번역일 잠시 미뤄두자, 아주 잠깐만(정말 잠깐만) 게으름피우자, 하다가 새삼 깨달았다. 어떤 일을 지겨워하거나 귀찮아하거나 게으름 피우거나 대충 하고 넘어가거나 한 적이 너무 없다는 걸. 우와~ 난 수퍼우먼이야~~ (또라이 같자나;;) 심지어 ..

'대테러전' 협력자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결국 물러나네...

탄핵 압력으로 정치적 위기에 몰려있던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18일 결국 사임했다. 1999년 군부 쿠데타로 집권한 뒤 미국의 지원 속에 9년간 정권을 유지해온 무샤라프가 물러남으로써 파키스탄 정국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또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파키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의 발흥을 일정 부분 저지해온 무샤라프 정권이 물러남으로써, 미국은 남아시아 대 테러 전쟁의 최대 동반자를 잃게 됐다. 무샤라프는 이날 TV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을 통해 “탄핵 공방이 계속돼 국익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물러나기로 했다”면서 “나의 미래는 국민들의 손에 맡긴다”고 말했다. 그러나 탄핵 추진에 대해선 “내게 제기된 어떤 탄핵 사유도 성립될 수 없는 것”이라며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집권 기간 내린 모..

미국 대선과 '복음주의'

미국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16일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동성애와 낙태 등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이날 행사는 민주·공화 양당 전당대회를 각기 1, 2주 앞두고 열린 것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목받은 것은 대선 후보들을 한자리에 불러모은 것이 복음주의 기독교 목사라는 점이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 AP통신 등은 중산층 표를 좌우하는 복음주의의 힘이 재확인됐다면서 특히 올 대선을 앞두고 복음주의 교파 내에 미묘한 변화가 일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은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새들백 밸리 교회에서 열렸으며 이 교회를 이끌고 있는 릭 워런 목사가 진행을 맡았다. 먼저 오바마가 단상에 올라 1시간 동안 낙태, 동성 결혼 등의 사회적인 이..

내 손의 금반지에 피가 묻어 있다면

최근 몇년 동안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전세계에 금 캐기 바람이 불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는 신판 골드러시가 줄을 잇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도 금광 산업이 저렴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다시 뜨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투자수단으로 각광받는 금의 유통 이면에 처절한 아동노동이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지 않습니다. AP통신은 6개월여에 걸쳐 서아프리카 최빈국 기니에서 스위스 제네바의 초대형 은행으로 이어지는 ‘금의 이동경로’를 추적해 최근 보도했습니다(아래 사진들은 모두 AP 사진들입니다). 아프리카의 어린 소년이 돌가루와 수은을 마셔가며 건진 금부스러기가 스위스 은행의 ‘표준형 금괴’로 변해가는 과정은 글로벌 경제의 흔하디 흔한 단면 중 하나일 뿐입니다. # 기니 살리우(12)..

미사일 때문에 '신냉전' 오나

그루지야 전쟁으로 미국과 러시아 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미국이 폴란드와 미사일방어(MD) 기지 설치 협상을 마무리했다. 러시아의 거센 반발 속에 미국이 논란 많던 동유럽 MD 계획을 관철시킴으로써, 미·러 간 ‘신냉전’과 군비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도날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발트해 연안에 미군 MD 기지를 제공, 요격미사일 10기를 배치하도록 하는데 합의했다고 14일 발표했다. 양측은 이틀간의 최종협상을 거친 뒤 이날 바르샤바에서 임시 합의문에 서명했다. 미국측 협상대표 존 루드는 서명 뒤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과 폴란드, 그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들의 안보를 위해 중요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로써 2006년 미국의 제안으로 시작된 동유럽 MD 기지..

푸틴이 원하는 것

“푸틴이 러시아의 오랜 상처에서 고름을 짜내기 시작했다.”(미국 뉴욕타임스) 러시아가 사실상 백기를 든 그루지야에 그토록 가혹한 ‘응징’을 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남오세티야를 보호하고 평화유지 작전을 수행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그루지야를 넘어 중앙아시아와 카프카스의 지정학 지도를 다시 그리려 하는 것이라는 시선이 많습니다. 오일달러로 ‘붉은군대’를 재무장한 러시아가 무력으로 부활을 과시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네요. 미국 보수잡지 ‘뉴리퍼블릭’의 편집장 로버트 케이건은 11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을 ‘침략’으로 규정하면서 “푸틴의 제국주의적 야심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러시아의 그루지야 공격은 코소보 독립선언 때 세르비아로 탱크를 보내 ‘시위’를 한 것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