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6213

우크라이나, '제2의 오렌지혁명'으로 가나

‘제2의 오렌지혁명’으로 가는 것일까요. 어제에 이어, 우크라이나 소식입니다. ‘유로마이단(유럽) 시위’라 불리는 우크라이나의 반정부 시위가 심상찮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유럽과 러시아 중 어느쪽과 무역협정을 맺을 것인가 하는 문제로 촉발됐지만 그 속에는 유럽과 러시아로 대변되는 정치적·사회적·경제적 가치에 대한 모든 고민이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수도 키예프에서 1일 정오부터 다시 재개된 반정부 집회와 대규모 행진에는 35만명이 운집했으며, 일부 시위대가 불도저를 동원해 대통령 관저 주변의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렸다고 키예프포스트 등이 전했습니다. 시위대는 경찰과 투석전을 벌여 부상자가 속출했고, 이 과정에서 뉴욕타임스와 AFP통신 기자들을 비롯해 취재진 30여명도 다쳤다고 합니다. (흑흑 다치고 싶지는 않..

중국 방공식별구역 파문, 미국의 득실은?

중국이 지난달 23일 일방적으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하자 미국은 이를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았고 전투기들을 중국 측이 주장한 방공식별구역 안으로 출격시켰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29일에는 민간항공사들에 “중국의 요구대로, 중국 측 방공식별구역 비행 전에 사전통보를 해주라”고 권고했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항공운항 안전규정에 따라 권고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측이 중국 요구를 자발적으로 따른 민간항공사들에 사전통보 중단을 지시한 것에 비추면, 미국의 태도는 ‘한발 물러선 것’이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딕 체니 전 부통령의 아시아담당 보좌관을 지낸 스티븐 예이츠는 미 정부의 조치가 “나쁜 움직임”이었다고 비난했다. 현상유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국은 한국이 방공식별구역..

유럽이냐, 러시아냐... 기로에 선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의 성미하일 ‘황금돔’ 수도원은 12세기 초반 지어진 유서깊은 건물로, 옛 소련 시절 파괴됐다가 1991년 독립 뒤 재건됐습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는 이 수도원은 지난달 30일 인근 독립 광장에서 반정부 집회를 하던 시위대를 경찰이 강제해산한 후 시위대의 피난처로 변했습니다. 10여명의 부상자를 낸 무력진압은 시위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정부가 일주일간의 시위 금지령을 내렸으나 1일 정오부터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가 다시 시작됐고 10만명이 운집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민족 시인의 이름을 딴 셰브첸코 광장(저는 '셰브첸코'라고 하면 축구선수밖에 모르는데... ;;) 등지에서는 시위대가 “야누코비치를 감옥으로 보내라”고 외치며 행진했습니다. 키예프포스..

“아기에게 ‘종파’는 없다” 레바논 부부의 용감한 도전

“내 아이에게는 어떤 파벌도, 종파도 없다. 순수한 아기일 뿐이다.” 종교적, 민족적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레바논에서 두달 전 한 아기가 태어났습니다. 아기 이름은 가디. 겉보기엔 귀엽고 평범한 사내아기이지만 레바논에서는 ‘역사적인 아기’라 불리며 대통령의 축하인사까지 받았습니다. 이유는, 처음으로 ‘종파 없이’ 출생신고를 한 아기이기 때문입니다. 아기 엄마 콜루드 수카리에는 영어강사이고, 아빠인 니달 다르위시는 회사원이라고 합니다. 두 사람은 지난해 1월 레바논에서 처음으로 ‘시민 결혼’을 했습니다. 두 사람의 결혼도 레바논에서는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역시 ‘역사적인 결혼’이라는 평을 들었습니다. 시민 결혼이라고 하니 거창하게 들리는데, 그냥 공식적으로 결혼하는 것 즉 공공기관에 혼인신고를 하..

사람을 닮은 집

집은 사람을 닮는다고 한다.그 안에 깃들어 사는 사람을 닮는 걸까, 그 집을 만든 사람을 닮는 걸까.아마 둘 다일듯 싶다. 그리하여 오늘의 포스팅은, '사람을 닮은 집들'이다.말 그대로 사람을 닮은... ㅎㅎㅎ 히히히 저 지금 맛난거 먹고 있어요 연기가 모락모락 평온~~~ 하지만 이미 날씨는 쌀쌀해진 듯.... 엄훠!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놀라는 집 으흐흐흐.... 무섭지 장난기 가득한 눈 깔깔깔 입이 큰 집 침착하고 단촐한 집 아예 대놓고 얼굴을 박은 집 다 잡아먹을거야 므흣~ 어쩐지 수학을 잘 할 것 같이 생겼네 뭘 그렇게 놀래 순정만화의 초롱초롱 별담은 눈같은... 메롱~ 혓바닥을 내밀 수도 있다규 창은 눈이고, 눈은 창이다.집들, 사람들만큼이나 표정도 다양하다. 울나라 집들은 하나같이 다 빼닮..

이주자들을 막아라? 유럽의 '루마니아 딜레마'

저임금 루마니아 노동자들을 어떻게 막을 것인가. 유럽이 ‘루마니아 딜레마’에 빠졌습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내년부터 루마니아·불가리아 이주자들의 영국 내 이주와 취업을 강력 제한하는 ‘반이민 패키지’를 27일 발표했습니다. EU migrants: David Cameron sets out more benefit restrictions /가디언 연원을 따지자면, 몇년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는 2007년 유럽연합(EU)에 가입했습니다. 영국 등 8개 유럽연합 회원국은 두 나라 노동자들이 밀려오는 걸 막기 위해 저숙련 노동자들의 이주와 취업·복지에 제한을 둬왔는데, 이 제한조치가 모두 내년 1월1일부터 해제됩니다. 동유럽 이주자들이 몰려올 것이란 두려움이 커지자 캐머런 정부는 내..

32. 1848-1849년 오스트리아 제국을 휩쓰는 혁명의 물결

32. 1848-1849년 오스트리아 제국에서 일어난 혁명들 1848-49년 합스부르크 오스트리아 제국에서 연달아 혁명이 일어납니다. 그 씨앗을 뿌린 것은 요제프2세 Joseph II (1780-90년 재위)였습니다. 요제프는 다른 유럽의 왕실들처럼 지리적으로 통일된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비엔나 중앙정부의 권력을 강화하는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그 중에는 독일어를 제국의 행정에 쓰이는 공식 언어로 만드는 것도 들어있었습니다. 이것이 제국 내 비독일계 국민들의 반작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때는 바야흐로 '민족'의 시대... 민족을 구성하는 핵심 중의 하나가 바로 '언어'죠. 귀족들과 지식인들은 지방분권과 전통문화를 강조하며 반발했습니다. 요제프가 죽자마자 그가 취했던 조치들은 다시 무효로 돌아갔습니다. 오히려..

리비아 무장집단, 주민 학살... 혼돈 계속

내전이 끝난지 2년이 지났지만 리비아의 상황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 무장조직들이 서로 총격전을 벌이다못해,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발포해 ‘학살’을 저질렀다. 정부는 무기력하고, 지역에서는 ‘자치’를 원하는 부족 연합집단이 할거하는 양상이다. 지난 15일 수도 트리폴리 시내에서 무장조직들이 평화와 안정을 원하는 시위대를 공격해 43명이 숨지고 460여명이 다치는 비극이 일어났다. 발단은 앞서 벌어진 무장조직들 간의 싸움이었다. 지난 7일 인근 해안도시 미스라타에 기반을 둔 무장조직원들이 트리폴리로 대거 진입하려 하자, 트리폴리의 무장조직이 이를 막아선 것이었다. 검문소에서 총격전이 벌어지고 민간인들이 숨지자 트리폴리 시내에서 15일 무장조직들의 횡포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날은 이슬람의 예배일인 금..

병상 1000개, ‘바다위의 종합병원’ 미 병원선 머시호 필리핀 간다  

축구장 2배 크기, 병상 1000개를 갖춘 ‘바다 위의 종합병원’이 필리핀으로 향한다. 미 국방부는 ‘다마얀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미 해군 병원선 머시(T-AH-19)호를 필리핀에 파견하기로 했다고 14일 발표했다. ‘다마얀’은 필리핀 타갈로그어로 공감, 위로 등을 뜻한다. 머시호가 의료병력과 응급의약품 등을 갖추고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출항하기까지는 며칠이 걸릴 것이며, 다음달 필리핀에 도착하게 될 것이라고 미 해군은 밝혔다. 머시호는 미 해군 병원선 중 최대 규모로, 길이가 272m에 이른다. 미 해군이 보유한 모든 함정 중 니미츠 수퍼항공모함에 이어 두번째로 크다. 미국철강선박회사(NSSC)가 1976년 건조한 이 배는 당초에는 유조선으로 만들어졌으나 병원선으로 개조돼 1986년 재취항했다. 상..

필리핀 기자의 태풍피해 체험기 “내 가족들이 약탈을...”  

“부모님과 아우들은 무사했다. 조카들도 무사했다. 안도의 눈물이 내 눈에서 흘러내렸다. 하지만 잠시 뒤, 내 가족들은 무너진 가게들을 뒤지며 ‘약탈’을 하고 있었다. 어떻게 이들을 말리며, 무엇이라 설득한단 말인가.” 필리핀 주요 언론인 마닐라타임스의 로베르트손 라미레스 기자는 슈퍼태풍 하이옌으로 최악의 피해를 입은 타클로반 출신이다. 고향이 태풍에 강타당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 애타는 마음으로 집을 찾아간 라미레스 기자가 태풍 피해 체험기를 14일 이 신문 인터넷판에 올렸다. 라미레스의 기자의 집은 타클로반 공항 부근에 있다. 그는 “타클로반이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9일 듣고서 미칠 것만 같았다. 내 가족은 괜찮을까, 목숨은 건졌을까. 전화는 터지지 않았고, 전력도 끊겼다고 들었다. 어떻게든 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