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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교황 프란치스코는 ‘즉위 뒤 첫 바티칸 밖 방문지’로 이탈리아 남부의 람페두사 섬을 택했다. 북아프리카에서 지중해를 건너 유럽으로 들어가려는 난민들의 중간 기착지인 이 섬은 교황의 방문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교황은 바다를 건너려다 배가 난파돼 숨진 이들을 위해 기도했고, 지난 연말 이탈리아 정부는 여론에 밀려 람페두사 섬의 난민 처우를 개선하고 입국 조건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람페두사의 비참한 현실은 해가 바뀌어도 나아진 게 없다. 람페두사를 비롯, 지중해에서 새해 들어서만 난민 1000여명이 이탈리아와 그리스 당국에 구조됐다고 BBC방송 등이 보도했다.
이탈리아 해군과 해안경비대는 지난 1일에 지중해에서 난민들을 태운 선박을 발견해 233명을 람페두사로 이동시켰다. 이들은 대부분 멀리 파키스탄에서 출발해 육로와 해로를 거쳐 유럽으로 가려던 사람들이었다. 아프리카 국가 출신들도 일부 섞여있었다. 만 24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2일에는 이집트·튀니지·이라크·파키스탄인 823명을 태운 배가 시칠리아 섬으로 향하다가 이탈리아 해군에 발견됐다. 이 배는 정원의 4배가 넘는 승객을 태우고 있었다.
탑승자들 중에는 여성 30명과 어린이 42명도 있었다고 해군은 밝혔다. 이날의 이송작업에는 해군 선박 6척과 헬기 등이 동원됐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해의 참사 뒤 ‘마레 노스트룸(우리의 바다)’라는 이름으로 해상을 떠도는 난민들을 이송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스 해안경비대도 2일 아스티팔라이아 섬 앞에서 난파 위기에 처한 85명의 난민들을 구조했다.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영해에서 조금 못 미친 곳에서 배 2척이 연달아 침몰해 400명 넘는 난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당시의 희생자들은 동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소말리아 사람들이 주를 이뤘다. 최근에는 시리아 등 중동 지역에서 이집트를 거쳐 리비아나 튀니지로 이동한 뒤 지중해를 건너려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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