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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는 안전한가...동계올림픽 개막 10여일 앞두고 연일 안전 논란

딸기21 2014. 1. 2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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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는 안전한가.”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개막을 10여일 앞두고, 연일 안전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탈리아와 헝가리·독일·슬로베니아·슬로바키아 5개국의 올림픽위원회에 22일 “소치 올림픽에 참가하면 테러공격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을 담은 e메일이 전달됐다. 러시아투데이는 “근거 없는 장난 메일 때문에 혼란만 커졌다”고 보도했으나, 소치의 안전 문제는 국제적인 불안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소치에서 가장 가까운 대도시인 볼고그라드에서 지난해 연달아 폭탄테러가 벌어지면서, 러시아 연방정부의 탄압을 받아온 체첸과 다게스탄자치공화국 이슬람 반군들의 테러는 ‘위협’이 아닌 ‘현실화된 위험’으로 떠올랐다. 지난 19일에는 다게스탄 무장조직원이라 밝힌 남성들이 “소치 올림픽 참가자들과 관람객들을 공격하겠다”는 내용의 동영상을 인터넷에 올렸다. 

 


A general evening view of Bolshoy Ice Dome at the Olympic Park in Sochi, Russia, where the 2014 Winter Olympic Games will be held from Feb. 7 to Feb. 23. Alexander Demianchuk / Reuters


뒤이어 다게스탄 반군과 연결된 여성 테러범, 이른바 ‘하얀 과부(white widow)’들이 소치의 올림픽 단지 안에 이미 들어가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0일 소치 경찰은 다게스탄 출신의 22세 여성 루잔나 이브라기모바를 공개수배했다. 체첸 대통령 람잔 카디로프는 소치 테러공격을 선언했던 반군조직 ‘캅카스 에미리트’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가 이미 몇달 전 사살됐다고 주장했지만 생존설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소치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고 연일 주장하지만, 이대로라면 소치 올림픽은 푸틴에게 ‘최대 치적’이 아닌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 테러공격과 같은 최악 참사가 일어나지 않더라도, 이미 볼고그라드 테러에 동성애자 차별반대 보이콧 운동 등으로 먹물이 튄 상태이기 때문이다. 2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푸틴과 모처럼 통화를 했는데, 이 대화에서도 소치 안전협력 문제가 주요 화두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흑해에 ‘유사시 미국민·선수단 대피용’으로 군함 2척과 수송기들을 배치해놨다. 미국은 또 러시아에 대테러 협력을 제안했다. 뉴욕타임스(NYT)는 21일 마틴 뎀프시 미군 합참의장이 발레리 게라시모프 러시아군 총참모장에게 테러방지용 장비제공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테러범들이 폭탄을 터뜨리는 데 쓰는 원격조정장치의 무선신호를 포착하는 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에서 저항세력의 원격폭발장치(IED) 대응용으로 개발한 장비를 소치에서 활용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국의 대테러 협력 제안들이 오히려 불안감을 키우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분산한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이 때문에 소치에 파견할 대테러요원 수를 오히려 다른 올림픽 때보다 줄였다. CNN방송은 “소치 올림픽에 참가하는 미국 선수들은 가족을 데려가도 되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불안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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