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보는 세상

미·러, 소치올림픽 노린 테러범 '검은과부' 수색 협력

딸기21 2014. 1. 21. 20:03
728x90

“‘하얀 과부’ 이브라기모바를 찾아라.”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러시아 소치 부근에 잠입한 여성 테러범을 찾기 위해 러시아가 20일 긴급 수배령을 내렸다. 동계올림픽 테러를 경고한 동영상이 공개된 지 하루만이다. 미국도 테러범을 찾는 문제에서만큼은 러시아와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소치 경찰은 러시아 남부 다게스탄자치공화국 출신인 22세 여성 루잔나 이브라기모바의 사진이 실린 긴급 수배전단을 소치 지역 호텔과 동계올림픽 웹사이트에 올렸다. 이브라기모바는 지난해 경찰과의 총격전으로 남편을 잃었다. 러시아 연방정부의 반군 소탕작전에서 남편이나 가족, 남자친구를 잃고 자폭테러범이 되어 복수에 나선 인근 체첸공화국의 여성들이 ‘검은 과부’라 불리는 것과 대비해, 다게스탄 출신의 여성 테러범들은 ‘하얀 과부(white widow)’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공개한 ‘검은 과부’ 루잔나 이브라기모바.



이브라기모바는 다게스탄을 근거지로 활동해온 이슬람 극단조직인 ‘캅카스 에미리트’와 연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캅카스 에미리트의 지도자 도쿠 우마로프는 지난해 7월 소치 올림픽 기간에 테러공격을 감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우마로프가 이미 당국에 사살됐다는 주장도 있으나 확인되지는 않았다. 당국은 이브라기모바를 비롯해 4명의 여성 테러용의자들을 추적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폭스뉴스 등 미국 언론들은 미국 대테러수사팀도 소치에서 러시아 측과 협력해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말 소치에서 가까운 볼고그라드에서 기차역과 트롤리버스(무궤도전차)를 노린 연쇄테러로 30여명이 목숨을 잃은 뒤 ‘올림픽 테러’ 공포가 커지고 있다. 19일에는 ‘빌랴트 다게스탄’이라는 반군조직이 “소치를 찾는 사람들에게 선물(테러공격)을 주겠다”며 위협하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슬람 무장조직원이라 밝힌 두 남성이 동영상에서 ‘소치 테러’를 감행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당국이 특히 걱정하는 것은, 이브라기모바가 이미 소치의 ‘올림픽 존(zone)’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이브라기모바는 이달 초 다게스탄을 떠나 열흘 전쯤 소치에 도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테러전문가들은 “러시아 정부의 대테러 방어작전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는 이야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러시아는 소치의 경기장 주변에 무인정찰기와 지대공미사일 등을 배치했으며, 보안요원 4만명을 투입했다. 하지만 참가국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미국 정부는 “공격이 발생하면 선수들을 대피시킬 것”이라며 흑해에 군함 2척을 배치했다. CNN방송은 군이 만일에 대비해 전함과 수송용 항공기들을 대기시켜놨다고 보도했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