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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델라, 차베스, 대처... 2013년, 올해의 진 별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한 해를 보내며 세상을 뜬 인물들을 정리해보게 됩니다. 아직 올해가 끝나려면 2주 정도 남았지만, 일찌감치 한 해를 돌아보지요. 무엇보다 올해는 만델라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해이니까요. 시간 순서로 기억나는 굵직한 부음들을 정리해보면, 먼저 3월 5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59)이 사망한 것을 들 수 있겠네요. [우고 차베스 타계] 가난, 불평등과 싸운 영웅이자 '독재자' 우고 차베스, 명복을 빕니다 차베스가 가고 나니 '반미 독설가'가 없네 3월 14일에는 캄보디아 크메르루주 전범 이엥 사리(88)가 죽었습니다. 폴포트 정권의 지도부 중 한 명이었죠. 3월 23일에는 푸틴에게 쫓겨난 러시아 올리가르히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6)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베레조프스키, 러시..

교황 프란치스코처럼 연말을 보내는 10가지 방법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해마다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로 2013년에는 교황 프란치스코를 선정했다. 누가 뭐래도 교황은 올해 세계의 ‘스타’다. 가난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라, 거리에 나가 ‘흙을 묻히라’고 한 교황의 메시지는 세계에 울림을 던졌다. 빈민들의 성자로 불린 ‘아시시의 프란치스코’에게서 즉위명을 따온 교황은 이름에 걸맞게 ‘빈자들의 교황’으로 가난한 이들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난민들이 고기밥이 되어도 나몰라라 하는 세태, 부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몰인정한 자본주의, 민중을 핍박하는 정치권력을 향해 일침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앞에서는 한없이 인자한 할아버지가 되어 푸근한 웃음을 던져줬다. 사치와 권위 대신 스스로를 낮춘 교황의 모습은 성탄과 연말을 앞두고 더욱 빛을 ..

만델라 이후의 남아공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인종차별에 맞선 투쟁과 화해의 상징으로 넬슨 만델라만큼 유명한 사람이 데스먼드 투투다. 하지만 은퇴한 성공회 대주교 투투는 만델라 추모기간에 두 번이나 모욕을 당했다. 지난 10일 요하네스버그의 축구장에서 만델라 추도식이 열리는 사이 자택에 강도가 든 것이 첫번째 사건이었다. 두번째 사건은, 생전의 동지였던 만델라의 장례식에 초청장을 받지 못한 것이다. 투투는 15일 아침 만델라의 고향 쿠누를 비춘 방송 화면에 모습을 비추지 않았다. 투투가 이끄는 자선재단 측은 제이컵 주마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투투를 의도적으로 초청하지 않은 것이라 보고 있다. 주마 측은 “그럴 리 없다, 뭔가 착오가 생긴 것이다”라고 해명했고, 투투도 "초대받지는 않았지만 만델라의 장례식..

미국이 내준 무기가 알카에다 손에... 미국의 ‘시리아 고민’

미국이 시리아 반정부진영에 대한 지원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시리아 반정부군에게 내준 군수물자들이 알카에다 계열의 이슬람 극단조직에 넘어갔기 때문이다. 미 정부가 11일 시리아 반정부진영의 주축인 자유시리아군(FSA)에 지원해주던 장갑차와 야간조명장치, 통신장비 등의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영국도 마찬가지로 지원을 끊기로 했다. 직접적인 이유는 지난 6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정부진영 내 ‘알누스라 이슬람전선’이 시리아 북부 바브알하와의 자유시리아군 군수품창고를 접수해버린 일이었다. 시리아 북부는 미국이 밀어주는 온건파 살림 이드리스 장군 휘하의 반정부군에 장악돼 있었는데, 이드리스가 터키에 간 사이 알누스라가 점령해버렸다. 이드리스측 군사령부는 결국 카타르로 밀려난 것으로 ..

리아노보스티 전격 해체... 푸틴 언론통제 가속화

“크렘린은 유력 국영통신사였던 리아노보스티와 ‘러시아의 소리’ 라디오방송을 해체한다는 포고령을 내렸다. 크렘린은 유명 방송 진행자 한 명을 새 미디어그룹의 수장으로 임명하고, 앞으로 이 미디어그룹이 리아노보스티를 대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70여년 역사를 자랑하는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하루아침에 사라지게 됐다. 이 뉴스를 가장 먼저, 가장 비통하게 보도한 것은 해체의 대상인 리아노보스티였다. 리아노보스티 웹사이트에는 9일 크렘린의 결정에 따라 회사가 해체되고 곧 신설될 ‘새 미디어그룹’이 기존의 모든 자산을 가져간다는 보도가 머릿기사로 올라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격적인 결정에 리아노보스티측은 언론통제 의도를 명확히 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고, 인권활동가들과 언론인들도 충격을 ..

[공감] 역사에 대한 부채의식

넬슨 만델라의 타계 소식에 남아프리카공화국 사람들의 슬픔은 어떨까 생각해보다가, 만델라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나만 궁금했던 것은 아닌 모양이다. 세계 여러 언론에 남아공 ‘포스트 아파르트헤이트 세대’의 감정을 전하는 기사가 나왔다. 영국 가디언에는 시포 흘롱과네라는 1988년생 남아공 젊은이의 기고가 실렸다. “모두가 만델라를 이야기하지만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실이 있다. 만델라는 1999년 퇴임 뒤 남아공 정치를 떠났고, 뒤이은 정권들은 만델라의 화해정책이나 정신을 지워버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겐 우리 앞에 놓인 새로운 과제들이 있다”고 말한다. 정치적 자유를 당연시해온 자신들 세대에는 실업, 범죄, 에이즈 같은 새로운 도전들이 있으니 “다른 종류의 영웅이 필요하다..

라울 카스트로, 룰라, 오바마... '만델라 조문' 누구누구 오나

지난 5일(현지시간) 타계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추모식과 장례식에서는 사상 유례없는 ‘조문외교’가 펼쳐질 전망입니다. 미국의 전현직 대통령들, 브라질의 전현직 대통령들, 영국 왕실과 유럽의 지도자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국가원수 등 국가지도자급으로만 70~100여명이 남아공을 찾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추모식과 장례식 절차 못잖게, ‘누가 오고 누가 오지 않을지’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메일앤드가디언과 SABC방송 등 남아공 언론들에 따르면 최소한 70명 이상의 전·현직 지도자가 남아공을 방문하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남아공 정부는 공식적으로 참석자 명단을 밝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미국 언론들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조지 W 부시·빌 클린턴·지미 카터 전대통령의 방..

세계를 하나로 만든 만델라… 분쟁지역 어린이들은 촛불로, 에펠탑은 무지갯빛 조명으로

파키스탄 카라치의 어린이들이 둥글게 모여 앉아 촛불을 들었다. 인도 첸나이의 학생들도 손에 손에 촛불을 들고 모였다. 늘 싸우는 인도와 파키스탄이지만 이날의 촛불만은 ‘하나’였다.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은 무지갯빛 조명으로 물들었다.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도 일곱 색깔로 빛났다. 팔레스타인 가자시티의 ‘무명용사들의 광장’에서는 지난 8일(현지시간) 시민들이 모여들어 이스라엘로부터의 자유를 꿈꾸는 시위를 했다. 이들의 손에도 이날만은 돌멩이가 아닌 촛불이 들려 있었다고 AP통신 등은 전했다. 파키스탄 최대 도시인 카라치 어린이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다. 8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 대 에버턴 경기가 열린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스타디움의 대..

큰딸이 말하는 만델라의 ‘마지막 순간’  

“죽음의 과정조차 ‘대단한 순간’이라고 부를 수 있다면, 아버지의 죽음이 바로 그런 순간이었다. 자녀들, 손주들, 아내, 모두가 24시간 그의 곁에 있었고, 임종을 함께 했다.”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큰딸 마카지웨가 만델라의 ‘마지막 순간’에 대해 입을 열었다. 만델라와 첫 부인 에블린 사이에서 태어난 자식들 중 유일하게 생존해 있는 마카지웨는 9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가족들 모두가 함께 했던 아버지의 마지막 하루에 대해 털어놨다. 만델라의 가족들만델라의 ‘정치적 후광’은 누구에게? 만델라의 큰딸 마카지웨가 9일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아버지의 임종 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 BBC 웹사이트 그의 말에 따르면 만델라를 치료하던 의사들은 목요일인 지난 5일 아침(현지시간)..

[노는 엄마, 노는 딸] 모로코, 400년 된 아름다운 집.

11월 1일 광장 골목과 동네를 기웃거려 보긴 했지만, 사실 메크네스에서 우리의 핵심 ‘관광지’는, 메디나(구시가지) 한복판에 있는 ‘리아드 바히아’! 애시당초 계획에 있던 곳은 아니었으나, 이번 여행에서 가장 큰 호사라 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론리플래닛에 메크네스 메디나의 '탑 초이스'로 나와 있는 전통식 숙소인데, 지금껏 이렇게 맘에 드는 '집'은 처음 보았다. 메크네스는 물레이 이스마일이라는 왕 시절, 18세기에 한때나마 모로코의 수도였던 곳이다. 리아드 바히아는 그 때부터 대대손손 물려받으며 후손들이 300년간 곱게 가꿔온 집이다. 안마당은 반투명한 지붕을 씌워 볕이 들게 했고, 2층과 옥상의 방들을 객실로 쓰고 있다. 300년 동안 아끼고 다듬은 집은 어떤지를 보여주는 곳. 벽난로 위에는 가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