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난하지 않아 가난한 이의 한숨을 모르고, 이성애자라 동성애자의 고통을 모르고, 늙지 않아 나이 든 어르신의 외로움을 모른다. 죽음을 부르는 병에 걸린 적이 없어 죽음을 앞둔 이의 두려움을 모르고, 남의 땅에서 일해 보지 못해 이주노동자의 절망을 모른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나는 '안다' 또는 '이해한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무지와 편견으로 무장한 채 누군가의 삶에 대해 참 쉽게 말하며 살아온 것이다." 정말 좋아하는 강윤중의 책 (서해문집). 나는 사진기자 강윤중의 사진을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잘 모른다. 그의 글은 더더욱 모른다. 믿음직한 후배이고 책도 잘 썼겠거니 싶어서 오며가며 읽으려고 샀다. 그런데 좁아터진 뇌로 오며가며 읽다 보니 어느 새 석달이 지났다. '글머리에'라는 이름으로..